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잡담 29

주말근황

1. 남미사람들이 무척 밝고 역동적이라고 느낄 때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리듬에, 그 흐름에 온 몸을 맡긴다는거다. 정말 영화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간혹 버스에서 이런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은 정말 일제히 발을 쿵쿵 거리거나 손가락이나 고개를 까닥인다. 주말에는 공원에 모여 나이드신 노년층의 분들이 노래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을 추신다. 흰 머리가 지긋하셔도 너나할꺼없이 손을 맞잡으시고 즐겁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춤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면,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신선하고 아름다워보인다는거. 하지만, 음악이 나오면 나도 어느새 몸이 촐싹촐싹 거리는걸보면 잘 적응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일주일동안 열심히 살았던만큼 휴식기간이 얼마나 달고 달았는지. 짧은 휴식의 달콤함은 얼마나..

휴일간의 근황

1. 한국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이제 진짜 돌아가는구나. 전혀 끝날것같지 않던 막연했던 2년이 점점 끝을 향해간다. 가슴이 두근거린다고해야하나.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조국으로의 귀환과 그리울 사람들을 두고갈 페루. Compré mi pasaje para regresar a Corea. De verdad. Voy a regresar. Aunque pensaba que mi vida de Perú nunca terminaría, mis tiempos largos de Lima están terminando. Creo que hay unas mariposas en mi corazón. Regreso a mi país en que mis personas extrañas están y dejo mi segu..

120818 근황

1. 학교개학 짧은 겨울방학이 끝이 났다. 개학 첫 주는 항상 부산하니, 첫주만 수업을 쉴까 하다가 꼬맹이들 얼굴도 보고싶고 룻 아줌마 기관장까지 와락 보고싶은 마음에 학교수업 같이 시작. 혹시나 까먹지 않았을까 했는데 복사는 ctrl C 붙여넣기는 ctrl V를 기억한다. 미술시간에 만들기를 했는데 나 주려고 필통을 만들어 온 꼬맹이들도 있다. 우유비린내가 폴폴 난다는 함정이 있지만. 어쨌든 귀여운 꼬맹이들. 빨리 교재 만들기를 완료해서 복사해서 돌려야겠다. 2. 버스파업 그제는 버스들이 몽땅 파업을 했다. 그래도 친절하게 버스 기사들은 파업을 하기 전에 버스 뒤에다가 파업할꺼라는 알림장 같은걸 붙이고 다닌다. 버스 파업의 이유는 정부기관의 새로운 벌금제도 때문. 자세한건 아무래도 신문을 좀 찾아서 읽..

근황

오랜만에 한 숨 돌린다. 분주했다. * 기관 기관파견되고 나서, 수업을 하다가 꼬맹이들이 싸움이 나서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파견초반에는 꼬맹이들이랑 말도 하나도 안 통하는데다가 지들끼리 싸우다가 코피가 터져서 정말 황당했는데. 역사적인 오늘 싸움을 말렸다. 이예! Cuando estoy en el colegio, a veces los niños luchan con su amigo en la clase. Cuando trabajé primera vez, como no hablé bien español, no pude controlarlos. Finalmente, los controlé hoy. ja ja ja. 출근을 했는데 이번엔 컴퓨터실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열쇠를 갖고 식사를 하러 ..

주말 (El Fin de Semana)

늦은시간에 커피를 마셨더니만, 왠지 수다로 밤을 새우고 싶은 그런 밤이다. Como esta tarde he tomado un café, no quiero dormir. Quiero charlar toda la noche. * 요 며칠간 리마에 모처럼 해가 떴다. 너무 기분 좋게도 푹 잠이 들었는데 햇살에 잠이 깼다. 아주 가끔 이렇게 따뜻하고 밝은 햇살에 눈을 뜨면 행복해져서 당장 청소와 빨래를 해야한다. Hoy por hoy había sol en Lima.El sol me levanta entonces estoy contenta y divertida.A veces cuando me levanto con el sol, limpio mi cuarto y lavo mis ropas. * 쩡 언니가 아파서..

