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111110 프로젝트 진행사항

생즙 2011. 11. 11. 14:18




11.07. 월요일

동료 다니엘 선생님 집에서 밥을 먹고 교실 창문을 가릴 커텐을 사러 글로리아와 가마라[Gamarra]에 가기로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에 연이은 약속파토로 인해... 엄청 바빴는데 이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마음은 급하고 일은 더디고 화가 났다.  



11.08. 화요일

저번에 기증식을 했던 ㅅㅈ 언니에게 연락을 해서, 기증식 때 필요한 현수막과 기념품들, 거대한 아크릴 판넬 등을 알아보러 아반까이[Avancay]와 윌슨길[Av.Wilson]에 다녀왔다.


 



언니를 만나기 전에는 가게에 들러 컴퓨터 25대를 계약했다. 태국의 홍수로 인해서 하드디스크 가격이 2배로 뛰었다..-_- 이런 사정도 모르고 이전에 엔지니어 아벨씨가 스위치 가격이 올랐다며 돈 더 달라고 해서 화를 냈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정말 내가 딱 그 짝이었던 것 같다.ㅠ 아무래도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기기 가격들이 계속 오를 기세여서 일단은 예치금을 걸어놓고 3분이게 나눠서 돈을 지불하기로 했다.


언니를 만나서는 각 기념품 가게를 돌았는데, 나는 로고가 새겨진 냉장고에 부착하는 자석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오늘 학교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열쇠고리가 좋다는 의견이다. 다음주 월요일에 기념품을 400개 정도 주문할 예정이다. 디자인부터 질까지 뭐하나 쉬운게 없다. 또한 교실 뒤에 부착할 코이카를 소개하는 안내판(?)..에 아크릴을 덮어서 핀으로 고정해야 하는데 아직 이 가게를 찾지 못했다.






11.09. 수요일


오후 12시에 컴퓨터 구입 1차 계약금을 지불했다. 현금으로 지불하지 않으면 수수료가 많이 떼이고, 현재 환율이 정말 최악이라 되도록 현금지급을 하고 있다.


오후 3시에는 기관장과의 약속이 있어서 갔더니만 역시나 약속시간이 될 쯔음에 전화가 오더니 늦는다는 기관장. 결국은 오늘도 40분이나 늦었다.^^ 한국에 있었을 때 내 정말 무개념적인 시간개념때문에 고생했던 친구들 생각이 참 많이 났다.ㅋ 원래 일정이 기관장과 만나고 이후에 4시에 글로리아와 가마라에 가서 커튼을 사오는거였는데, 느지막하게 온 기관장이 뻔히 글로리아와 커튼 사러 가는 거 알면서, 가구점에 가서 가구를 확인하러 가자고 해서 슬슬 또 화가 났다. 거기에 글로리아가 이왕 늦은거 또다시 "내일 커텐 사러가자." 라고 말해서 더 화가 났었는데, 원래 수원기관인 기관에서 구입하기로 한 기기들이 비싸서 못 사겠다고 말하는 기관장에 또 다시 화가 나고, 마지막에 저번주에 완성하라고 했던 페인트 칠이 왜 안 되었냐고 묻자, "우리가 돈이 없어." 라고 말하는 기관장 덕택에 결국엔 화를 내고 말았다. ㅠ


기관장을 보면 우리 아빠 생각이 참 많이 난다. 이전에 아빠보다 나이 어린 상사가 들어와서 퇴근 후 속상해할 때가 참 많았는데, 우리 기관장은 진짜 자기 딸뻘인 애가 와가지고 일 진척이 왜 이러냐고 화를 냈으니 얼마나 속상했을까? 어쨌든 결국 기관장에게 "시간 약속은 꼭 지킬것."과 "못 할 일이라면 처음부터 못한다."라고 말해줄 것을 당부하고, 원래 예정은 글로리아와 커텐을 사러 가는것이니 가구점은 내일 가자고 하고 나왔다.

