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2년 6월은

생즙 2022. 7. 11. 20:03


부지런히 지냈다. 그리고 배우자와 많이 놀았다.

그와 노는건 늘 재밌다. 6월은 그와 주말에는 카페와 빵집 투어를 했고 시댁에도 다녀왔고 저녁엔 이젠 루틴이 된 운동을 하고 밤산책을 했다.

여름 냄새가 나니 간간히 페루 생각이 난다.

후덥지근하지만 가로등으로 밝게 비춰진 공원에서 산책하던 사람들 모습이라든지 노상에서 장사하던 사람들과 그 사이에서 씩씩하게 돌아다니던 내 모습까지 떤올라 여름 밤엔 특히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



월 초에는 그와 골프장에 다녀왔다. 처음이라 많이 긴장하긴 했지만 아주 즐거웠다.

잔디에서 공만 띄워보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공은 잘 떴다. 그리고 마음의 준비는 했으나 공도 좀 잃어버렸다. ㅋㅋ 그래도 꽤 편안하게 쳤는데 경험자인 그가 매 홀마다 리드를 잘 해줘서였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치는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쳐서 부러웠다.

고요한 그림 같은 풍경 속에 그와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았다.


골프를 치고 집에 오는 길에 그가 찾은 가게에서 냉면을 먹었고 달달한 디저트도 먹었다. 슬슬 더워지던 참에 땀이 싹 식고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신나게 폭풍 먹방과 폭풍수다를 펼치며 낄낄 거렸다.

나는 다음엔 좀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그도 그럴꺼러고 응원해줬다.



시댁 행사로 시가 친척 모임에 갔는데 시조카가 편지를 써줬다. 해외에서 오랜만에 돌아와 남편인 삼촌에게 편지를 썼는데 고맙게도 내게도 직접 준비한 과자와 편지를 선물해줬다.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어린이한테 편지를 받았다. 어린이에게 받은 선물과 편지는 처음이라 좀 뭉클했다.

시조카들이나 지인들의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용돈을 줄 상황에 대비해 경조사에 갈 때는 여분으로 현금을 챙기는데 이렇게 준비한 현금을 애기들이나 어린이들에게 줄 상황이 오면 왠지 준비 된 어른이 된 것 같아서 뭔가 으쓱하다.



신설 부서로 발령이 나서 인원을 충원해야 했다. 인사팀에 티오를 올리고 원티드를 포함한 기타 등등의 여러 취업사이트와 헤드헌터들에게 보낼 JD를 작성했다.

공고가 올라가있는 동안 인사팀을 통해 이력서가 올라왔고 팀장님과 함께 이력서들을 검토하고 면접 인원들을 추려 실무 면접을 봤다. 구직 활동을 할 때도 에너지 소모가 심했는데 구인 역시 매우 힘든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내 마음에 들어도 다른 분들의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고.. 면접까지 끝났으나 연봉이 맞지 않는다며 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혹은 입사 후 OJT 기간 중 감당하지 못 할꺼 같다며 이틀만에 도망 간 사람도 있었다.



CTO 직속으로 발령이 나면서 임원실 앞자리로 옮겨졌다.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니 회사 생활에 미묘한 차이가 생겼다. 전에는 층이 달라서 일주일에 한 번씩만 뵈었는데 요즘엔 문이 열리면 노트북을 들고 우리 팀으로 오셨다가 옆에 오셔서 급 미팅을 하신다. 문제가 있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이 될 때까지 시간을 보냈다.

좋았던 점은 스스로 문제라고 인식하고 묻어뒀던 것들을 다 짚어주신것. 그래서 결국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개발했던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힘들겠다. 게다가 여기엔 이런게 좋다라며 여러 기술들을 제안해주시고 공유해주셔서 새로운게 등장 할 때마다 공부도 해야하고 잦은 미팅과 구인 그리고 개발 등으로 압박이 컸던 한 달이었다.

무사히 오픈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감당 할 수 있을만큼의 시련만 주실테니 지혜롭게 잘 감당하고 싶다.

그래도 내부에서 1차 오픈을 했다는게 이달의 성과. 7월은 트래픽 테스트를 해보려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네이버블로그에서 주간 일기 챌린지도 시작했다. 기왕 하는거 잘 쓰고 싶은데 시간에 치여 근황 정리하는데만 급급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 주가 끝날때즈음 이번주는 어땠나 하고 돌아볼 수 있어서 좋다. 6월은 어찌어찌 잘 썼으니 7월도 꾸준하게 써보고싶다.



덧. 그와 팬케이크를 해먹었다. 꿀과 버터와 딸기쨈 초고시럽 등등을 듬뿍 뿌려서 우유와 먹으니 진짜 맛있다. 팬 케이크 이외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와플도 먹고 열심히 달달한 것들로 일상을 채우며 잘 지냈구나.

7월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