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봉사활동일지

수업진행방식, 좌절과 보람 두 가지 얼굴

생즙 2011. 3. 18. 13:30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일단은 타자연습부터 시작해야겠다는 거였다.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서 결국엔 다른 지역의 컴퓨터 단원에게서 파일을 받았다.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그래서 이 프로그램부터 학교에 깔아놓으려고 USB에 담아갔는데, 얼마나 학교 컴퓨터가 좋지 못한지 USB 인식을 못하는거였다....ㅠ 그나마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는 총 8대밖에 안 되서 어제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프로그램을 깔았다.
 







일단은 선생님들 두 명께 먼저 알려드리고 오늘 수업 중에 5학년 6학년 아이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줬다. 생각했던것보다 선생님들이 많이 좋아하셨다. 그래서 내심 마음으로 뿌듯해하고 있는데 오늘 또다시 내게 물어봤다. "한국에서 컴퓨터는 언제 선물로 주나요?" 그래서 나는 모른다고 말했고,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구 그렇게 말했는데 씁쓸했다..



아이들 수업은...... 초등학교 3학년 애들까지는 정말 개.판.이다. 정말 개판이란 말이 맞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정말 스트레스가 감당이 안 된다. 말은 제대로 안되서 버벅거리는데 애들 엄마아빠들이 수업하는데 교실에 난입하지 않나, 수업하는 애들의 절 반은 수업시간이 훨씬 지나서 나타난다 -_-




그리고 어린 애들이니 한국애들도 한국말로 해도 안 통할 애들을 외국말로 하니 정말 얼굴 시뻘개지게 화도 내고, 수업시간에 개가 난입하기도 하고, 애들끼리 싸워서 얼굴에서 피가 나고, 화를 내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하는 애들까지. 내가 여기서 뭐하고있는건가 싶을정도로 정말 저학년 수업은 너무 힘들다.





수업이 끝나고 울상 지으면서 터덜터덜 걸어나가니 학교 수위 아주머니가 불러서 위로를 해주셨다. 그렇게 가끔 개판일 때마다 교통정리도 해주시는데 아주머니도 애들 엄마아빠는 어쩔 수가 없으니 이런건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리라고 충고해주셨다. 아정말. 진짜 스트레스다. 이제 금요일이고 주말이 끝나면 또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을 만나야하는데 ㅠ 어떡해 ㅜㅜ




오랫동안 있을껀데 저학년은 안 가르쳐준다고 할 수도 없구, 원래 애들을 별로 안 좋아해서 사실 페루에 지원했던 건 분명 초등학교라는 말이 안 써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요즘 더 힘들게 느껴지는거 같다. 구슬땀을 흘리면서 산다. 라는 말이 딱인거 같다.ㅋ





그래도 수요일에는 Marisol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조금은 나았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오셔서 애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알려주신걸로 보아선 아무래도 다음주부터는 도와주시고 뭐 이런거 없는거같다 엉엉 ㅜ 난 뭘 해도 빡쎈거같다.ㅋㅋㅋ



그래도 부족한 내 말 열심히 들어주려고 눈을 반짝이는 애들을 보면 고맙기도 하구, 멀리서 나를 보고 "선생님~" 하면서 전력질주도 하구 한 명 한 명 내 볼에 뽀뽀해주는 애들 덕택에 다시 용기를 얻기도 하고 그런다 ㅋㅋㅋ







사진은 글로리아 선생님인데, 다음주에는 친한 선생님들과 같이 놀러가기로 했다. ^.^ ㅋㅋㅋ쌤들은 내가 무지 호벤(Joven:젊은이)라며 말을 못 알아도 좋아하고 말을 해도 좋아한다.
나는 분명 O라고 발음하는데 내가 항상 U라고 발음을 한다고 하구, Ga로 발음을 하는데 (내가 듣기엔) 내 발음이 Ka로 들린다구 한다 -_-  뭐 어쨌든 선생님들이랑도 슬슬 친해지는 거 같다. 혼자 오후수업을 나가기 때문에 날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모처럼 쌤들 만나면 대화에 끼지도 못하고 속상한 시간이 참 많았는데 놀러가기 전까지 언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말을 많이 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참 ! 요즘엔 수업이 일찍 끝나면 애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배구를 한다. 배구가 끝나면 꼬꼬마 4학년 5학년 남자아가들이 몰려와서 한국노래를 불러봐라, 케이코(페루의 대선후보 일본인) 후지모리랑 친구냐 등등등, 그래도 분명 내가 알려준 작은 지식들을 이용해서 열심히 활용하는 애들을 보면 무척 뿌듯하기도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들쑥~날쑥~한거 같다 ㅋ







그리고 수업은 아무래도 저학년 애들은 그냥 어쩔 수 없이 한 컴퓨터에 세 명씩 앉혀야 될듯하다.ㅠ 그리고 얘네들끼리 저 펭귄게임이나 하라고 할 생각이다 ㅜㅜ 정말 통제 불능이구.......

3학년 애들은 타자 연습만 시키고, 앞으로도 그룹을 나누는데 타자 연습과 이론수업, 하지만 내가 시범을 보여주고 한 컴퓨터로 한 명씩 꾸며나가게 하는 방식으로 바꿔나가야 되겠다.ㅠ

4학년 애들도 일단은 타자 연습이 우선인 것 같다. 그래서 얘네들은 3그룹으로 나눠야 될 듯하다. ㅠ_ㅠ 일단은 그림판이 되는 애들에겐 그림판 과제를 내주고 그룹별 과제를 제출하게 하고 20분씩 타자 연습을 하게 해야겠다. 그리고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출석부를 만들어서 내 나름대로 체크를 해야될 것 같다.

5학년과 6학년도 다음 시간은 내내 타자연습만 시켜야겠다.



선생님들은........
수준이 각자 달라서 일단 세 그룹으로 나누는데,
일단은 Inicial 반 선생님들은 세 명인데 세 선생님들의 수준이 정말 각자가 다 다르다.
그래서 일단 전부에게 타자 연습을 시켜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 타자 연습에 중점을 두고
오전에 학교에 가서 미리 본문을 좀 Setting을 해둬야될 것 같다. 그리고 과제로 드려야지.

그 다음 문제는 Primaria 선생님들이다........................................................
일단은 내일은 선생님들께 설문지를 돌려서 조사를 할 생각인데, 에휴..ㅋ가슴이답답하다.

일단은 모든 선생님들께 25분간 타자연습을 시켜드릴 생각인데
당장 내일이 수업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어떡해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