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20120612 일기

생즙 2012. 6. 13. 13:12



# 09 : 00 - 



학원을 다니면서 스페인어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절반이상이 백인. 

아직 유럽을 안 가봐서 모르겠고 원래 나는 독일에 대한 환상이 워낙 커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이들에게는 배울점이 많다. 



예를 들면 문화 이야기에서부터,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문화.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일에 책임 지는 문화. 운동도 열심히다. 한동안 열심히 움직이던 독일친구 Ann. 오늘 갑자기 살이 빠졌다. 내게 언제까지 학원다니냐 묻더니만 마침 자기도 11월달까지만 학원다닌다며 "Perfecto(완벽하다!)"를 외치고 간다. 



일본아줌마 유꼬와 중국청년 토마스에게는 배울 점이 많다. 타국으로 와 페루에서 사업을 하는 이들은 다음날 두 눈 시뻘게질정도로 밤늦게까지 일하고 와서도 절대로 숙제 안 해오는 날이 없다. 토론수업이 있는 날에도 부지런히 말하고 묻는 말에 막힘이 없다. 



오전엔 잠이 쏟아져서 혼자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벨기에 아저씨와 브라질 아줌마들이 다가온다. 예전에는 나도 외국인이면서 외국인들과 말하는게 울렁거려서 굳이 쉬는시간마다 아예 학원 바깥에 있다 들어오고 그랬었는데ㅋ 모든 일에는 정말 시간이 약인거같다. 정말 너무 쓴 약이라는게 문제지만. 






# 14 : 30 - 



학교에 도착하니 꼬물거리는 꼬맹이들이 저 멀리서 달려와 폭 안긴다. 이뻐죽겠다. 



꼬맹이들 타자 실력이 쑥쑥 는다. 기쁘다. 정말. 

늘 잘 하고 싶은데, 정말 마음과도 다르게도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죄만 쌓여가는 것 같다. 







출처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19877&seq=31&weekday=wed

-네이버 웹툰 주호민 작가 "신과 함께"-




조금 어렸을 때는 성경에서 "어린아이처럼 살라"는 가르침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도 아직 20대인데도 이런 생각을 한다면 노인이 될 때는 정말 어느정도일까?  




수업을 하는데 1년 반이 되도록 스페인어는 맘대로 되지 않는다. 버벅버벅. 

회의때 받은 한국소개 동영상을 보여주고, "나는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었었는데, 지금 이렇게 꿈을 이뤘다." 라고 말하며 꼬맹이들한테 꿈을 물어보니 대부분이 "댄스강사" 혹은 "건축가" 가 되고싶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왜 집 짓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애들이 많냐고 물어보니, 남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는 나만의 집을 갖고싶어하기 때문이라며, 보통 많은 가정들이 집 문제로 골치아픈 경우가 많다고 대답해줬다. 아. 그렇구나.. 





# 17 : 20 



수업이 끝났는데, 프리실라가 와서 까를라 흉을 본다. 사춘기가 와서 그런지 부쩍 남자 꼬맹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다니엘라가 와서 부르더니 날 꼭 안아준다. 에고 귀여워! 

저 멀리서 티파니가 급하게 부른다. 뭔일인가 싶어 다가가니 양 팔에 야광팔찌를 채워줬다. 




남자 꼬맹이들이 무리로 와서 "결혼하셨나요? 남자친구 있나요?" 라고 물어본다. "안했는데.... 없는데....^^" 라고 하니 

안디가 내 남자친구를 해주겠댄다.^^ㅋㅋㅋㅋ 안디야.. 올해 니 나이 만12살이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젖이 보일정도로 호탕하게 웃었다. 






# 18 : 30





저번주는 분야별 회의때문에 학교를 못 갔더니만 오늘 수업엔 꽤나 많은 어머님들이 오셨다. 수업을 한 주나 빠졌더니만, 역시나 어머니들은 모조리 다 까먹으셨다. 표 삽입을 하다 생각처럼 되지 않자 렌쏘(Renzo)네 어머님이 컴퓨터에게 화를 내신다. 




히메나(JIMENA)어머님과 렌쏘 어머님을 위해 분야별 회의동안 받았던 더블클릭 연습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역시나 게임은 재밌다며 하하호호 웃으시며 돌아가시기 전에 정말로 푸근하게 꽉! 껴안아주셨다. 




갑작스런 기관장의 등장! 갑작스레 별일없냐며 토닥여주시더니 갑자기 나가는 기관장. 우리 기관장은 우리 아빠를 닮았다. 





# 19 : 30



   

수업이 끝나자  룻 아줌마가 "YUNA"를 외치며 교실로 들어온다. 늘 아줌마와 함께 하는 아줌마의 둘째 아들 DARIZON은 안 왔다. 



룻 아줌마랑 평소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전에는 수업시간에 애들이 화장실가고 떠들고 말 안 듣는게, 내가 무능해서인것만 같아서 자꾸 기가 죽을것만 같았는데 저번주에 있었던 컴퓨터 단원들과의 분야별 회의에서 모든 단원들의 공통적인 상황 덕택에 조금 안도했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이야기를 하자, 이전엔 애들이 말 안 들으면 통제를 잘 못했는데 이제는 그런데로 통제도 잘 하고 있다며 다독여줬다. 




룻 아줌마가 없었으면 정말 학교 생활 어떻게 했을까? 싶은데 아줌마는 내가 한국에 가면 어떻게 지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생각만으로도 눈물을 글썽인다. 자기를 잊지 말라고 그러면서 맛있는 요리 해줄테니 이번 주말에 아줌마 집으로 오라고 초대해줬다. 

뭐먹고싶냐는 말에 TAMAL과 꾸이만 아니면 뭐든 잘 먹을 수 있다고 했다. 





# 19 : 55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 시간을 기록하는 DATARO 아저씨가 다가온다. 한국엔 언제 돌아가냐, 페루는 어떻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버스가 온다. 아저씨가 잘 가라고 악수를 해주셨다. 




왜그런지 엄마가 보고 싶은 날이다. 엄마가 보고싶다. 





INTERNET.pptx

 

word para examen

Tabla Original.doc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