 


전화로 미리 약속을 잡고, 할인해 달라고 조르고 졸라 약 만원정도 깎고, 선물로 PERU라고 써있는 쿠션도 받았다. 옆에서 보던 글로리아가 정말 리마 사람이 다 됬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집에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색깔은 좀 밝은 주황색이나 은은한 연두색으로 하고 싶었는데 색깔은 내가 양보했다.^^






11.10. 목요일


동료 교사 다니엘 집에 초대가 되어 식사를 하고 학교로 돌아가 기관장과 가구점에 갔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가구가 예쁘게 만들어졌다.

 




책상과 의자가 너무 밝아서 별로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완벽하다 싶을만큼 맘에 들었다. 기관장과 전 날 껄끄러운 일이 있어서 얼굴 보기가 너무 미안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내게 1년 더 연장해서 있는 건 어떠냐고 물어보셨다. 선생님들을 모아서 연장 요청서를 만들수도 있다고 했다.ㅋ 그냥 한 말일수도 있지만 너무 고마웠다. 기관장은 가끔 너무 얄밉긴 하지만 절대 미워할 수가 없는 그런 캐릭터다.





학교에 돌아와서는 다음 주부터 가질 학부모 회의 안내문을 만들었다. 살다보니 외국어로 알림문을 만드는 날도 오는구나! 글 문구 쓰는 거는 글로리아가 보정을 해줬다. 고마운 글로리아! 글로리아는 정말 뭘하든 함께다 참 많이 도와준다!


 



얼마전에 했던 바닥...공사....... 엔지니어 아벨이 기관장의 말을 잘못 이해해서 바닥 시멘트 위에다가 페인트 칠을 덕지덕지 해놓았다 ^^^ 당장 다음주에 타일 사서 바닥에 깔기로 했는데, 페인터 위에는 타일이 안 붙는다고 한다...^^ 그래서 룻 아줌마와 돌아온 코워커 아저씨, 그리고 1학년 학부형 두 분이서 한 손에는 칼이나 사포를 다른 손에는 휘발유와 걸레를 들고 열심히 바닥에 붙은 페인터를 긁어내고 있었다............. 일을 빨리빨리 진행하자고 서두르는 나 때문에 디렉토르가 결국엔 아래 있는 분들께 그대로 빨리빨리 하라고 해서 이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을 하고 있다.-_- 오늘 문득 들었던 생각이, 이래서 정치나 경영이 어려운거구나 였다.





이 분들 남겨 놓고 가는게 맘이 안 좋아서 같이 남아서 휘발유가 다 떨어질 때까지 같이 페인트를 갉아냈는데 지금도 손이 타 들어가는 것 같다. 일이 끝나고 나서는 다 같이 사이좋게 잉카콜라를 나눠마시면서 수다를 즐겼다. 내 원래 코워커인 마테오 아저씨가 돌아와서 너무 좋다! 아저씨는 알고 보니 낮에는 학교에서 일을 하고 밤이나 쉴 때에는 모터택시 운전기사라고 한다. 모터를 사랑하는 날 위해 다음엔 모터택시를 태워준다고 약속했다. 모두들 힘들면서도 끝까지 웃으면서 도와줬다. 역시 세상은 살만하다. ㅋ 동영상 찍으며 인터뷰 한다니깐 "힘들어~" 라고 외치는 귀여운 룻아줌마 일동! ㅋㅋ




앞으로의 일정


내일은 바닥에 깔 타일을 사러 가기로 했다. 기관장이 같이 가 줄꺼고, 교실 바깥에 벽화를 그려줄 벽화공과 만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교실 내부 페인트 칠을 다시 할 것이고, 월요일/화요일 이틀에 걸쳐서 학부형 회의를 해서 기관장이 더 이상 돈을 걷지 못하도록 어느 정도 가격을 공개를 할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누구고 뭘 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명히 전달하려고 한다. 수요일에는 가구가 온다. 그리고 목요일에 기관장이 정전압기를 사겠다고 해서 월요일 쯤에 프로젝터기와 스피커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반까이에도 다시 가서 코이카 안내판과 아크릴판, 기념품 주문!




자꾸 지진이 나서 걱정이다. 먼지가 너무 많은 것도. 오래오래 사용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