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잡담 29

20110515 조금은 심오한 근황일기

1. 한국의 가을과는 다른 페루만의 가을. 한국이 지금 본격적인 봄으로 젖어들고 있는데에 반해서, 리마는 가을이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이고, 나 또한 스카프를 두르거나 털모자를 쓰지 않으면 몸이 달달달 떨릴 정도다. 물론 밤에 잘 때는 꼭, 전기 장판을 틀고 잠을 자야한다.한국이었다면 알록달록한 단풍나무와 도시락을 싸들고 어디론가 단풍놀이를 갈 계획을 했겠지만, 페루에서는 단풍을 본 기억이 없다. 은행나무는 물론 빨갛게 익어가는 단풍나무도 없다. 예전에 이 지역이 잘 사는지 알기 위해선 나무가 얼마나 심겨져 있는지로 판단하면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무가 많은 곳도 늘 동일한 초록색이다. 간간히 심겨져있는 화단의 꽃들을 제외하고는 단풍은 없는 것 같다..

110503 즐거움 가득한 근황 그리고 고민 두가지 얼굴

저번주 일요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 그래서 이번주 월요일은 기관이 쉬는 대신에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생들은 수업을 한 시간씩이나 더 길게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피곤할테니 오후 수업을 하지 말자고 하셨다. 마음이 꼬여서인지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저 컴퓨터 교체인 것만 같아서 또 내심 속이 상할 뻔 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게속 집에서 쉬다 갑갑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Ayer fué el día del trabajador por eso no trabajo hoy dia. También el direcor me dijó, ¨En esta semana, los niños tenerán que estudiar mucho por eso ellos van a estar cansado mucho...

20110416 요즘 이야기

요즘엔 집에만 오면 정말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학교다니면서 밤새 과제하고 프로젝트 할 때보다는 훨씬 호강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왜 체력은 자꾸 바닥이 나는건지- 하고 생각을 해보다가 결국 운동부족과 군것질과다 라는 결론을 내고 당분간은 과자를 먹지 말아야겠다. 한국에선 과자는 잘 안 먹었는데 여기 와서는 과자를 꽤 자주 먹는다. 햇빛이 뜨거워서인지 갑자기 막 당분이 필요한 것 같아서 길에서 초콜렛을 사서 먹곤 한다. 아무튼 적도 근처라 그런지 정말 해가 쎄긴 쎄다. 멋이 아니라 썬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머리가 온종일 띵해서 핸드폰은 두고 다녀도 선글라스는 꼭 가지고 다닌다. Estos días, siempre me acostaba después de mi trabajo. Antes cuándo era ..

삶에 관한 나의 생각 [La vida]

어제는 프랑스 봉사단원들의 공개활동발표가 있었다. 나는 이주일이란 시간동안에 녹초가 되었고, 그동안 화나는 일들도 많이 겪어서 벌써부터 얼굴 붉히는 일들도 여러번있었다. 그래서 회의감을 느끼던 찰나에 프랑스 봉사단의 공개발표회 소식을 들어서 퇴근하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바로 발표회 장소로 갔다. 우리 코이카 리마 단원들도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ㅈㅇ언니와 유관리요원님 이렇게 셋뿐이었다. 어쨌든 아레끼빠길(Av.Arequipa)에 있는 한 학원에서 발표가 이뤄졌고 봉사 단원 중 세 명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서 다큐멘터리식으로 보여줬다. 이전부터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프랑스와 유럽에서 온 단원들과 미국의 피스콥단원들은 여기 리마에서 꽤 많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난하고 가난한 동네로 ..

I got it !

Dont' bother just to be better than your contemporaries or predecessors.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 -William Faulkner 어제의 SCJP 시험을 마지막으로 동계교육 과정은 끝났다. 시험을 마치고 선생님께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매일 서로의 일상을 아주 다 알고 지냈던 친구들하곤 이제 언제 또 이렇게 함께할 수 있을까? 이 강사님하곤 죽기전까지 한 번은 마주칠 수 있을까? 어쨌든, 난 SCJP 자격증을 따는데 성공했다. 비록 전산 쪽에서는 쳐주는 자격증이 아니라고들 하지만, 이렇게까지 감동스러운 이유는 -_- 덤프만 있으면 붙을 수 있다고 해서 쉽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애들은 쉽..

