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빈부격차 - 빈층. 그리고 의료캠페인.

생즙 2011. 12. 19. 18:56



리마의 빈부격차는 꽤 크다. 리마 외관에는 약 54%의 가난한 사람들이 산다고 하던데 그 이유를 알았다.

파차쿠텍이라고 이전에 방송국 m사에서 촬영왔던 리마의 최고 빈민층이 몰려사는 동네에서 의료캠페인을 했다. 사전답사를 위해서 사무소 직원 2분과 함께 하루 먼저 둘러보러 갔는데 나는 태어난 이후로 이렇게 가난한 학교는 처음 봤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눈 앞에 펼쳐져있는 따닥따닥 붙어있는 집들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다.







 

 



먼지도 많고 포장 되지 않은 길을 차를 타고 털털털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웬 판자로 담벼락을 만들어 놓은 학교가 나왔다. 가난하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판자로 만들어진 학교와 학교 전경에 많이 놀랐다.



학교 앞 전경. 이 판자떼기들이 학교 담벼락이다. 길도 흙색 담벼락도 흙색, 집들도 흙색. 리마 안에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음식 파는 작은 마차. 황량한 이 곳에 벽화를 그렸으면 하시던 부소장님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저 위에 달린 까만색 드럼통은 물탱크다. 그 앞에는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가 있다. 보통 아이스크림 가격은 1솔(400원)인데, 파차쿠텍에 사는 사람들은 한 가족이 하루에 5솔을 가지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가족에 약 2,000원.




페루는 여행국가로 유명한 곳이지만. 페루에서 산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다가올 때가 너무 많다. 이번 의료캠페인은 의사분들의 진료 이외에도 나무심기, 도서관 만들어주기, 손씻기/양치 교육이 있었다.

 

 



이건 교실이다. 중학교 2학년 짜리들이 공부하고 있다.



학교 안에 있는 휴게실 같은 곳인데, 바닥에 쓰레기로 난장판인데 애들 그 사이에서 간식 같은 걸 먹고 있었다.




학교 매점 앞에서 어김없이 돌아다니는 개. 나는 이 날 손씻기 교육을 담당했는데 "개를 만지고 나서는 꼭 손을 씻을것"을 노래로 만들어서 알려줬다. 다행인 건 학교에 물탱크가 있어 손을 씻을만한 물은 있다는거다. 물이 너무 없어서 손도 씻을 수 없는 형편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화장실에는 문도 안 달려있다. 손 씻을 수도꼭지는 단 두 개. 남자 화장실 앞, 여자 화장실 앞.

 



황량하다. 어쩜 이렇게 황량할 수 있지??? 진짜 마음이 아팠다. 속도 상하고.





바깥에 나무를 심으면 누군가 나무를 훔쳐간다고 해서 결국 학교 내부에 나무를 심었다. 물도 주고 잘 보살펴줘서 크게크게 자랐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사막기후인 리마에 나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실 하나를 도서관으로 꾸며놓았는데 여기에 대한 에피소드도 있다. 학생들이 책을 두고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를 주문해 달라고 현지인 디렉토라에게 미리 이야기를 해뒀는데, 가구점에 가보니 웬 쪼끄만 식탁 두 개를 주문해뒀었다. 결국은 책상도 다시 주문하고 페인트칠도 다시 했다. 아마 나이가 40이 넘은 어른이었음도 불구하고, 이런 걸 본 적이 없었을 꺼라고 생각한다. 모르기 때문에 그런거다. 

우리가 꾸며준 도서관을 책을 아낀다고 못 보게 할까봐서 혹은 선생님들이 홀라당 가져갈까봐서 걱정이 되어 내내 당부하고 왔다. 정말 책 관리도 잘 하고 학생들이 책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답사를 다녀와서 소피아 언니랑 아마조니아 서점에 가서 백과사전이랑 지구본들, 책들을 잔뜩 사왔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걸 꽤나 좋아해서, 지금도 습관적으로 항상 책을 본다. 책 속에서 아이들이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책은 정말 인생의 스승인데.  

 


의료캠페인은 다섯 분야로 나눴다. 의료분야를 담당하는 5명의 의사쌤들과 2명의 간호사 언니들. 나무심기, 손씻기와 양치 교육, 도서관 만들기, 보물찾기 후 선물 나눠주기. 나도 나무 심는 일을 쪼끔 거들다가 손씻기 교육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캠페인 같은 행사를 좋아한다. 물론 캠페인을 하면서 수혜를 받는 사람들이 너무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입장이 되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한 고민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있었던 손씻기 교육, 식목일에 나무 심던 캠페인, 성교육 등 여러 캠페인들이 아직도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어서 지금도 영향을 미치는 걸 보면 분명 캠페인은 어렸을 적 나 같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꺼라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듯이 정말 모두가 열심히 했다. 소장님부터 단원들, 현지봉사자들까지. 정말 넓은 땅에서 한 작은 캠페인이지만 어느 누군가한테는 위로가 되고 자극이 되고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