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잡담

생즙 2012. 6. 11. 16:08


1. 또래 현지 친구들 





친구 싼도르는 까졌다. 



페루남자답게 3시간에 한 번씩은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

사랑에 빠졌다하면 잠을 잘 수 없다며 아주 기나긴 장문의 문자가 온다. 

굉장히 진지한 글인데, 너무 느끼해서 웃음이 나온다. 




뜬금없이 생전 담배를 안피던 애가 담배를 피지를 않나.........^^ㅋ

(일 년에 한 두번 피는 담배라고 했다ㅋㅋㅋ)




싼도르가 한동안 내게 페루에 왜 왔는지 몇주동안 꼬치꼬치 물어봤었다. 

그러더니 얼마전에 내게 Idealista라는 멋진 단어를 알려줬다.

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싼도르는 제법 듣기에 멋있는 말을 하곤 한다.





사진에서 늘 등장하는 저 간판 싸마. 싸마는 내가 자주 가는 카페다. 어쩌다보니 레베카라는 알바생과 친해졌는데. 

얼마전에는 생일에 초대가 되어서 같이 식사를 했다. 레베카는 고맙게도 영화를 보러 가자는 등 

요즘 내게 종종 연락을 해준다. 비슷한 나이대 친구는 싼도르 뿐이었는데 동성 페루친구가 생겨서 너무 좋다. 







2. 아마 귀국 전 마지막 공식모임 




저번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건강검진 및 분야별 회의가 있었다. 동기들이 모두 리마로 올라왔다. 신났다. 



신규훈련때처럼 다같이 몰려다니면서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니고, 

연락하면 다 같은 장소에서 모일수도 있고, 

예쁜 가게도 구경다니고, 사진도 찍고. 



처음왔을때와는 많은게 달라졌지만. 

우리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이상을 바라고 온 사람들이라는것만은 그대로인것 같다. 




있는동안 신나게 즐겁게 웃고 떠들고 하루 눈뜨자마자 하루가 끝이날때까지 함께 있다가 갑자기 동기들이 모두 가 버리니 마음이 말도 못하게 허하다. 아마 현지평가회의가 10월에 있지 않는한 동기들이 모두 모이는 건 귀국때겠지. 

세삼 맘이 씁쓸해서 더 즐겁고 즐겁고 즐겁게 지냈던 것 같다. 






3. 분야별 회의 후 수업은 어떻게 할까? 




   




페루에 있는 전 컴퓨터 단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각자 수업하는 방식, 고민하는 것들을 나눴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각자 조금씩 파트를 나누어서 교안을 만들기로 했다. 



공통적인 의견으로는 페루 사람들이 "왼쪽과 오른쪽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 

드레그와 더블클릭, 그냥 일반클릭 구별을 잘 못한다는 거.. 등등 그래서 이런 마우스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고맙게도 다른 단원분들께서 각자 가지고 있는 좋은 자료들을 공유해주셨다. 한 사람당 거의 10G씩!!  



뿐만 아니라, 여러 동영상 자료도 많이 받아서 한국 IT에 대한 홍보영상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매우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남은시간을 잘 보내고 가야지.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과정보다도 더 중요한건 결과. 초심으로 돌아가되 끝을 생각해야겠다 이젠. 



 


4. 판단력에 관하여 







 










  출처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6676

-윤태호 [미생 36화 중 ]-






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웹툰도 참 좋아한다. 웹툰을 보면 작가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요즘 내가 자주 즐겨보는 웹툰은 윤태호 작가님의 "미생". 

정확히 1년후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곳에서 살고 있을까? 



페루에 와서 사는 동안 배운게 정말 많다. 

생각했던것과 달리 너무나 잘 사는 나라 모습에 회의감이 들 때가 참 많지만. 





5. 수녀님 



요즘엔 매일매일 수녀님을 만난다. 수녀님을 못 만나는 날은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학원에서 우연히 알게된 수녀님은 남미땅에 뼈를 묻으시러 왔다고 하신다. 



수녀님이 어느 날 지갑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되물었다. "아~ 깨고나서 찜찜하셨겠어요." 

그랬더니 수녀님이 말씀하셨다. "아뇨, 그냥 왜 내가 지갑을 잃어버렸지? 라는 생각만 했어요 ㅎㅎ" 

내가 벙쪄하니깐 말씀하신다. "그냥 이렇게 오늘 하루는 조금 더 주의하면서 보내면 되죠 ㅋ " 



어느날은 수녀님께 여쭤보았다. "수녀님은 맨날 수녀복만 입으셔야하고, 제제도 많으시고 답답하지 않으세요?"

수녀님이 대답하셨다. 수녀가 되었다고 해서 결혼을 제외하고는 돌아다니고 싶은데로 움직일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원하면 공부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다고. 



수녀님의 생각은 정말 항상 크다. Think Big. 





6. 



오늘 주일예배말씀 주제는 "소망을 하나님께" 였다. 

사람은 분명 희망과 소망을 먹고 사는 존재이라 절망이 오고나면 살인적인 추위보다 무섭다고 하셨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환경 조건이 아니요, 우리 사람들은 분명 서로 사랑해야 할 존재지만. 

우린 서로의 인생을 책임져 줄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린 분명 사랑하며 살아야한다고. 



하지만 막연한, 그저 막연한 소망을 가지고 "한번만 더. 이번만"을 반복하며 사는 것은 어쩌면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걸 수도 있다고 하셨다. 혹은 시간의 영향을 받아 이루지 못하는 소망도 있다며, 재물에. 내가 더 갖기 위해서. 더 지니기 위해서. 

소망을 두는 일에도 경계해야한다고 하셨다. 



진짜 사람을 그저 의지하지 않되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약한 사람들이니 미운 마음도 털털 털어냈으면.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내가 이젠 내꺼말고 당신의 것을 사랑했으면. 

힘들어질때마다 혹은 우울해질것만 같을때마다 항상 즐거워하라고 하셨던 말씀을 기억하며 살았으면. 

억지가 아니라 정말 그 분 안에서 항상 즐겁고 기뻐할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