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20427 4월 기록

생즙 2022. 4. 28. 19:04


골프입문기.

제작년부터 회사에는 골프 붐이 일었다. 평일 저녁엔  팀장님들은 실 임원들과 스크린을 치러 갔고 주말에는  1박 2일로 아예 필드로 나가곤 했다. 팀장님은 다음 날이면 오전부터 우리 팀원을 모아놓고 전날의 썰을 풀며 다가 니들도 미리 미리들 준비해놓으라는 당부로 끝맺곤 했다.



그 영향으로 나와 같은 직급의 팀원들까지도 하나 둘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아직 시작하지 않은 이들은 슬슬 마음이 급해졌다. 우리들끼리 술 한잔 하는 날에는 "ㅇㅇ이도 레슨 시작했다던데,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골프 시작해야 돼!" 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로 골프는 40살이 되기 전 꼭 미리 준비해야하는 숙제이자 필수 교양 같은 존재가 되었다.


비슷한 또래 직장인인 배우자 역시 마찬가지. 그는 작년부터 상사분들과 함께 필드에 다니고있어 결국 나도 입문 하게 됐다.




나중에 골프를 쳐야 할 때 적당히 칠 수 있을 정도로만  배우고 쉬자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안일한 생각이었다. 안타깝게도 골프는 이틀만 쉬어도 자세가 확 흐트러지며 티가 확 나는데다가 그동안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여기서 멈추면 안 하느니만 못 할 것 같아 결국 레슨을 연장했고 이런 날 위해 그가 고맙게도 골프채 풀세트를 선물해줬다. 에이 괜찮아 라고 했는데 막상 내 채가 생기니 좋긴 하다. 남편의 지인분이 골프공도 선물해주셨는데 아까워서 쓰지는 못하고 집에 잘 장식해둬야겠다 헤헤.


TMI. 구매한 클럽은 캘러웨이 2022 로그 맥스. 초보자 용으로 추천 받아 원래 사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몇 달을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직원에게 추천 받은 채들로 시타를 하고 골랐는데 그런 중에도 유틸은 며칠이 지나 택배로 받을 수 있었다. 채는 연습장에서 치던거에 비해 무게가 많이 무거워서 적응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잘못 샀나 싶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적응되니 다시 예전만큼의 거리가 나온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 ㅠㅠ


주말에 그와 처음으로 야외연습장에 갔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라고 연령대가 다양해서 놀라고 그리고 시설이 좋고 재밌어서 또 놀라고. 나도 그처럼 실력이 빨리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이번달은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특히 그와 같이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같이 저녁을 먹고 오거나 집에 와서 함께 식사를 준비해서 먹고 집 근처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했다.



특히 외식도 많고 퇴근 후 외부 데이트가 많았던 달. 4월 초만 해도 벚꽃이 많이 보였었는데 한 달 사이에 화단 곳곳에서 새로운 꽃들이 까꿍하고 피어있다.




과일을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했는데 꽤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나도 잘 챙기려고 했지만 그 역시도 내가 놓친 날엔 과일가게에서 포도를 가득가득 사오곤 했다. 사진은 아마 올해의 마지막 딸기.



작년부터 공부해야할게 너무 많다. 왜이리 기술은 빨리 변하고 문서들은 다 영어로 되있는건지. 퇴근 버스에서는 인강을 듣고 집에서 자기 전에 실습을 하고 (그는 옆에서 흥얼거리며 게임을 한다 -_-) 다음날 출근을 하면 전달 인간으로 들은걸 해보고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퍼포먼스를 내야하는데 하루가 지나면 전날 개발한 것들의 부족한 것들이 보이고 이게 쌓여 마음을 짓누를 때가 많아 밤잠의 질이 낮아졌다.


그래서 주문한 센트륨 구미. 하루에 두 알씩 먹어야하는데 하루 정량을 먹고 나면 또 먹고 싶어서 내일을 기다리게 된다.





쉴 때 만큼은 티비와 핸드폰 없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던 달이기도 하다. 노래를 틀고 빨래와 청소를 하고 산책을 하거나 창문을 활짝 열고 커피를 내려 마시고. 2번 방에 깔아놓은 매트 위에서 그랑 뒹굴거라며 하늘을 보다 잠들어서 얼굴도 타고.



사진첩을 뒤져보니 배우자로부터 그의 일상을 많이 공유 받기도 했다. 직장 동료들과 팝업스토어에 가서 내게 줄 소소한 선물도 챙겨오고 점심에 맛있는걸 먹는 날엔 나랑 같이 오면 좋을꺼 같다며 음식도 찍어서 보내주고. 그런데 먹기 전에 찍은 사진은 저거 한 장이고 대부분 그릇이 싹 비워져있는 사진이다. (자랑이 목적인거 같기도 하다.)

소소하고 과분한 애정으로 내 일상에 깊숙히 침투한 그. 언제나 사랑한다며 내가 최고라며 해맑게 웃어주는 그대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정말 보석 같은 사람이다.



이달의 먹은 것들과 데이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