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4년 1월은

생즙 2024. 2. 6. 11:03


갓생을 살겠다며 오버하다 그만 병이 났다. 지금은 좋아졌지만 며칠 동안 출근을 못했고 먹고 자는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아팠다. 임계치를 무시하다 앓아누운 게 스스로 자존심이 상한다는 내 말에 A는 건강은 내가 지킨 게 아니고 하나님이 지켜주신 거라고 했다. 듣고 아차 싶었다.

침대에서 꼼짝도 못 했던 날. 햇빛이 커튼을 넘어 방까지 은은하게 들어왔는데 엄청 포근한 기분이 들어 아픈 와중에 굉장히 힘이 나서 찍은 사진.


이번 11주년 기념 외식은 빕스에서 했다. 둘이라고 창가 쪽 커플석으로 안내받았는데 나란히 앉아 창밖을 보면서 먹을 수 있었다. 빕스는 맥주와 와인이 무제한이라 원하는 데로 페어링을 할 수 있다. 음식을 가득 담아와 화이트 와인 한 잔씩 곁들여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


눈이 많이 왔던 날 그와 산책을 나갔는데 그새 사람들이 눈사람을 엄청 만들었다. 우리도 동참해서 늦은 밤 동네 사람들과 눈사람을 만들었고 둘이 눈싸움도 했다.


날이 엄청 추웠던 어떤 날은 길이 꽁꽁 얼어 그와 길거리 스케이트를 탔다. 실환가 싶을 정도로 얼어있는 게 웃기기도 하고 얼음 위에서 노는 게 재밌어서 콧물을 훌쩍이면서도 한참을 놀다 왔다.


1월은 집밥의 달이었다. 외식한 날보다 그가 집에서 직접 요리해 준 날이 훨씬 많았다. 퇴근하고 오자마자 야심 차게 매일 새로운 특식을 준비하는 그는 매일 요리 실력을 갱신하는 중. 나를 굶기지 않는 그의 매일의 애정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런데 그 영향으로 나는 살이 쪘다.


두 달째 로이텀 다이어리와 만년필을 사용 중이다. 엄청 만족스럽다. 사각거리는 필기감이 좋아 여유가 있을 때는 필사를 하고 불렛저널로 일정을 관리하고 있는데 그게 참 기분이 좋다. 하루 한 줄 일기, 감사일기 그리고 그날의 기분을 색깔로 표시하며 일상을 기록하는 중.


1월은 특별했던 사건보다는 특히 그와 보낸 좋았던 순간들이 많았다. 새해에 같이 먹은 떡만둣국과 LA갈비, 해가 찬란한 오후 4시대의 서울 가던 길, 소복소복 쌓이던 눈과 그와 먹은 당고와 커피 등등


2월은 무리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며 건강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