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페루의 독립기념일 2

생즙 2012. 7. 31. 00:51




리마 이곳저곳이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며 들썩들썩! 





   

   





작년 독립기념일에는 브라질 길에서 하는 행진을 봤었는데, 올해는 행진구경은 뉴스로만 했다. 

신기한건 현지인들도 행진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는거. 

교회끝나고 언니들과 신나서 공원에 선 장구경. 페루 곳곳에서 질 좋은 특산품들이 올라와 5일까지 장이선다. 






   






오후에는 싼도르와 에드와르도, S언니와 리마 센트로에 있는 박물관에 갔다. 

이탈리아 예술 박물관이 가고 싶다고 졸라 갔는데, 원래는 오래된 작품들이 있어야할자리에 웬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옛것들, 오래된 고풍스러운 것들 좋아하는 산도르는 박물관 안에 있는 내내 뚱한표정.






   





미술전공이 아니라 이름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저 스프레이같은 페인트랑 불로 그림그리는 현지인.

갑자기 추첨권을 주더니, 당첨된 사람에게 저 그림을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오.

나랑 S언니는 개인적으로 저 폭포수 앞에 서 있는 연인 그림에 꽂혀서 냉큼 추첨권 받았는데.

추첨권 응모하는 대신 1솔 내라는 말에 뒤도 안 돌아보고 냉큼 그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원래 가려고 했던 MALI 박물관. 

독립기념일이라 공짜라고 사람들 저렇게나 줄 많이 서 있다. 귀여운 페루 사람들. 

저 긴 줄을 과연 기다려야될지 말아야될지 에드와르도와 싼도르 논쟁시작. 



나중에 이탈리아 예술 박물관에 예전처럼 오래된 보존된 그림이 돌아온다고 한다. 

싼도르가 그 때 되면 다시 그림 보러 오자고 하며 일단 오늘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철수했다. 






      





센트로에 있는 내내. 에드와르도는 굉장히 철할적인 질문을 많이한다.

싼도르, 에두 둘 다 문학전공자들이라서 굉장히 철학적이고 심오하다. 좀 어렵다. 




어쨌든 입으로 대답은 했지만 뒤따라오는 말못할 여러가지 생각들. 




왠지 나만 좋은 구경 다 하고 다니는 거 같아서 엄마아빠준이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상하게 집에 있을때는 엄마가 얼마나 잘해줬는지 생각나서 엄마 생각이 나고ㅡㅡ

바깥에 여행이나 쏴돌아다니면, 한국에서 피터지게 열심히 살고있을 엄마아빠생각도 나고.




그래도 사람이 한 순간에 바뀌는건 절대 아니니. 돌아가면 또 난 제자리겠지 라는 생각.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이 길이 정말 옳은 길인지 아닌지에 대한 생각.







      

   





간단히 식사하고 다같이 야간 산크리스토발 투어. 야간에 가는 건 처음이다. 

밤에 쎈트로는 위험하다고들 하던데? 라고 물어보니.

옛날에는 치안이 정말 안 좋았기 때문에 나이 드신 어른들이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근데 싼도르는 자꾸 사진찍을때마다 안경 벗는다.  근데 자꾸 거슬린다.ㅁㅇㅀㅁ악악 ㅠㅠ

"아, 안경쓰라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오는걸, 

몇 번 말실수해서 싼도르가 화냈던게 생각나서

다시 꾹꾹 눌러담고 결국 말 못했다.^^ 






      






싼 크리스토발. 예전에는 이 올라가는 길이 참 무서웠다. 걸어서는 안 되는 길이라고 책에도 써 있었고. 

그런데 이제 페루에서 산 지 2년이 다 되어가니. 






공터에서 뛰어노는 꼬맹이들이 보이고.

농구를 하고 있는 청년들이 보인다. 

가게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어른들 모습이 보이고. 

정신없이 티비를 보고 있는 사람들 모습도 보인다. 

보따리 매고 산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페루 시골 아줌마 초리따들도 보인다.

내가 탄 봉고차한테 돌 던지다가 자기 엄마한테 디지게 혼나고 있는 꼬맹이도 보인다. 






사람 사는 모습. 어디나 다 똑같다. 

조금 더 많이 가졌는지 조금 가졌는지 그 뿐.

더 나쁜짓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 뿐.

내가 이 길을 무서워 했었다니. 사람은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답이네. 







어쨌든 올라가서 처음으로 산 위에서 리마 야경을 봤는데.

남산에서 서울을 보면 고층빌딩들 아파트들때문이 빛이 들쭉날쭉하다면 리마 건물들은 다 고만고만해서 빛들이 비슷한 높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까지 쭉 펼쳐져있다. 모두들 각자 저 빛 하나씩은 담당하고 감당하면서 산다는거다. 





라틴 아메리카에선 길이든 버스든 아무튼 장소 상관없이 아주 여기저기 사랑나눔을 하는 연인들이 참 많다. 

흥미롭다. 대놓고 앞에 앉아서 연인들 구경하다가 에드와르도한테 "우리 나라는 뚱뚱한 사람들은 남자친구 사귀기 힘들다." 라고 말했더니. 에두가 말한다. "왜? 이해 못하겠어. 뚱뚱한 여자들도 사랑할 권리가 있어!!!!" 





그러게 말이다. 






현지인 입장에서 저렇게 현지인들끼리 자기들끼리만 아는 대화만 하지 않고 외국인을 배려해주는건 정말 힘들꺼다. 

아무리 스페인어가 많이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내 언어가 아니니 아직도 버벅대는건 마찬가지니.

대화하면서 많이 답답할텐데, 이렇게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해주고.

어쨌든 7월의 마지막 날도 이렇게 가고 있다. 






이제 집에 가기까지 3개월. 약 100일정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