상처

상처가 났다. 작은 상처지만 소독하면 엄청 쓰라리니깐 겁이났고 워낙 작은 상처라서 괜찮을 줄 알고 내버려뒀는데 점점 상처부위가 넓어지더니 퉁퉁 부었다. -_- 그래서 당황해서 소독약으로 며칠만에 소독을 했다. 그랬더니 상처부위가 부글부글 끓었다. 신기했다. 엄마아빠가 자리에서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눈치를 챘다. 그래서 상처 부위를 보여줬더니 엄마가 미련하다며 화를 내셨다. -_- 이게 왜 이지경이 되도록 냅뒀니 하시며 파상풍으로 도지기 전에 빨리 병원에 가란다. 막 겁을 주셨다. 아. 상처는 작든 크든 내버려둔다고 회복이 되는건 아니구나. 무섭다고해서 작은거라도 해가 되는것은 그대로 방치하면 안되겠다. 아, 난 세상에서 병원가는게 제일 싫다. ㅠㅠ

08.11.24 일기

사람은 글 쓰기를 통해서 자기치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글은 그 사람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정말 존경하는 윤미연 교수님께서는 마음에 화가 있고 분노가 있을 때는 잠시 글 쓰는 것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글을 쓰는 연습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로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하고 있다. 글을 통해서 내 인격과 내 생각이 흘러나간다는 것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여러모로 벅차게 느끼는 월요일이었다.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를 가려니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다. 너무 추해서 모자를 뒤집어쓰고 학교에 갔다. 어렵게 어렵게 수업을 다 듣고 나서 힘내서 학교에 갔는데 ㅊㅁ이가 계속 힘들다고 징징 거렸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들 때문에 박탈감..

08.11.21 일기

저번 자바 과제와 MFC 이후로 이렇게 순수 c소스로만 긴 소스를 작성한 것은 처음이다. 어쨌든 나는 해냈다. 오늘 수업 중에도 같이 수업 듣는 애들이 모두가 제정신이 아니었다. 절반은 이미 그냥 수업을 아예 포기 한 상태였고, 명석하고 똑똑한 아가들은 귀엽게도 과제를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오늘 체면 불구하고 이 아가들한테 물어보고 물어보고 계속 물어봤다. 저번주에는 교수님한테 개무시를 당한데다가 나이 어린 아가들한테까지 물어보고 있는 내 모습. 계속 발생하는 error들 버전낮은 visual c++ 에 허덕이고 밤에 두 시간 좀 잤나? 아무튼 이러고 사는 내 모습에 이렇게까지 찌질하게 전락해야하나? 라는 생각에 좀 슬펐었다. 수갱이한테 고마웠던게 어제 자기의 한 예를 들어줘서 지금까지 쌓아..

뿌듯.

성공이다. 돌아간다. 정렬이 맞게 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된다. 어쨌든 된다. 과제 하나는 끝냈다. 어휴. 정말 다행이다. 생각보다 쉬운 거였다. 교수님이 알려주신 알고리즘 소스를 c방식으로 고쳤더니 어쨌든 실행은 됐다. 맞겠지 ㅜㅜ 아 컴파일 이후 warning이 하나가 떠서 정말 걱정했는데 다행히 Link 과정에서 어떻게 잘 연결이 됐다. ㅜㅜ 가슴이 크게 내리앉았다. 너무 기쁘다. 이번 학기 가장 후회가 되었던 것은 바로 이 알고리즘 수업을 수강했다는거. 근데, 어쨌든 알고리즘 과목은 엄청 어렵긴 하지만 과제 이후 가장 큰 쾌감을 느끼게 한다. 떨린다. 오늘 수업은 역시 빡쎘다. 이상하게 월요일은 정말 성적을 가지고 견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종종 수업듣다 시험에 들고 만다. 난 이래서 여학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