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컴퓨터 단원 13

현지파견 8개월 차

1. 수업이야기 프로젝트를 신청하라는 메일이 드디어 왔다. 하지만 기관 사람들과의 그런 껄끄러운 일들이 생기고 나서 프로젝트를 하기 싫어져버렸다. 다만 애들이 눈에 밟히고 밟혀서 결국 하겠지만 프로젝트를 신청하기 위해선 디렉토르의 도움도 분명 필요한데 선생님들이고 디렉토르고 그만 얼굴 보기도 싫을만큼 실망을 해버려서, 당장 프로젝트 신청기간이 코 앞인데 견적도 분명히 받아내지 못했다. 학생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스페인어 타자연습부터 다시 교육하고 있다. 조금 있으면 겨울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 타자연습을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 학생들은 항상 30명이 넘고 타자연습이 되는 컴퓨터는 단 6대 뿐이다. 엄마들이 학교를 데려다주고 데려오기 때문에 수업을 절 반으로 뚝 잘라서 하기도 힘들다..

2011년 6월 한 달간의 근황 이야기

유달리 행사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6월이었다. 5월달은 노트북 사기사건으로 인해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었는데 6월달은 이를 능가하는 사건들이 참 많았다. 나는 페루라는 곳을 정말 좋아하지만 7개월동안 이 곳에서 내가 느끼는 건 이 곳은 정말 "눈뜨고도 코 베어가는 나라" 라는 것이다. 차차 밀린 이야기는 포스팅을 통해서 할 예정이지만 일단은 간단하게 그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1. 기관 사람들의 거짓말과 실망. 극복. 나는 개인적으로 유달리 기관 사람들과 사이가 좋은 편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한다.ㅋ) 다른 코이카 단원들도 그렇고 가끔 만나는 한국 사람들이 나의 기관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가져서 종종 우리 기관에 견학을 오기도 할 정도다. 기관이 리마에 위치해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

7개월차 수업현황

시간이 빠르다. 처음에는 선생님들하고만 같이 있으면 너무 울렁거리고 무섭고 그냥 한국에 가고 싶고 그랬었는데, 역시 상황이 닥치니 적응이 되서 그런지 선생님들하고 있는 시간이 전보다는 조금 덜 부담스럽다. 예전엔 내게 프로젝트 언제 해줄꺼냐고 물어보면 그리 부담이 되었는데 이제는 프로젝트에 대해선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도 생겼다. 선생님들과는 여전히 워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Inicial 선생님들은 총 3분인데, 델리아는 금요일마다 영어학원을 가야해서 수업을 빠지고 나머지 선생님 두 분은 가정이 있으셔서 가족들 밥을 해줘야 한다고 급하게 가신다.^^ 그래도 Yudi 선생님은 이메일로 꼬박꼬박 내가 내주는 과제들을 일주일에 한번 씩 제출을 한다. Primaria 반 선생님들은..

6개월차 수업 현황 이야기

요 몇 주간은 학교에 행사도 많았고,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던 사건들로 인해서 나 역시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약 2주간이나 수업을 하지 못 했다.ㅠ 먼저 우리 나라와 동일하게 5월 8일은 엄마의 날이라고 하여 각 학교에서는 엄마들을 초대해서 반마다 준비한 공연을 보여주고, 손수 초콜릿을 만들어서 선물을 하는 등, 굉장히 큰 행사를 했다. 그래서 반마다 공연을 준비하느라 5월 첫 번째 주는 수업이 없었던 대신에, 학교에 나가서 애들이 공연하는 걸 구경하기도 하고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는 등 손이 부족한 선생님들 반에 들어가서 오밤중까지 촛불을 켜놓고 색종이를 자르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엄마의 날에 관한 건 따로 포스팅을 할 계획이다.] Los dias recientes, habían muchas c..

그림판 [ 6주차 ]

이번 주 수업은 학생들 명단을 받아서 출석부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말도 버벅거리고 상대도 내 말은 못 알아 듣고, 여러가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 때문에 사실 매일매일이 어려웠는데 요즘엔 좀 낫다. 상대도 내 발음에 익숙해진 거 같고(물론 계속 연습중이지만,ㅠ) 나도 이전보다는 덜 울렁거리는 거 같다. 그리고 하도 떠들어서 거기에 맞서 같이 소리를 높였더니 목이 너무 아파서, 한글말로 "합죽이가 됩시다" "합" 을 알려줬다. 그랬더니 귀엽게도 너나할것 없이 좋다고 "합" 이라고 말하고 나서 굉장히 조용해졌다. 이번주는 한 반에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학생들을 반으로 쪼개서 요일을 나눴다. 그랬더니 사실 수업 시간은 늘어났지만 수업하기는 훨씬 편해졌다. Hoy dia, ustedes van a apre..

