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37

20120504

1.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게다가 일을 한다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을까 하며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있지만 그 변수가 가끔은 나를 아프게 할 때도 있고, 내가 하는 일들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요구된다는게.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어 언제든 기댈수 있었지만 내 선택으로 페루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날은 몹시 고독할 때가 있다. 평소처럼 수업을 준비를 하고, 보고서들을 작성하고, 출근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시간을 적는 아저씨와 노가리를 즐기는것까지 정말 평소처럼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중요한 물건들을 잃어버리고 나서 조금 힘들었다. 잃어버린 물건들을 신고하면서 마주했던 트러블들, 중요한 여권 재발급과 카드정지에서부터 사람에 대한 ..

4월 3주차 수업준비 및 수업일지

1. WINDOWS 7 워드패드 수업 윈도우를 다 밀고 리눅스 페도라를 설치한다고 한다. 그럼 나도 다시 시작해야할텐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머리가 아프고만!! 2012.04.16. WINDOWS7 A 워드패드를 가지고도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 수업의 쟁점. Inicio에서 직접 검색해서 들어가는 법을 알려줬는데 자꾸 스페이스바를 눌러서 파일이 안 나온다고 아우성이었다. 게다가 자기 수업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얼렁뚱땅 자리에 앉아서 떠들고 싸우고 화가 나서 다들 나가라고 하면 능청스럽게 한 번만 봐달라며 떠들고. 수업시간에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이해가 안 가고. 그나마 잘 따라오는 애들은 엄청 잘난척한다. 우물 안 개구리일뿐인데...... 아무튼 이번 주 수업은 개판이었다. 그래서 준..

20120106

1. 페루에서 맞는 마지막 새해 단원으로써 페루에서 맞는 마지막 크리스마스와 새해였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페루에서는 노랑색으로 새해를 알린다. 길거리에도 온통 노란색으로 이뤄진 물품들을 팔고 크리스마스는 친구들과, 새해는 가족들과 보내는 한국과는 달리 이 곳은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보내는 한편 새해는 친구들을 초대해 집에서 파티를 하거나 이렇게 한 장소에서 새해 축하파티를 한다. 무엇을 하든지 잘 해야하는 한국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꼭 잘 해야 할 필요가 없다. 페루에 와서 가장 크게 배운 점 중의 하나가 어느 정도에서 만족할 줄 아는 법과 꼭 잘 해야만, 완벽해야만 잘 살아지는 건 아니라는거다. 마지막 2011년이었던만큼, 열심히 놀고 함께 놀았던 친구와 sofia언니와 바닷가에 가서 해가 뜨는 걸 보고..

리마에서

리마가 참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맘만 먹으면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다는거다. 지난주에는 예배를 마치고 동갑내기 친구 김군과 마실을 나갔다. 물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위에서 바라다 보는 바다는 정말 예쁘다. 그런 점에서 Larco Mar는 꽤나 잘 해놨다. 리마에는 먹거리를 파는 곳이 참 많다. 뚜롱[Turrone] 이라는 과자와 빵 사이의 음식이 있는데, 위에 알록달록한 사탕같은 것들이 콕콕 박혀있고 사이에는 꿀인지 쨈같은것들이 끈적~끈적~하게 있다.ㅋ 정말 달아보여서 내내 안 먹다가 호기심에 한 번 먹어봤는데 생각만큼 달지는 않고 먹을만했다. 페루 사람들한테 완전 인기많다. 어디가든 길에 널렸다. 또 신기한건 저 하얀색 마차! 어디를 가든 저기엔 과자가 잔뜩 실려있다. 비가 거의 오지 않으니 가능한거겠지..

수요요쳥

프로젝트 소문이 난 이후로 근처 학교에서 수요요청을 위해 나를 찾아왔다. 어떤 학교인지 확인도 해야하고, 어떻게 요청해야하는지, 코이카가 뭔지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서 학교에 방문했다. 혼자 갔으면 많이 어려움을 겪었을텐데 이 날도 모니카 언니와, ㅎㄹ언니가 동행해줬다. 우리 학교와는 약 7~8분 정도 떨어져있고, 역시 San juan 이 쪽은 먼지가 많다.ㅋ 여러 학교들을 방문해 본 결과 느낀건데 내가 있는 기관은 기관장도 그렇고, 청소부 룻 아줌마도 그렇고 학교에 신경을 정말 많이 쓰는 것 같다. 내가 있는 기관만큼 깔끔한 학교가 없다. 동네가 온통 황토색, 갈색이라 그런지 학교는 주로 저런 파란색인 경우가 많다. 수요요청을 왔던 Lucero[루쎄로]와 학교 앞. 학교에 들어서니 여 교장 선생님과, ..

