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3년 결산

생즙 2023. 12. 30. 18:34


휴가를 잘 쓰지 못했더니 연차가 19개나 남았다. 그 역시 하반기를 기점으로 바쁘다 🥲 매일 녹초가 된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지내다 보니 한 해가 갔네. 올해도 이렇게 회고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올해의 나들이


돌아보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부지런히 다녔다.

1월엔 서산 바다 근처에서 조개구이를 먹으며 새해를 맞았다. 겨울이 가기 전에는 춘천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꽁꽁 언 호수 위를 떠다녔고 봄에는 화담숲에서 꽃놀이를 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는 방콕으로 짧고 굵은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추석 연휴에는 태안에 그리고 가을이 절정이었던 주말엔 호수공원에서 단풍놀이를 했다. 낙엽이 떨어지던 날엔 등산을 다녔다.


자전거도 많이 탔다. 마침 올해 자전거 도로가 새로 개통이 돼서 먼 곳까지 모험을 떠났다. 하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호수가 나오고 오리 가족들과 학을 닮은 고고한 새들이 많이 보인다. 그와 달리다 멈춰서 새들을 구경하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해의 물건


김치냉장고와 로봇청소기. 결혼할 때 샀던 청소기가 망가져 (샤) 오미 이모님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로봇청소기를 들였다. 둘이서 매주 가전 매장을 돌아다니고 스펙을 정리하며 야단스럽게 구매한 청소기와 김치냉장고는 아주 마음에 든다. 새로운 로봇청소기는 삼성전자 제품이다. 한국어 지원도 되고 알아서 먼지 필터도 정리해 줘서 엄청 편해졌다. 김냉은 왜 이제야 샀나 싶을 정도로 김치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중.

두 번째 손꼽는 물건은 자전거다. 나는 뭐 하나 사는데 엄청 시간이 걸린다. 자전거 역시 몇 년을 살까 말까 하다 샀는데 눈과 비가 엄청 오는 날을 제외하곤 그와 같이 거의 매일 타고 있다. 종종 빵집에서 산 빵과 주전부리들을 자전거 바구니에 담아 오는데 그 자체로 힐링이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와인잔과 보온컵 그리고 열쇠고리를 샀는데 전부 잘 쓰고 있어서 득템 한 기분이다.

올해의 방송

알쓸별잡, 모범택시 2, 낭만닥터 김사부 3, 악귀, 연인, 국민사형투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올해는 알쓸별잡과 웰메이드 드라마들로 많은 위로와 힘을 많이 받았다. 소파에 널브러져 티비를 보던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요즘 드라마들은 카메라에 담긴 색감이 너무 따뜻하고 예뻐서 더 몰입이 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는 연인이다. 대사도 연기도 화면도 너무 아름답고 처절해서 매주 길채가 울 때마다 얼마나 슬프던지 나도 같이 울었다. 마지막화의 길채의 고백이 너무 절절해서 나도 오열하고 말았던... 아주 오랫동안 진한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드라마였다.

너무 묵직했던 드라마라 이후 드라마가 잘 봐지지 않는다. 😅

올해의 사회생활


올해만 또 조직개편이 두 번 있었고 직급까지 바뀌면서 나는 네 개의 명함이 생겼다. 마지막 개편 때는 내 선임과 팀이 갈라지면서 파트장(?)이 되었다. 이제 나도 연차가 꽤 쌓였다는 게 실감이 났다. 초반엔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슬슬 적응이 되더니 알게 모르게 꼰대짓을 많이 한 것 같다.

요즘엔 친구들을 만나면 어느 모임이나 “우리는 꼰대인가?”라는 주제가 꼭 등장한다. 요즘 mz들은 우리 때와는 다르다며  각자 라떼는 말이지를 시전 하다 “와 우리 진짜 꼰대다.”로 끝난다..  조심해야겠다.

올해의 운동


극심하게 바빴던 7,8,9월을 제외하면 최소 주 3,4일은 연습장에 갔다. 운동을 못하는 날은 너무 속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 되도록이면 루틴을 지켜 운동을 했는데 좋은 습관으로 남은 것 같다.

하지만 가뜩이나 남들에 비해 늘지 않는데 운동량까지 적어졌다는 생각을 하니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래서 헬스장에서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 최근 조금씩 스윙이 달라진 걸 느낀다. 내년엔 좋은 기록들을 내고 싶다.

올해의 잘한 일


올해도 31권의 책을 읽었고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읽었다. 목표했던 만큼 주식으로 수익도 냈다. 😎

호야와 호접란 그리고 스투키가 무성해졌다. 호야는  덩굴을 쭉쭉 뻗고 있고 호접란엔 꽃도 폈다. 꽃이 지고 나서는 야들야들한 애기 잎사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잎마름과 짧은 뿌리 때문에 걱정했던 스투키는 분갈이 후 뿌리를 단단하게 내린 것 같다.

최근엔 거실 한 편에 작은 식물원을 만들었다. 뭐든 키우는데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잘 살아줘서 고맙고 뿌듯하다. 😆


덧, 2024년은 올해보다는 기후가 좋았으면 좋겠고 모두 별일 없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