그림판 [5주차]

내일부터는 오전에 다시 학원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의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도 않고, 상대가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언어부터가 잘 되지 않다 보니 내 스스로가 너무 준비되지도 않은 거 같고, 자세도 안 되있는 것 같아서다. 그래서 이제는 평소처럼 오전에 수업을 준비할 수가 없어서 어제와 오늘 한 번에 몰아서 일주일 수업 계획을 짰고, 내가 배웠던데로 체계적인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싶어서 나름 고민을 해보았다. Desde mañana, voy a estudiar el español en la academia por la mañana porque siempre quiero conversar mucho con los peruanos, pero hablo el españ..

1년을 준비하는 회의

페루에 와서 세 번째로 회의에 참가했다. 첫 번째는 OJT 기간 때, 두 번째는 개학하고 선생님들 대상으로 하드웨어를 가지고 첫 수업을 하면서, 그리고 세 번째는 이번주 목요일이었다. 화요일에 델리아 집에 초대되어 놀러갔더니만 글로리아가 델리아 방에서 열심히 뭔갈 적고 있길래 뭔가 물어보니 목요일날 있을 회의 준비 중이랬다. 그러면서 목요일에는 수업이 없어서 애들이 학교에 안 나오는데 그 날 나도 수업이 없으면 놀러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디렉토르에게 물어봤더니 난 이와 상관없이 수업이 있다고 말씀하셨고, 결국 목요일날 놀러가자는 이야기는 그냥 그렇게 끝이났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머무르고 있는 기관은 일 년중에 한 번은 수업도 쉬고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1년동안 어떻..

3주차 그림판 교육

컴퓨터 8대에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깔았다. 선생님들 혹은 어떤 아가들이 종종 들어와서 타자 연습에 전념하는 걸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바닥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많은걸 알려주고 싶은데 컴퓨터들은 너무 느리다. 게다가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 그래서 이젠 수업 시간에 하나씩만 알려주기로 했다. En perú, hay un programa para ejercitar a escribir en la computación.Yo lo instalé en 8 computadoras por eso alguns profesores o estudiantes vienen en la aula para lo hacer práctica. Estoy contenta. Yo hago poco a poco de sue..

수업진행방식, 좌절과 보람 두 가지 얼굴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일단은 타자연습부터 시작해야겠다는 거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서 결국엔 다른 지역의 컴퓨터 단원에게서 파일을 받았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래서 이 프로그램부터 학교에 깔아놓으려고 USB에 담아갔는데, 얼마나 학교 컴퓨터가 좋지 못한지 USB 인식을 못하는거였다....ㅠ 그나마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는 총 8대밖에 안 되서 어제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프로그램을 깔았다. 일단은 선생님들 두 명께 먼저 알려드리고 오늘 수업 중에 5학년 6학년 아이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줬다. 생각했던것보다 선생님들이 많이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심 마음으로 뿌듯해하고 있는데 오늘 또다시 내게 물어봤다. "한국에서 컴퓨터는 언제 선물로 주나요?" 그래서 나..

수업방식이야기 [그림판 + 워드]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나는 학교번호 7209번(페루는 특이하게도 학교 고유의 번호가 있다.)에서 컴퓨터 단원으로 있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수업을 하고 있는데 보통 월,화,수요일에는 1학년부터 4학년들까지를 대상으로 목,금요일에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 첫 수업을 한 소감은.. 수업중에 내가 하늘로 솟아오르거나 땅으로 갑자기 꺼지거나 그랬으면 좋겠다 라는 거였다. 외국인이 없는 우리 기관이 있는 동네에서 나의 존재는 그저 명물이다. 수업하는 걸 보러 다른 학교 아이들과 엄마들, 동생들, 혹은 할머니들까지 총 동원되서 창문에서 구경을 하기도 하고, 수업 중에 난입해서 우리 아이 좀 신경 좀 써달라고 다지는 아주머니들까지 아주 다양하다. 가끔씩 수업 중에 개가 들어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