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120818 근황

생즙 2012. 8. 18. 23:54



1. 학교개학



짧은 겨울방학이 끝이 났다. 개학 첫 주는 항상 부산하니, 첫주만 수업을 쉴까 하다가 꼬맹이들 얼굴도 보고싶고 룻 아줌마 기관장까지 와락 보고싶은 마음에 학교수업 같이 시작. 혹시나 까먹지 않았을까 했는데 복사는 ctrl C 붙여넣기는 ctrl V를 기억한다. 미술시간에 만들기를 했는데 나 주려고 필통을 만들어 온 꼬맹이들도 있다. 우유비린내가 폴폴 난다는 함정이 있지만. 어쨌든 귀여운 꼬맹이들. 빨리 교재 만들기를 완료해서 복사해서 돌려야겠다. 









2. 버스파업



그제는 버스들이 몽땅 파업을 했다. 그래도 친절하게 버스 기사들은 파업을 하기 전에 버스 뒤에다가 파업할꺼라는 알림장 같은걸 붙이고 다닌다. 버스 파업의 이유는 정부기관의 새로운 벌금제도 때문. 자세한건 아무래도 신문을 좀 찾아서 읽어야겠다. 요즘 이상하게 또다시 잠이 쏟아져서 신문이랑 뉴스를 좀 멀리했더니 스스로가 좀 멍청해진 기분이다. 








3. 스페인어공부



언어공부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될 태가 평생 업으로 삼아야 할 것 중 하나.^^  근데, 언어의 정체기가 온 것 같다.  델레시험의 충격인지 쳐다보기도 싫다. 학원 반이 올라가면서 수업도 빡빡해지고, 읽어야 할 텍스트들도 너무 어려워지고, 외워도 외워도 모르는 단어는 많고. 작문 숙제는 여전히 선생님의 코멘트가 잔뜩 달린채로....부진하고......






학원을 꾸준히 다닌 결과 드디어 고급반에 진학. 기본단계가 총 10반, 중급반이 4반, 고급반도 총 4반인데 드디어 고급1반에 들어왔다. 처음 학원을 다닐 때에는, 나도 외국인이면서 외국인들 사이에 있는게 울렁거려 쉬는 시간에 총알같이 선배단원 언니들을 찾아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함께 학원 다니는 단원들도 없고... 쉬는 시간마다 같은 반 외국인들이랑 잡담을 하거나, 스터디 계획을 세우거나 혹은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여기서 배우는 것 중 하나는 내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내 의지로 손을 들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수업 점수가 팍팍 깎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한국에 있을 때에는 "ㅇㅇ씨 생각은 어때요?" 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는 굳이 적극적으로 뭘 하지 않았는데 한국에 돌아가서도 까먹지 말고 뭐든 적극적으로 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4. 대사관 행사 



815광복 행사 때문에 대사관저에서 한식행사가 있었다. 리마 여단원들은 모두 한복을 가지고 출동을 해야했고, 내가 맡은 파트는 비빔밥 파트. 각 사모님들과 같이 비빔밥을 비비고 나눠주고. 태권도 단원들이 시범을 보이고, 리마 남단원 몇명은 페루의 코스타 전통춤 마리네라도 췄다. 









5. La Punta 방문



저번주에는 싼도르와 에두, ㅅㅈ언니와 같이 라 뿐따에 다녀왔다. 거의 1년 반만에 다시 온 라 뿐따. 처음에 싼도르와 왔을 때에는, 내 거지같은 스페인어때문에 사전이 없이는 대화를 할 수가 없었는데.ㅋㅋ 싼도르와 시간 참 잘 간다며 히히덕거렸다. 






이 날은 싼도르가 회색 비니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싼도르는 털이 많아서 면도를 안하면 턱에도 턱수염이 잔뜩 목과 가슴에도 털이 무성하다.  그런 싼도르가 회색 비니모자에 털이 무성해져서 나타났는데.... 싼도르한테 "영감"이라는 단어를 알려줬다. 한국에서는 할아버지들이 너처럼 회색모자를 쓰고 기차역에서 많이 쉬신다고. 






어디서 배워왔는지 내게 "넌 할.머.니.야" 라고 외쳤다. 


