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수진언니의 기증식

생즙 2011. 9. 10. 23:46


어제는 특수교육 단원 수진 언니의 기증식이 있었다. 오전에 학원 시험이 있어서 급하게 시험만 치고 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에 그만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조금 늦게 도착했다. 기증식이란 현장지원사업을 하고 나서 이 사업 결과물을 학교에게 기증하는 행사를 뜻하는데, 특수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언니는 학생들을 위한 놀이터를 지어줬다.^^




학교에 도착하니 기증식이 한창이었는데, 우아하게 한복을 입은 언니는 참 예뻤다. 리마답게도 이 경사스럽고 감동스러운 날에도 하늘은 여전히 회색이다.






이 놀이터 벽화는 리마에 있는 여자단원들과 San marcos 대학에서 활동하는 우진언니의 페루 학생들이 함께 그렸다. 새로온 신규 단원 집 구하는 걸 도와준다 어쩐다 해서 나는 단 하루만 도와줬지만, 그래도 놀이터에 그려진 벽화에 내 손길도 묻어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가슴도 벅차고 두근거리기까지했다. 이후에 나도 프로젝트 때 교실 벽화를 그리는 일에 선생님들을 동참시키는 건 어떨까 싶다.



아, 그리고 늘 우중중하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리마의 기후를 고려해, 놀이터 기물들이 파손되지 않도록 언니는 위에 큰 천막을 쳐놨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잔디도 깔았다. 언니의 마음씀씀이와 일하는 방식은 정말 본받아야한다.



언니의 기증식은 꽤 컸다. 언니 학교 측에서 준비한 것도 많았고말이다. 코이카 사람들을 위해서 식사까지 준비한 건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언니네 학교 아가들, 선생님들이 모여서 춤과 연극을 공연했는데 오늘을 위해서 정말 오랜 시간을 준비해왔구나 싶었다. 거의 끝날 쯤에는 코이카의 태권도 단원들의 시범 공연이 있었고, 페루의 할머니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페루 춤을 추셨다.


언니의 기증식은 무사히 그리고 기분 좋게 잘 마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