20120612 일기

# 09 : 00 - 학원을 다니면서 스페인어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절반이상이 백인. 아직 유럽을 안 가봐서 모르겠고 원래 나는 독일에 대한 환상이 워낙 커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이들에게는 배울점이 많다. 예를 들면 문화 이야기에서부터,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문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일에 책임 지는 문화. 운동도 열심히다. 한동안 열심히 움직이던 독일친구 Ann. 오늘 갑자기 살이 빠졌다. 내게 언제까지 학원다니냐 묻더니만 마침 자기도 11월달까지만 학원다닌다며 "Perfecto(완벽하다!)"를 외치고 간다. 일본아줌마 유꼬와 중국청년 토마스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타국으로 와 페루에서 사업을 하는 이들은 다음날 두 눈 시뻘게질정도로 밤늦게까지 일하고 ..

잡담

1. 또래 현지 친구들 친구 싼도르는 까졌다. 페루남자답게 3시간에 한 번씩은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사랑에 빠졌다하면 잠을 잘 수 없다며 아주 기나긴 장문의 문자가 온다. 굉장히 진지한 글인데, 너무 느끼해서 웃음이 나온다. 뜬금없이 생전 담배를 안피던 애가 담배를 피지를 않나.........^^ㅋ(일 년에 한 두번 피는 담배라고 했다ㅋㅋㅋ) 싼도르가 한동안 내게 페루에 왜 왔는지 몇주동안 꼬치꼬치 물어봤었다. 그러더니 얼마전에 내게 Idealista라는 멋진 단어를 알려줬다.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싼도르는 제법 듣기에 멋있는 말을 하곤 한다. 사진에서 늘 등장하는 저 간판 싸마. 싸마는 내가 자주 가는 카페다. 어쩌다보니 레베카라는 알바생과 친해졌는데. 얼마전에는 생일에 초대가 되어서 같이 식사..

20120504

1. 타국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게다가 일을 한다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을까 하며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있지만 그 변수가 가끔은 나를 아프게 할 때도 있고, 내가 하는 일들에는 반드시 책임감이 요구된다는게. 한국에서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어 언제든 기댈수 있었지만 내 선택으로 페루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날은 몹시 고독할 때가 있다. 평소처럼 수업을 준비를 하고, 보고서들을 작성하고, 출근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시간을 적는 아저씨와 노가리를 즐기는것까지 정말 평소처럼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중요한 물건들을 잃어버리고 나서 조금 힘들었다. 잃어버린 물건들을 신고하면서 마주했던 트러블들, 중요한 여권 재발급과 카드정지에서부터 사람에 대한 ..

120331 정말 잡담

1.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 "제 마음은 참으로 간사합니다." 말들을 쉬게 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섰을 때, 그가 연금술사에게 말했다. "마음은 제가 이대로 계속 가는 것을 원치 않아요." "...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편이 낫네. 그것은 그대의 마음이 그대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대를 덮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야." "어째서 마음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거죠?" 그는 연금술사에게 물었다. "그럴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마음이기 때문이지. 마음은 고통받는 걸 좋아하지 않네."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中]- 예전에 연구소에서 인턴을 했을 때, 티타임을 갖던 중 김 박사님께서 내가 참 좋아..

120328 근황

1. 모께구아 출장 S단원과 N단원 기증식이 저번주 월요일에 있었다. 두 분 다 컴퓨터 단원인데 특히 S 단원은 내가 프로젝트를 할 때 이런저런 지식적인 도움을 참 많이 주신데다가 내 기증식날에도 먼 길을 달려와주신 분이라, 나도 출장승인을 받고 모께구아로 갔다. 3월 말이라 돈이 워낙 없어서 굳이 버스를 타고 갔다. 16~18시간 정도만 걸리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왠일? 산 속을 달리는데 사람들이 파업을 한다고 길목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산 속에 5시간동안 갇혀있었다. 분명 하루 전 일요일 오후 2시 버스를 탔는데 모께구아에 도착하니 월요일 오후 2시였다.^^ 기증식은 9시 시작이었고 모께구아 도착하니 기증식은 모두 다 끝났고, 단원들과 소장님을 비롯한 사무소 직원분들이 모여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