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을 보냈다. 깜짝 선물로 레터링 케이크를 준비 중이었는데 배우자 역시 몰래 동일한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함께 살면 서로의 수상쩍은 행동은 금방 간파하기 마련이다. 각자의 서프라이즈를 들킨 우리는 결국 같이 케이크의 문구와 종류를 정하고 주문했다. 서프라이즈를 못 한건 아쉽지만 과정이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었으니 이것으로 충분하다. 점심에는 미쉐린 셰프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찾아 식사를 했다. 해가 뜨거웠는데 큰 나무들이 곳곳에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가는 길이 시원해서인지 가게를 향해 가는 걸음이 기대가 되고 설렜다. 그렇게 도착한 식당에서 우리는 각자 먹고 싶었던 샐러드와 파스타 두 개를 주문했고 게 눈 감추듯 금방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갈 듯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