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여행

Day2. Grand Palace, Wat Pho and Kaosan road

생즙 2023. 5. 18. 19:10


일찍 일어나자마자 조식 먹고 편의점 구경 좀 하다 본격적인 여행 시작.


호텔에서 페리를 탑승하는 곳까지 한 정거장이길래 걸어서 이동했다. 우리나라와 가장 달랐던 점 중 하나는 운전석과 차선이 우리나라와 완전 반대인 점. 그래서 신호등 건너는 게 헷갈려 까군과 마주 보며 난감했는데 그때마다 오토바이 운전자 분들이 먼저 지나가라고 신호를 줘서 길을 건널 수 있었다.


페리 터미널에 도착하고 둘러보니 곳곳마다 우리처럼 구글 지도에 의존하며 길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이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오는 곳이라더니 사람들 구경하는 것조차 재밌었다. 배를 타고 물 위를 둥둥 건너 다니는 것도 삐죽거리는 사원들이 많은 것도 온통 신기한 것투성이다.


오전 일정은 방콕의 왕궁과 사원들을 둘러보고 카오산 로드에 다녀오는 것이다. 여담 한 마디 적자 먼 왕궁과 사원은 투어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입구 찾기가 매우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어차피 가려는 곳들은 모여있고 사원들도 뭐 비슷한 느낌인 것 같아 투어 신청을 안 했는데 입구 찾느라 헤맬 줄이야 😅🥲


이른 아침인데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라 입구를 찾아 헤매느라 땀이 뻘뻘 났지만 다행히 입구 근처에는 음료수를 파는 곳들이 보여 시원한 물과 코코넛을 마실 수 있었다. 당시에 너무 덥고 정신없어서 코코넛은 못 찍었는데 시원한 나머지 벌컥벌컥 마시며 에너지를 회복하고 본격적인 관광 시작.

왓프라깨우는 왕궁의 사원으로 애메랄드 불상이 있는 곳이다. 직접 오기 전엔 두 곳이 멀리 떨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와보니 왕궁 안에 있었고 사방이 으리으리한 황금색으로 번쩍거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를 포함해 대부분 눈이 휘둥그레져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렇게 금빛과 반짝거리는 것들로 둘러싸인 곳에 사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금빛 부처상을 빚으며 무슨 생각들을 했으려나? 과거의 선조들이 남긴 유형물을 보면 이 유형을 사이에 두고 과거의 시간이 현존하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웃통을 벗고 그늘을 찾아 작업 중인 모습이 떠올라 혼자 씩씩 웃음이 났다.


너무 더우니 냥냥이들도 그늘에서 잔다.


왓포 사원. 생각보다 크고 볼거리가 많아 개인적으로 왕궁보다 더 좋았다. 중간에 길을 헤매긴 했지만 엄청 궁금했던 태국의 가장 큰 황금 와불상도 봤다. 자연스럽게 들어가 절을 하는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커다란 불상 이외에도 사람 크기의 불상들도 많았는데 각자 얼굴 표정과 체형이 다 다르고 디테일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바로 위에 있는 결과물을 향한 그의 노력
우연히 발견한 오아시스 같았던 팝업카페


왕궁과 사원 투어를 마친 우리는 카오산 로드에 갔다. (미어캣 모드로 두리번거리는 우리를 위해 친절하게 길을 알려준 태국의 여학생과 버스 안내양 언니들 도움이 있었다. ) 추억에 잠겨 다시 찾은 카오산 로드는 막상 꽤 한산하고 예전 내가 기억하던 느낌이 아니었다.

그래서 골목들 구경만 하다 호텔로 돌아왔다. 밤에 오면 또 달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호텔 오자마자 수영장으로 풍덩했다.


물놀이를 하고 나와 과일주스까지 마시니 진짜 좋았다. 더워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같이 해가 지는 걸 바라보는 것도 좋았고. 마음이 여유워져서 또 좋았다.


수영장에서 놀고 씻은 다음 일정은 식사와 타이 마사지였다. 호텔 근처에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있어 슬슬 걸어가 잔뜩 먹었다. 예전엔 향신료 냄새 때문에 음식이 잘 안 맞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적응이 된 건지 현지에서 먹는 팟타이는 특히 실패 없이 무조건 맛있었다.

타이마사지도 호텔 근처의 마사지샵에서 받았는데 한 번 받고 너무 좋아서 매일매일 들린 건 안 비밀. 많이 걸어 다녀서 여기저기가 뻐근했는데 아픈 곳 위주로 마사지를 해줘서 시원했다. 특히 배우자는 그동안 받은 마사지 중 이번이 최고였다며 너무 좋아해서 기분이 더 좋았다. 헤헤.


시작은 우당탕탕이었지만 끝은 힐링으로 꽉 채워진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