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의 현지생활 13

주말근황

1. 남미사람들이 무척 밝고 역동적이라고 느낄 때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리듬에, 그 흐름에 온 몸을 맡긴다는거다. 정말 영화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간혹 버스에서 이런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은 정말 일제히 발을 쿵쿵 거리거나 손가락이나 고개를 까닥인다. 주말에는 공원에 모여 나이드신 노년층의 분들이 노래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을 추신다. 흰 머리가 지긋하셔도 너나할꺼없이 손을 맞잡으시고 즐겁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춤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면,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신선하고 아름다워보인다는거. 하지만, 음악이 나오면 나도 어느새 몸이 촐싹촐싹 거리는걸보면 잘 적응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일주일동안 열심히 살았던만큼 휴식기간이 얼마나 달고 달았는지. 짧은 휴식의 달콤함은 얼마나..

페루의 독립기념일 2

리마 이곳저곳이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며 들썩들썩! 작년 독립기념일에는 브라질 길에서 하는 행진을 봤었는데, 올해는 행진구경은 뉴스로만 했다. 신기한건 현지인들도 행진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는거. 교회끝나고 언니들과 신나서 공원에 선 장구경. 페루 곳곳에서 질 좋은 특산품들이 올라와 5일까지 장이선다. 오후에는 싼도르와 에드와르도, S언니와 리마 센트로에 있는 박물관에 갔다. 이탈리아 예술 박물관이 가고 싶다고 졸라 갔는데, 원래는 오래된 작품들이 있어야할자리에 웬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옛것들, 오래된 고풍스러운 것들 좋아하는 산도르는 박물관 안에 있는 내내 뚱한표정. 미술전공이 아니라 이름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저 스프레이같은 페인트랑 불로 그림그리는 현지인.갑자기 추첨권을 주더니, 당첨된 사람에게 저 ..

페루의 독립기념일1

페루에서 가장 큰 국경일 독립기념일 [El día de independencia]. 물론 우리 나라에도 광복절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방식으로 모든 국민들이 독립기념일을 축하한다. 가장 특이하게 여겨지는 점 중의 하나는 페루의 대부분의 초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들이 학교를 돌고 동네를 돌며 행진을 한다는 거. [싼도르와 룻 아줌마는 이를 매우 바보같은 행위라고 이야기하곤 하지만]어쨌든 기관에서 성대하게 행해졌던 독립기념일 행사. 우리나라처럼 각 집안에선 국기를 단다. 국기를 제대로 달지 않으면 벌금을 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한지는 모른다. 시간에 맞추어 기관에 갔더니 꼬맹이들은 유니폼을 입고 대열을 맞추어 서있다. 오. 게다가....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 사람들 뿐만 아..

120328 근황

1. 모께구아 출장 S단원과 N단원 기증식이 저번주 월요일에 있었다. 두 분 다 컴퓨터 단원인데 특히 S 단원은 내가 프로젝트를 할 때 이런저런 지식적인 도움을 참 많이 주신데다가 내 기증식날에도 먼 길을 달려와주신 분이라, 나도 출장승인을 받고 모께구아로 갔다. 3월 말이라 돈이 워낙 없어서 굳이 버스를 타고 갔다. 16~18시간 정도만 걸리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왠일? 산 속을 달리는데 사람들이 파업을 한다고 길목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산 속에 5시간동안 갇혀있었다. 분명 하루 전 일요일 오후 2시 버스를 탔는데 모께구아에 도착하니 월요일 오후 2시였다.^^ 기증식은 9시 시작이었고 모께구아 도착하니 기증식은 모두 다 끝났고, 단원들과 소장님을 비롯한 사무소 직원분들이 모여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20120305 근황

1. 콜롬비아 여행 완료! 2012년 2월 24일을 시작으로 3월 4일까지 약 10일간 콜롬비아로 혼자 국외여행을 다녀왔다. 수도인 보고타에서 약 4일을 지냈고, 버스로 마니살레스(Manizales)로 가서 3일, 그리고 메데진(Medellin)에서 2틀을 보낸 후 오전 비행기를 타고 리마로 돌아왔다. 여행후기는 차차 올리겠지만 휴식 이라는 테마에 맞춰서 많이 쉬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왔다. 우리나라에선 콜롬비아의 인식이 별로 좋지 않은데에 비해 너무나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었다. 여행의 좋은 점은 혼자 다니면서 많이 배운다는 것과, 내 주변 사람들과 내가 살고 있는 모든 상황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는거다. 어쨌든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 2. 방학끝, 그리고 학기시작. 수업은 어떻게? 긴 방학이 끝..

