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 82

20210711

둘이서 하는 밤산책, 다이닝, 오븐에 구워낸 빵과 드립커피, 주말마다 집안에 그윽하게 퍼지는 빵과 커피 향,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 서로 마주보며 하는 끊이지 않는 대화, 함께 보는 티비, 퇴근 후 그가 해주는 드라이, 안마 타임. 소소하고 연약한 행복한 일상들은 꾸준하게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며칠 전에 그와 외출 후 조금 일찍 집에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 거실 끝까지 햇빛이 쨍 하고 들어왔다. 일렁이는 햇빛에 온통 황금빛이 된 우리 집을 보며 세삼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는 생각을 했다. 올해도 나는 계속해서 나를 지극히 돌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거창하게 썼지만 밥 잘 챙겨먹고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다. 우리 식탁도 조금은 그럴듯해..

20210404

어쩐지 올해는 봄이 빨리 온 것 같다. 집 앞 정원에도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길가에도 그리고 회사 앞 길목 곳곳에 마치 누군가가 알록달록 물감을 칠한 것처럼 조화롭고 예쁘게 봄이 내린 느낌이다. 창문 바깥에 보이던 벚꽃 나무가 정말 화사하고 예뻤다. 모처럼 비가 개인 오늘은 그와 근처 공원에 다녀왔다. 호수를 따라 걸으면서 경치 구경을 하고 간만에 카페도 갔다. 비가 온 직후라서 미세먼지도 말끔히 씻겨진건지 마스크 사이로 싱그러운 풀 냄새가 나서 좋았다. 날씨가 다 했다 라며 연신 감탄하던 그. 그리고 너무 오랜만의 데이트라 좋았던 나. 그래봤자 집 근처 산책이었지만 다른 풍경이 펼쳐져있으니 눈이 시원해졌다. 내년엔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 회사에도 봄이 성큼 왔다. 요즘에..

2020년 결산

2020년. 열심히 살아낸 나를 칭찬하며 결산 시작. 올해의 사건 우리 부부의 가장 큰 사건이자 성과는 우리 집 마련이다. 올해 상반기는 이사를 위한 준비 기간으로 보냈다면, 하반기는 그와 내게 행복감을 주는 것들로 우리 집을 채워가며 보냈다. 집에 들어갈 물건들 뿐만 아니라 각 공간의 컨셉과 조명에 대해 상의하고, 우리가 그렸던데로 완성되어가는 공간 속에서 퇴근 후 밤마다 함께 택배 상자를 뜯고 정리를 하며 행복감에 킥킥 대고 웃었다. 결혼식 이후로 이렇게나 많은 선택을 했던 적이 있었던가. 집을 선택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오롯이 우리의 취향과 생각만으로 집을 꾸미는 것도 꽤 큰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예를 들어, 도배를 하기로 결정하고 하우스텝에 가서 직접 색상부터 브랜드를 선택하고 집에 들일 쇼파와 ..

202010 나의생일

이번엔 내 생일이었다. 0시 정각에 작성한 남편의 장문의 축하카톡를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내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줬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고 집에 오니 놀라운 선물이 많이 와있었다. 좋은 일이 있을때마다 먼 곳에서 선물을 보내는 친구들이 이번에도 택배를 가득 보냈다. 게다가 나의 짝궁은 꽃다발을 준비했고, 손수 미역국을 끓여줬다. 좋고 고마웠다. 나는 그가 정말 좋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그가 내 사람이고 내 남편이라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는 지금도 너무 서투르고 부족한 사람인데 지금도 세상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그에게 사랑받고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운다. 생일선물.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와 백팩을 받았다. 서재에서도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듣고 싶어서 킵해뒀..

20201004

그의 생일이었다. 집들이와 겸해서 양가 부모님들과 형제들을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했고, 그의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끓여 먹고 작은 파티를 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를 낳아주신 시부모님께 참 감사하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준 그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이사 온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이전과는 꽤나 다른 근사함을 체감하며 지내고 있다. 휴일 아침마다 그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따뜻하게 차를 우려 밖을 구경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요가를 한다. 무얼 하든 온통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마음에 뿌듯함같은 벅찬 감정이 차오르곤한다.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게 되면서 외식과 외출이 부쩍 줄었다. 둘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고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는데 둘다 너무 ..

