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20401 3월은

생즙 2022. 4. 1. 19:58


딸기를 많이 먹었다. 바야흐로 딸기의 계절이다. 가격이 많이 싸져서 포도와 딸기를 실컷 사먹었다. 주말에는 언제나처럼 조금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사과와 망고를 깎아서 먹거나 콘푸라이트를 먹었다. 이것도 루틴이 되니 점점 과일이 예쁘게 깎아져 스스로 좀 대견했다.


KIMES에 다녀왔다. 지인 한 분이 내가 키메스에 간다는 말을 듣고 초대권을 구해주셨다. 여러 기구들을 체험해보기도 하고 요즘 트랜드나 디자인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부담없이 마사지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다만 모처럼의 서울 데이트라 계획이 많았으나 실상은 열정적인 전시 구경으로 녹다운이 되었다. 더 잘 돌아다니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너무 아쉬워하니 그가 화이트데이 선물로 키메스에서 체험했던 손마사지기를 선물해줬다. 손목만 되는게 아니라 손가락까지 지압이 되는데 손 전체에 수지침을 맞는 기분이다. 게다가 공기압이 빵빵하게 들어가서 너무 아프지도 않고 시원하다. 손을 쓰는 일을 하는 우리에게 정말 정말 도움이 되는 힐링템.


화이트데이라고 그가 아띠제에서 내가 좋아하는 두 종류의 조각 케이크를 사왔고 나는 바나프레소에서 달달한 마카롱을 사왔다. 그리고 차를 내려 사이좋게 나눠먹은 다음 돌아가며 마사지를 했다. 해피 화이트데이.


진짜 오랜만에 레이나를 만났다. 우리는 어쩐지 어린 시절부터 매번 같은 지역에서 만난다. 이전과 달라진게 있다면 우리도 나이를 먹었고 체력과 시간이 무제한이 아니라는거? 애기들을 맡기고 2시간의 여유를 얻었다며 해맑게 웃던 그녀와 나는 두 시간 내내 쉬지 않고 신나게 대화했다. 회사, 가족, 정치, 일상, 음식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했고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헤어질 때는 평소처럼 잘 지내 하고 허그로 인사를 했다. 그녀는 내 버스를 기다려줬고 나는 길을 건너는 그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어줬다.


매주 보고로 넋이 빠진 날 위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던 달이기도 하다. 점심 시간 혹은 저녁에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걸 먹으며 응원을 많이 받았다. 3월 마지막 주말에는 그와 갈귀양 부부네 집에 다녀왔다. 그녀가 해준 요리와 배달 음식들로 푸짐하고 다양하게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정보들을 교환했다. 그리고 두 부부의 배려로 우리 부부는 세라젬과 각종 마사지기 (발마시지기, 무릎마사지기, 손목마사지기) 들을 체험하고 노곤노곤해진 채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서 만남만으로도 참 반갑고 좋았는데 엄청난 마사지 서비스로 우리 부부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크크.


오랜만의 반신욕. 예전 경주 여행에서 샀던 입욕제를 넣고 뜨숩게 몸을 지졌다. 비누향도 좋고 거품이 많이 나서 개운했다. 흥얼거리며 신나게 목욕하고 나와 이날은 맥주 한 캔을 마시고 푹 잤다.

더 쾌적한 반신욕을 위해 욕조 덮개를 구매해야겠다. 그리고 덮개 위에 식혜나 바나나 우유를 두고 먹고 싶다.



풀무원 두부 텐더가 맛있다고해서 주문해봤는데 정말 맛있다. 식감은 고기 같은데 진짜 고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먹고 나서 속이 거북하지도 않고 기분 좋게 배가 불렀다. 맥주 안주로 슬금슬금 꺼내 먹곤 했는데 쓰다보니 3월은 체력과 시간 부족으로 안타깝게도 혼술 시간을 많이 못 가졌다.

유난히 이달은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술 대신 탄산을 많이 마셨는데 그 중에 제일은 청포도사이다였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와 함께 하는 밤산책과 운동은 계속 되고 있다. 반 좀비가 되있는 나를 보며 그는 매번 좀 쉬라고 하지만 뭐든 포기 할 수 없고 포기하기 싫은 나는 결국 매일 밤마다 좀비가 되어 동네를 돌아다녔다. 그는 나를 보며 게임 속 좀비 캐릭터를 흉내냈다.


올해를 기점으로 공식적인 직장인 생활 만 8년이 되었다. 고비가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직장인으로써 그리고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써 열심히 잘 살았다. 언제까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밥값 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리라고 다짐하는 나를 위해 그가 축하 선물로 쉑쉑버거를 쐈다.



하루는 휴가를 내고 점심으로 근사한 중식을 먹고 그와 루프탑이 있는 빵집을 갔다. 배가 너무 불러서 빵은 포기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씩 들고 루프탑에 올라갔다. 날이 흐리긴 했지만 적당히 선선해서 바람 쐬기 좋았다.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간데다 평일이라 사람이 더욱 없어 다른 행성에 떨어진 낯선 느낌이었다. 예전엔 고요한 게 싫었는데 언제부터 잔잔한 풍경이 이렇게 좋아진걸까.


정제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를 습득하면서 엄청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보니 쉴 때만큼은 되도록 생각을 비우고 최대한 잘 먹고 잘 쉬려고 노력했다. 4월은 부디 꼭 필요한 정보를 분별해내는 지혜가 생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