30분동안이나 보트를 탔는데 ㅅㅈ언니의 애교 덕택에 12솔에 보트를 탔다. 야호. 








6. Edu와의 대화



Edu는 아마 한국남자였으면 인기가 많았을꺼다.  Zandor는 한국인으로 안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에두랑 대화를 하다보면 내 딱딱한 두뇌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다. 아는것도 많고, 박식하고 똑똑하고,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아는 에두. 






에두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하려면 꼭 생각을 해야한다. 이번에는 에두와 한국인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페루 사람으로써 한국인을 바라보면 에두의 의견은 꽤나 흥미롭다. 에두랑 이야기하다가 난 뭔가 깨달음을 얻는 입장. 

에두가 돌아가기 전에 페루 친구들. 싼도르와 본인 뿐만 아니라 "내사람" 이라고 말할 수 있는 현지인들과의 만남을 많이 갖고 돌아가라고 충고해줬다. 고마워 에두. 






7. 학원 친구들. 



요즘엔 브라질여자 마라와도 부쩍 친해져, 학원이 끝나면 독일인 안네와 마라와 셋이서 집까지 슬슬 걸어간다. 삘 받으면 셋이서 장도 보러 가고, 배고프면 무료 시식도 하고. 학원이 좀 진정되면 다같이 델레 공부를 하기로 했다. 한국 돌아가기 전에 안네가 우리 기관에 한 번 온다고 한다. 꼬맹이들이 독일인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요즘 러시아인 마리아는 내 흉내 내니라고 바쁘다. 접때, 학원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술을 마셨는데. 시간은 늦었고 이야기는 너무 심오해서 결국 잠을 이기지 못해서 꾸벅꾸벅 졸았었더니만 고걸 가지고 엄청 놀려댄다. 흑흑. 게다가 와라스 다녀온 이후로 코가 심하게 탔더니만 코알라고 놀리며, 학원만 오면 내 코 상태 먼저 살핀다. 흑흑. 







우리 반에 한국인이 나까지 총 3명이다. 나와 수녀님, 그리고 우리 엄마뻘되는 마르타라고 불리는 어머님이 한 분 계시는데 저번주에는 한국인들끼리 차 한잔 하자고 하셔서 함께 차를 마셨다. 알고보니 마르타 아주머님은 남미로 선교나오신 목사님 사모님이셨다. 칠레에서 11년이었나? 아무튼 남미생활이 21년째라고 하셨다. 대단하신 분이다. 








8. 한국음식. 




저번주에는 교회에서 오징어 젓갈이 나왔다. 페루에 나와서 처음보는 젓갈이다. 흥분해서 젓갈을 엄청 먹었는데 고춧가루때문에 속이 많이 안 좋았다. 저녁에는 떡볶이를 먹었는데, 흥분해서 과식을 했더니. 과식에 고춧가루에 오랜만에 매운 음식을 먹어서 속이 많이 놀랐는지 며칠을 끙끙 속앓이를 했다. 한국에 돌아가도 오랫동안 매운 음식은 잘 못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9. 분수공원



몰랐는데, 리마에 있는 분수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어제 저녁에는 바람쐴꼄 ㅂㅇ이랑 분수공원에 다녀왔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오랜만에 내 생활반경에서 벗어나 멀리멀리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니 좋았다. ㅂㅇ이는 날 볼때마다 그만 동네에 쳐박혀있고 쫌 나오라고 한다. 수르꼬에도 단원 좀 보내줬으면 좋겠다. 










10. 운동


요즘은 일주일에 4번은 아침 5시 30분 기상. 헬스장에서 꾸준이 공복운동을 하고 있다. 그만큼 잘 먹는다는게 함정. 

운동을 하면 게을러질 수가 없다. 일정한 시간에 헬스장에 가니 슬슬 헬스장 사람들이 알아본다. 

그래도 헬스장을 가기 전까지의 자신과의 싸움이란. 에휴. 











11. 마무리


한주가 끝나간다. 이번주는 낮잠을 참 많이 잤다. 밤에도 자고. 해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날씨는 추우니 자꾸 침대 속으로만 기어들어가고. 엄마아빠가 전화해도 무기력하기만 하고. 아무래도 잠이 문제인 것 같다. 커피 끊지말고 원래 마시던데로 마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