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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즙 2022. 7. 27. 18:55

큰아빠가 돌아가셨다. 부고 문자를 받고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아 종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퇴근하자마자 새벽에 문상을 갔는데 큰아빠가 왜 집이 아닌 장례식장에 계시지? 하는 생각에 좀 멘붕이 왔다. 향이 놓인 사진을 보니 현실감이 없으면서도 눈물이 났다. 큰엄마는 내게 마지막이니 큰아빠 얼굴을 잘 봐두라고 하셨다. 큰아빠가 너 참 이뻐하셨는디..맞지? 하시며.

맞다. 어른들 사정이야 어쨌든 큰아빠는 나를 꽤 예뻐하셨다. 알지만 나는 잘 해드리지는 못 했다. 큰아빠의 애정어린 오지랍이 불편하기도 했고 여러 얽힌 사건과 사정들로 좀 데면데면했다..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도 의술이 좋아졌고 암을 극복하는 경우도 많으니 괜찮아 지실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가 무심했다. 마음이 너무 저릿하고 아프다. 나는 그동안 내 하찮은 경험을 토대로 상대방의 마음과 건강까지도 속단할때가 너무 많았고 이번에도 역시 내가 틀렸다. 자책감까지 몰려와 좀 괴롭다. 너무 젊으신 나이에 돌아가셨다. 여러 감정들로 속상하고 슬프다.

얼마 전 방송에서 김상욱 교수님이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모든 죽음은 가장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자연으로 돌아간 후에 보이지는 않지만 원자의 형태로 영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위안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었다. 당시엔 잘 몰랐는데 이렇게 되니 그 이야기가 떠올라 계속 생각하며 마음을 추스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늘에선 부디 평안하게 지내시길.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