빈부격차 - 빈층. 그리고 의료캠페인.

리마의 빈부격차는 꽤 크다. 리마 외관에는 약 54%의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았다. 파차쿠텍이라고 이전에 방송국 m사에서 촬영왔던 리마의 최고 빈민층이 몰려사는 동네에서 의료캠페인을 했다. 사전답사를 위해서 사무소 직원 2분과 함께 하루 먼저 둘러보러 갔는데 나는 태어난 이후로 이렇게 가난한 학교는 처음 봤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눈 앞에 펼쳐져있는 따닥따닥 붙어있는 집들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다. 먼지도 많고 포장 되지 않은 길을 차를 타고 털털털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웬 판자로 담벼락을 만들어 놓은 학교가 나왔다. 가난하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판자로 만들어진 학교와 학교 전경에 많이 놀랐다. 학교 앞 전경. 이 판자떼기들이 학교 담벼락이다. 길도 흙색 담벼락도 흙색, 집들..

111113 프로젝트 진행사항

기증식 날짜를 11월 29일로 잡았다.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11월 11일 금요일 하루 전 목요일에 기관장과의 트러블이 있어서, 오늘은 기관장 얼굴을 어떻게 보나 하고 걱정하면서 갔다. 약속 시간보다 15분 정도 빨리 도착했는데, 시간 문제때문에 내가 몇 번이나 얼굴을 붉혀서인지 기관장이 학교 문 앞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ㅠ 여담인데 기관장은 왠지 우리 아빠같다. 한국에 있을 때는 참 아빠랑 많이 싸우고 싸워도 결국은 내 편 들어주고는 했는데 이날은 집에 돌아가면서 기관장에게 "기관장님을 보면 우리 아빠가 생각난다." 라고 하자, 앞으로는 아빠라고 부르라며 본인은 우리 아빠의 심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ㅋㅋㅋㅋ 바닥에 깔 타일을 샀다. 리마에 파견된 이후로 가장 신기했던 건 SODIMAC이나 ..

111110 프로젝트 진행사항

11.07. 월요일 동료 다니엘 선생님 집에서 밥을 먹고 교실 창문을 가릴 커텐을 사러 글로리아와 가마라[Gamarra]에 가기로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에 연이은 약속파토로 인해... 엄청 바빴는데 이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마음은 급하고 일은 더디고 화가 났다. 11.08. 화요일 저번에 기증식을 했던 ㅅㅈ 언니에게 연락을 해서, 기증식 때 필요한 현수막과 기념품들, 거대한 아크릴 판넬 등을 알아보러 아반까이[Avancay]와 윌슨길[Av.Wilson]에 다녀왔다. 언니를 만나기 전에는 가게에 들러 컴퓨터 25대를 계약했다. 태국의 홍수로 인해서 하드디스크 가격이 2배로 뛰었다..-_- 이런 사정도 모르고 이전에 엔지니어 아벨씨가 스위치 가격이 올랐다며 돈 더 달라고 해서 화를 냈었다. 무식하면 용..

1년차 밀린 이야기

#.1 10월이 정신없이 지나가더니 11월이 되버렸다. 처음에 왔을 때는 2년이란 시간 어떻게 보내나 시간이 더디간다고만 생각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게다가 1년이 지나고 생활을 돌아보니 페루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돌아갈수도 있겠다 싶었다. 페루라는 나라는 비교적 동남아나 아프리카에 비하면 스페인어때문에 유학생들이 북적일 정도로 정말 비교적 잘 사는 나라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정말 하늘도 없는 늘 먼지날리고 벌레투성이인 곳에서 여전히 어떻게든 살고있다. # 2. 현지인 페루 사람들은 늘 이야기하듯이 유쾌하다. 하지만 조금만 이야기하다보면 대부분이 심각하다. 주관적인 입장에서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요즘에는 새로운 페루 친구들이 정말 많이 생..

교내 올림픽 행사

한국과 페루의 교육 방식 중 가장 다른 것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의 교육이 비교적 정적이라면 페루의 교육은 굉장히 동적인 형태를 띈다는거다. 처음엔 그저 페루라는 곳은 틈만 나면 쉬고, 축제를 한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페루의 초등학교는 그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매달 춤서 다축제를 열거나, 엄마의 날/아빠의 날/선생님의 날을 기념하는 커다란 행사를 하고, 함께 모여 춤을 추고 맛있는 걸 먹고, 주말을 이용해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우러져 여기저기 소풍도 다니고 우리나라 교육에 비해서 어쩌면 페루의 교육방식은 건강함이 묻어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약 2주 전에 학교를 가는데, 선생님들과 기관장이 9월부터 한 달간 있을 교내 올림픽을 알리는 개최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