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62

D-9 감성잡담

* 한국으로 짐을 부쳤다. 어젠 하루 종일 짐을 싸고, 청소를 하고 물건을 보냈더니만 방이 텅 비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제 이 집, 페루에 있는 글 쓰는 이 곳 그니깐 이 내 방에서 잠을 자는 건 딱 8번밖에 안 남았다. 그래도 2년을 살았는데, 보낼 짐이 많겠지 했는데 막상 정리를 해보니 짐이 없다. 옷가지들도 2년을 내내 입어서 다 헤지고 너덜너덜해져서 버리고 갈 옷들뿐이고, 처음에 올 때 가져왔던 밥솥과 내 손때가 잔뜩 묻은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책들을 제외하곤 한국으로 보내는 순수 내 짐이 없다. 2년간 대체 어떻게 지낸거지?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아 페루. 오늘은 우체국 직원 아줌마와 대판 싸웠다. 나는 평화와 사랑을 전하러 온 봉사단원이지.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

집에 갈 준비

1. 계약종료12일전. 정 말로 간다. 한국에. 집에. 2. 기관을 마무리했다. 다음주에 나가서 수료증만 주기로 하고 수업마무리. 선생님들과 마지막 식사를 했다. 유디와 기관장이 대표로 내게 말했다. 처음엔 난생 처음으로 외국인과 생활하고 일 한다는게 무섭긴 마찬가지였는데, 2년동안 잘 지내줘서 너무 고맙다고. "너의 우정에 정말 고마웠다." 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나올꺼같았다. 물론 울진 않았다. 3. 학원도 마무리했다. 결국은 Avanzado3에서 끝. 안타깝다. 한 달만 더 다니면 스페인어 전 과정을 끝마칠수있는건데.ㅠ가기전에 했던 작별파티엔 각자 자기나라 음식을 요리해서 나눠먹었다. 종종 그리고 이 날도 내게 당근케이크를 만들어주신, 가끔 초대해 요리도 해줬던, 날보면 너희엄마가 걱정 많이할테니 자..

근황 및 잡담

* 이번 6일은 내 생일이었다. 이제 내 나이 만 26살. 이건 음모다. 이번 생일은 페루의 마지막 생일이니만큼 스스로 잘 챙겨야지, 했는데 진짜로 고맙게도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줬다. * 생일 하루 전인 5일 밤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필란드, 스페인, 독일, 페루, 덴마크 등 각국의 사람들이 Anne네 집에 모여서 와인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다 비틀즈 50주념 축하공연에 갔고 신나게 노래하고 이야기하다가 12시 정각에 모두들 날 한 번씩 안아주고 양 볼에다가 Beso해줬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은 건 또 처음이다. 생일 당일날엔 한국과 스리랑카, 필리핀 등 반가운 사람들한테 전화로 축하받고, 일어나서는 홈스테이 가족들이 한 명씩 부둥켜안고 Beso를 해주고 내게 얼마나 많은..

잡담

1. 화분을 샀다. 이름은 "초록"이라고 붙여줬다. 식물도 관심 갖고 말 걸어주면 좋아한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안녕 초록아 올라 께딸?!" 꼬박꼬박 인사도하고 온실안의 화초가 되게하지말자! 라는 맘으로 자외선 좀 쐬라고 늘 창가에다가 바람도 쐬주고 물도 주는데 자꾸 잎사귀가 시들시들해서 속상해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진드기들이 있었다. 진드기들을 보고 화가 나서 면봉으로 진드기들을 다 걷어내고 모조리 사형시켰다. 2. 수요일엔 애들때문에 그리고 학교 동료들땜에 마음이 좀 별로였었다. 답답해서 학교 위층에 올라갔더니 동네 전경이 확 보인다. 해도 안 뜨고, 개는 많고, 자꾸 피곤하고 등등 "아 이게 뭐야!!" 혼자 이러면서 올라갔는데 지금 보고 있는 사방에 보이는 이 갈색전경이 회색전경이 평생 그리울꺼라..

9월 셋째주에 했던 생각.

1. 완전웃긴광고 페루 사람은 정말 친절하다. 특히 길을 물어보면 얼~마나 친절하게 알려주는지. 광고에 나오는 저 Seguridad 페루 청년이 융가이 설명해주는 모습은 절대로 오바가 아니라는거. 마지막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습니다. 라는 문구.광고보고 웃겨 죽는줄 알았다. 역시 이 곳은 알레그레해. 2. 웬 러시아 여자가 2012년 9월 21일 리마의 대지진을 예언했다. 뉴스 좀 볼까? 하고 TV를 틀면 쓰나미가 몰려오는 영상, 대지진으로 리마의 온 땅이 다 들리는 시뮬레이션이 나온다. 게다가 그저께와 엊그저께는 연속으로 지진이 두 번이나 났다. 어느 정도로 뒤숭숭하냐면,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내일 지진으로 우리는 모두 죽을테니 살아있을동안 즐겨야한다며 오늘 몇..

