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30428 나의 시선에서. 봄.

생즙 2023. 4. 28. 19:08


마트에서 장 보고 집으로 오던 길에 산 노란색 프리지아. 꽃을 샀던 이 날은 지긋지긋했던 추위가 가신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다.

담장엔 노란색 개나리가 활짝 폈고 겨울을 지내는 동안 얼어 죽은 줄 알았던 나무들과 풀들도 사실 죽음은 개뻥이었다는 듯 송골송골 싹을 틔우고 있었다. 나도 집에 봄을 초대하고 싶었다.

이렇게 우리 집에 온 프리지아는 고맙게도 흐드러지게 피었다. 봄은 기꺼이 내 초대를 받아줬다. 나이를 먹을수록 노란색이 너무 좋다.


호야가 많이 자라서 분갈이를 한 번 더 해줘야할까 고민하다 기존 대를 빼고 더 큰 대를 덧대줬다. 핑크색 잎이 계속 생기며 잘 크는 중인데 너무 귀엽다. 아침저녁으로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최근 선물 받은 스투키. 원랜 다른 식물을 주려고 하셨는데 팬더를 보고 마음을 바꾸셨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팬더공화국을 위해 이렇게 세심하게 챙겨주시니 황송하다.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고 들었는데 집에 데려오고 얼마 지나 두 대가 끝이 말랐다. 검색해보니 물이 부족할 때 생기는 마름병이란다.


상한 부분을 잘라주고 분갈이를 했다. 다섯 대가 몰려있어 마르나 싶어 두 그룹으로 나눠서 처음 호야의 집이었던 화분에 옮겨 심어줬다. 뽑으니 뿌리가 너무 없어 약해보이는데다 스트레스로 무르거나 더 마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자라고 있다.


엄마가 선물해 준 봄. 너무 난이도가 높은 거 같아 걱정했으나 다행히 아직까지는 잘 크고 있다. 햇빛을 향해 쑥쑥 크는 모습이 어쩐지 베란다 창가에 붙어있는 나랑 비슷해보여서 재밌다.


몇 주째 화분을 뭘 사야할지 찾아보기만 하고 결정 장애 때문에 막상 사진 못하고 있는 중.


꽃놀이를 하러 화담숲에 다녀왔다. 화담숲은 개인적으로 올해 봄놀이의 하이라이트다.

초반엔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경관이 사진엔 다 담아지지 않았다. 자작나무 숲에서 우린 결국 “그래 사진은 포기라고 눈에 담자!” 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걸었다. 그냥 걷고 숨만 쉬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벚꽃이 절정이었던 주말이라 가족과 연인 단위로 사람들이 많아 포토 스팟에선 처음 본 사람들끼리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정말 좋고 좋은 시간이었다.


일터의 봄. 사진은 날씨가 좋아 무작정 들어갔던 번패티번. 빵이 굉장히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데 패티도 맛있었다. 버거에 감격하면서 먹었는데 고구마 튀김까지 너무 맛있어서 입이 호강했던 날.



호수 산책하다 우연히 알게 된 숨은 지름길. 세상에 산책하는 우리 둘과 꽃나무들 그리고 까치 부부와 두루미(?)만 있는거 같았다. 이런 비현실적이고 숨막히게 고요하고 예쁜 자연 경관이라니. 올해 봄은 정말 아름다워서 봄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