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으로 짐을 부쳤다. 어젠 하루 종일 짐을 싸고, 청소를 하고 물건을 보냈더니만 방이 텅 비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제 이 집, 페루에 있는 글 쓰는 이 곳 그니깐 이 내 방에서 잠을 자는 건 딱 8번밖에 안 남았다. 그래도 2년을 살았는데, 보낼 짐이 많겠지 했는데 막상 정리를 해보니 짐이 없다. 옷가지들도 2년을 내내 입어서 다 헤지고 너덜너덜해져서 버리고 갈 옷들뿐이고, 처음에 올 때 가져왔던 밥솥과 내 손때가 잔뜩 묻은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책들을 제외하곤 한국으로 보내는 순수 내 짐이 없다. 2년간 대체 어떻게 지낸거지?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아 페루. 오늘은 우체국 직원 아줌마와 대판 싸웠다. 나는 평화와 사랑을 전하러 온 봉사단원이지.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