9월 2주차 근황

1. 출근하는 길은 늘 착찹하다. 기관 가는 길이 좀 너덜너덜하게 느껴지는만큼 해도 안 뜨니깐. 오전엔 좋은 곳에서 각 나라의 높은 위치에 있는 외국인들과 있고, 오후에 조금 가난한 동네에서 일하는 내가 좀 이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한 지역에서 30분 거리에서 보이는 이런 빈부격차니 어쩔 수 없는 거라는 혼자만의 자기 합리화를 가지기도 하고. 이제 60일정도밖에 안 남았다. 2. 이번주는 저번주에 배웠던 것을 이용해서 새로운 예제로 복습을 시켰는데..... 정말 기억하는 애기들이 10%정도밖에 안되고, 여기저기서 Miss Miss Miss Yunaaa만 외쳐댄다. 그래도 이번주는 구두시험도 무작정 쳤고, 전교생중에 양손을 이용해서 이제 자유자제로 타자를 치는 애기가 생겼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니깐 지금..

주말근황

1. 남미사람들이 무척 밝고 역동적이라고 느낄 때 중 하나는 바로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리듬에, 그 흐름에 온 몸을 맡긴다는거다. 정말 영화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간혹 버스에서 이런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은 정말 일제히 발을 쿵쿵 거리거나 손가락이나 고개를 까닥인다. 주말에는 공원에 모여 나이드신 노년층의 분들이 노래에 맞추어 자유롭게 춤을 추신다. 흰 머리가 지긋하셔도 너나할꺼없이 손을 맞잡으시고 즐겁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춤에 몸을 맡기는 모습을 보면,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신선하고 아름다워보인다는거. 하지만, 음악이 나오면 나도 어느새 몸이 촐싹촐싹 거리는걸보면 잘 적응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 일주일동안 열심히 살았던만큼 휴식기간이 얼마나 달고 달았는지. 짧은 휴식의 달콤함은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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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관에서 수업을 하는데 하도 질문이 많길래 "나처럼 하라고, 나처럼 나처럼 나처럼!!" 이랬더니.단체로 "나처럼 나처럼 나처럼" 이러고 날 따라하며 키득키득 거린다....마음속으로 "인내"를 수십번을 되내이는데 갑자기 Tatiana가 뜬금없이 외친다. "미~쓰 한국가지 마세요~" 열심히 수업 따라오는 줄 알았더니만 낙서중이었구만? MIS NO SE VAYA (미쓰 가지마요.) 으이그~ㅋ 2. 선생님들 수업은 평소보다 어렵다. 선생님들을 대체 내가 뭐라고 가르치고있나........ㅜㅜ준비도 많이 해야하고, 괜히 수업하면서 떨리고. 말 틀리면 바로 지적받고, 말 똑바로 하려고 신경쓰다보면 정보전달에 지장이있고, 목요일 오후 1시는 늘 멘붕상태다. 그런데....참~ 시간 맞춰서 오지 않는 선생님들~^^ ..

휴일간의 근황

1. 한국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이제 진짜 돌아가는구나. 전혀 끝날것같지 않던 막연했던 2년이 점점 끝을 향해간다. 가슴이 두근거린다고해야하나. 그리운 사람들이 있는 조국으로의 귀환과 그리울 사람들을 두고갈 페루. Compré mi pasaje para regresar a Corea. De verdad. Voy a regresar. Aunque pensaba que mi vida de Perú nunca terminaría, mis tiempos largos de Lima están terminando. Creo que hay unas mariposas en mi corazón. Regreso a mi país en que mis personas extrañas están y dejo mi segu..

120818 근황

1. 학교개학 짧은 겨울방학이 끝이 났다. 개학 첫 주는 항상 부산하니, 첫주만 수업을 쉴까 하다가 꼬맹이들 얼굴도 보고싶고 룻 아줌마 기관장까지 와락 보고싶은 마음에 학교수업 같이 시작. 혹시나 까먹지 않았을까 했는데 복사는 ctrl C 붙여넣기는 ctrl V를 기억한다. 미술시간에 만들기를 했는데 나 주려고 필통을 만들어 온 꼬맹이들도 있다. 우유비린내가 폴폴 난다는 함정이 있지만. 어쨌든 귀여운 꼬맹이들. 빨리 교재 만들기를 완료해서 복사해서 돌려야겠다. 2. 버스파업 그제는 버스들이 몽땅 파업을 했다. 그래도 친절하게 버스 기사들은 파업을 하기 전에 버스 뒤에다가 파업할꺼라는 알림장 같은걸 붙이고 다닌다. 버스 파업의 이유는 정부기관의 새로운 벌금제도 때문. 자세한건 아무래도 신문을 좀 찾아서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