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40430

생즙 2024. 4. 30. 22:22


텐션이 낮아지거나 마음이 급해질 때 생각을 멈추고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모여진 4월의 조각.


예쁨으로 시작한 하루. 봄이 되니 세상이 아기자기하다. 이른 아침 바쁘게 돌아다니는 새들도 귀엽고, 담장 따라 핀 꽃들을 보려 창문을 열었을 때 바람에 집안이 살랑거리는 것도 너무 좋다. 정말 귀한 순간.


호접란 덕분에 원래 예쁜 우리 집이 더 예뻐졌다. 향도 엄청 좋다. 과거의 나는 보통 식물을 말려 죽이거나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죽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런 내가 2년 연속으로 꽃을 피운 것이다. 진짜 발전했다.


이제는 안다. 식물도 잘 키우려면 적당한 무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서투른 내 손에서 나름 잘 자라주는 우리 집 식물들에게 배우고 위로도 받고 용기도 얻는다.


포도를 먹다 재미로 씨를 심었는데 진짜 싹이 났다. 안타깝게도 포도씨를 심었다는 걸 잊어버려 훌쩍 자랐던 걸 모르고 있었다. 베란다에서 포도나무를 키웠을지도 모르는데 아쉽다.

대신 이번엔 상추와 깻잎들로 씨앗 발아에 도전해 본다. 성공하면 더 넓은 곳으로 옮겨주고 실패하면 모종을 들여와 심으려고 한다.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아버님 칠순이라 친척 분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했다.

연회장부터 현수막, 케이크, 꽃다발과 그리고 답례품까지 다 같이 고심해서 준비했는데 아버님이 엄청 좋아하셔서 우리도 참 좋고 보람이 있었다. 좋은 추억이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사진들을 인화한 건 나의 서프라이즈.

앞으로도 모두 쭉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2024년의 벚꽃놀이. 꽃이 절정이었던 주말 양재천에서 그와 꽃놀이를 했다. 양재천 벚꽃 나무들은 웅장했고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인파에 쓸려 다녔지만 포토스폿이라고 생각되는 장소라 생각되면 그는 일단 앞으로 나서 나를 세우고 사진을 엄청 찍어줬다.

종종 그는 극성스럽게(?) 사진을 찍어준다. 쑥스럽기는 한데 한편으론 아직 나를 예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쁨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커피 한잔 사서 주말 출근했는데 컵홀더가 너무 예뻐서 찍은 사진. 기운이 나는 그림체 덕분에 힘을 받아 집중해서 일하고 일찍 집에 갈 수 있었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지금도 보관하는 중이다.


성경책 가죽이 닳아서 셀프 리폼을 했다. 어설프긴 하지만 맘에 든다. 리폼한 성경책 위로 그가 하트를 그려놨다.


풀혹의 늪에 빠져 스윙이 잘 안돼서 의기소침하던 날 그가 말했다. “하트를 예쁘게 그렸네.” 말투가 좀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