교내 올림픽 행사

한국과 페루의 교육 방식 중 가장 다른 것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의 교육이 비교적 정적이라면 페루의 교육은 굉장히 동적인 형태를 띈다는거다. 처음엔 그저 페루라는 곳은 틈만 나면 쉬고, 축제를 한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페루의 초등학교는 그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매달 춤서 다축제를 열거나, 엄마의 날/아빠의 날/선생님의 날을 기념하는 커다란 행사를 하고, 함께 모여 춤을 추고 맛있는 걸 먹고, 주말을 이용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우러져 여기저기 소풍도 다니고 우리나라 교육에 비해서 어쩌면 페루의 교육방식은 건강함이 묻어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약 2주 전에 학교를 가는데, 선생님들과 기관장이 9월부터 한 달간 있을 교내 올림픽을 알리는 개최식을..

파견 9개월, 두 번째 밀린이야기 :D

1. 기관 근처에서 종종 있는 안띠꾸초 파티. 안띠꾸초란 소 심장을 꼬치로 만들어 먹는 페루의 인기있는 음식이다. 처음에 신규단원일 때 먹어봤을 때, 말캉말캉한 감촉이 너무 싫어서 먹다가 뱉었는데, 글로리아와 프로젝트 때문에 잠깐 만났다가 그 손에 이끌려 학교 근처에서 있던 안띠꾸초 파티에 갔다. 기관근처는 먼지 날리는 허허벌판 뿐이다. 이 곳에 큰 천막을 치고 살사음악을 틀어놓고 정말로 안띠꾸초를 굽고 있었다.ㅋ 괜찮다는데도 글로리아는 안띠꾸초의 참 맛을 모른다며 내게 안띠꾸초를 사줬다. 역시나 페루 사람들은 정말 음식을 짜게 먹는다. 전라도 음식 저리가라다. 나도 참 짠 음식 좋아하는데 마치 레몬에 소금을 푹 찍어서 물고있는 기분이었다.ㅠ 짜다고 울먹이는 내게 글로리아는 이번에도 매정하게도 "짜지? ..

파견 9개월차 근황, 내가 만난 페루 사람들.

1. 룻 아줌마의 생일 기관에서 가장 친한 학교 청소부이자 수위아줌마인 룻의 생일이었다. 나는 룻을 참 좋아해서 수업이 끝나도 아줌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곤 한다.ㅋ 어제도 기관 수업이 끝나고 나서 청소하는 룻 아줌마 옆에서 집에도 안 가고 졸졸 따라다니는데, 아줌마가 "오늘이 내 생일이야." 라고 갑자기 알려주시는 바람에 하루가 지난 오늘 급작스럽게 파티를 준비했다. 하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생일을 알리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셨다. 알고보니 디렉토르가 룻의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휴가를 주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하고도 사별을 하고, 매일 어린 아들을 보듬고 학교에 나와서, 정전이 되엇을때도 무서워 벌벌 떠는 룻 아줌마. 내가 일 하는 동네는 살고 있는 곳과는 많이 달라서 맛있는 빵조차도 먹기가 힘들..

수진언니의 기증식

어제는 특수교육 단원 수진 언니의 기증식이 있었다. 오전에 학원 시험이 있어서 급하게 시험만 치고 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에 그만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조금 늦게 도착했다. 기증식이란 현장지원사업을 하고 나서 이 사업 결과물을 학교에게 기증하는 행사를 뜻하는데, 특수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언니는 학생들을 위한 놀이터를 지어줬다.^^ 학교에 도착하니 기증식이 한창이었는데, 우아하게 한복을 입은 언니는 참 예뻤다. 리마답게도 이 경사스럽고 감동스러운 날에도 하늘은 여전히 회색이다. 이 놀이터 벽화는 리마에 있는 여자단원들과 San marcos 대학에서 활동하는 우진언니의 페루 학생들이 함께 그렸다. 새로온 신규 단원 집 구하는 걸 도와준다 어쩐다 해서 나는 단 하루만 도와줬지만, 그래도 놀이터에..

[페루의 이모저모] 시에네기야

이전에 갔다왔던 시에네기야에 다시 갔다왔다. 이번 멤버는 루드히야와 그 친구인 앙헬라였는데, 이전에 시에네히야는 리마임에도 1년 내내 여름날씨라고 말해줬던 걸 까먹고 옷을 두껍게 입고 가서 더워서 기절할 뻔 했다. 그래도 이전에 갔을 때 이름 모를 벌레들에게 온 몸이 다 뜯겨서 지금까지도 몸에서 피고름이 나와 고생을 하고 있는지라 긴팔로 단단히 무장도 하고 버물리도 챙겨갔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는데 운 좋게도 앞 좌석에 자리가 나서 냉큼 운전자 아저씨 옆 좌석에 앉아서 가는 길을 카메라로 찍을 수 있었다. 정말 리마는 사막이다. 크기도 크고 광활하기도 하고, 우리 나라와는 정말 확연히 다르다. Fuí al cieneguia otra vez con Lurgia y Angela. Antes yo 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