20200614

여름이다. 마스크 때문인지 올해는 유독 계절이 바뀌어가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네. 일단 근황 정리. 남편의 이직까지 완료되고 우리는 워라벨이 지켜지는 생활을 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퇴근 후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하고 티타임을 갖는다. 혹은 산책을 하거나 늦은 밤 사람이 없는 빈 공터에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며 자전거를 타곤 했다. 너무 피곤한 날은 간단히 외식을 하고 일찍 귀가해서 함께 침대에 널부러져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며 근사한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내왔다. 2/4분기는 새로운 업무를 많이 접했는데 아직도 경력이 무색하게 느껴질만큼 모르는 것도 많고 경험이 적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의 무지함에 맞닥드렸을때의 그 당혹감과 아픔이란.. 그래서 출퇴근 시간마다 매일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20200301 근황

남편의 이직이 결정됐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직을 하려는 이유와 그가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왔고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는 약속했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준비했고 이직에 성공했다. 이번달부터 그는 새로운 곳으로 출근을 한다. 그의 새로운 생활이 무척 기대가 된다. 그의 이직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얼마만큼 잘 하고 있나에 대한 고민을 좀 했다. 그가 바쁘게 움직였던 나 역시 그동안 해가 바뀌며 회사의 루틴을 한 바퀴 돌았다. 나는 그동안 새 프레임웍에 잘 적응했다. 열심히 개발했고 네트웍과 관련된 분야에 대해 많이 배웠다. (지금도 공부는 진행 중이다.) 회의를 소집하고 사람들 앞에서 피티를 해야 하는 경우도 꽤 있다. 덕분에 보고 장표를 작성하는 스킬과 보고 능력..

20191231 12월은

모임이 많았다. 양가 부모님도 뵈었고 매주 평일과 주말마다 송년회 모임이 꾸준히 있었던 달이었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들과 갖가지 술들로 배를 두둑하게 채웠다. 가순이 갈귀 일당과 글램핑을 하기도 했고, 까꿍이네 집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다. 둘 다 부부동반 모임이라 여럿이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많이 준비되어있어 지루할 틈 없이 엄청 놀고 왔다. 회사 사람들과도 모임이 많았는데 팀 사람들과는 각자 만원 이하의 선물을 준비해서 같이 나눠 갖는 시간을 가졌다. 그외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옛 직장 동료들까지 모두 이번 달에 있었던 일이다. 회사에서는 나에 대한 평가 결과가 나왔다. 팀장님과 면담을 했고 시스템에서 최종 평가 등급과 면담 내용, 그리고 팀장님의 코멘트를 확인 할 수 있었다...

2019년 결산

2019년. 적응해야 할 것도 받아들여야 할 것도 많았던 한 해다. 매년 열심히 그리고 잘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올해는 넓고 긴 도로를 계속 헥헥 거리며 달리는 듯했던 해였다. 올해도 수고했다는 위로와 함께 결산 시작. 올해의 커리어 작은 성과로는 꽤 오랫동안 목표로 했던 SQLD 자격증을 땄다. 내 나름의 숙원이고 목표이기도 했고 안주하지 않고 뭔가를 해냈다는데에서 좀 기쁘게 다가왔다. 큰 성과로는 올해의 시작이었던 1월의 Workday 첫 날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시작된 회사생활을 잘 보냈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일 할 수 있어 감사했던 한 해였다. 대신 나 역시 내가 속해있는 조직을 위해서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증명해야 하는 해이기도 했다. 더 크게는 그 일이 ..

20191115 요즘은

​ 좀 바빴다. 가을을 느낄새도 없이 바쁜 나날을 지내다보니 이제 겨울이다. ​ 꽤 굵직굵직한 건들이 들어오면서 직접 프로젝트성 개발을 하게 되었는데 그와 더불어 업무에 큰 이슈가 생기면서 근 몇 달간 비상사태였다. 관련 인프라 엔지니어들을 소집하였고 몇 번의 비상회의를 거쳤으나 안타깝게도 완전한 해결은 되지 못한 상태다. 이슈에 대해 모두 한 마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곧 연말이라 올해 실적 보고와 내년 계획에 대한 보고, 기 혹은 신사업과 관련된 지원과 보고, 예산신청 등 팀 모두가 각자의 이유로 매일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있다. ​ ​ 대신 잘 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쉬는 시간 만큼은 푹 그리고 잘 쉬자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있다. 저번주에는 부부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