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31119 밀린일상

생즙 2023. 11. 19. 17:34


저번에 글을 쓸 때는 너무 더웠는데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고 너무 춥다. 🫠 그동안 나는 이러다 내가 닳아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냈다.


근황 기록. 예정보다 조금 늦었지만 신제품을 출시하였다. 같이 고생했던 동료들과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여러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든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는 게 영광스럽고 감사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보람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감내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와 걱정으로 괴로웠다. 생각이 끊이지 않아 잠 못 이루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일이 몇 달간 지속되었는데 언제나 그 끝은 자책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터널을 많이 빠져나온 것 같다. 감사하게도 요즘의 나는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는다.


이번 우리 부부의 생일은 모두 평일이었다. 그래서 퇴근 후 각자 준비한 저녁 상으로 간소한 생일 파티를 했다. 그의 생일에 나는 LA 갈비를 구웠고 내 생일에는 그가 활전복을 사 와 전복 버터구이를 만들었다. 전복은 먹고 싶어도 손질이 엄두가 안 나서 감히 도전을 못했던지라 생일상을 받고 굉장히 놀랐다. 올해도 그의 서프라이즈에 탄복했다.


추석에 엄마아빠 뵙고 다녀온 천문대. 한적하고 어두운 산 위로 보름달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웅성거리는 소리까지도 밤하늘에 덮혀지는 듯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기분이었다. 고요함에 마음이 편해졌다.

한편 실내에는 운석이 전시되어 있었다 직접 만져볼 수 있었는데 우주를 떠다니던 것을 직접 보고 만지는 게 너무 좋고 감격스러워 한참을 떠날 수 없었다.

가끔 태초의 나도 분자 상태로 둥둥 떠나니며 운석이기도 했고 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수명을 다해 세상을 떠날 때 공기로 흩어져 다시 우주여행을 하는건 아닐까?


우주 영상을 보고 다 같이 옥상에 올라가 맨눈으로도 관측되는 별자리 설명을 듣고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토성을 봤다. 태양 빛이 반사된 달은 정말 밝았고 동글동글했다. 저 큰 위성이 균형을 잃지 않고 지구를 빙글빙글 돈다는 게 신기했다.


너무 밝아서 인공위성인 줄 알았던 별은 토성이었다. 그래서 토성을 봤을 땐 하늘의 비밀을 엿본 기분이었다. 망원경으로 본 토성은 붉었고 고리가 예뻤다. 토성도 별도 셀 수 없을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는데도 자기 자리를 지키며 돌고 있구나.

거대한 우주의 시간 앞에 내 인생은 정말 짧다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러니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해야겠다고.


주 3-4회 이상씩은 자전거도 타고 골프 연습도 하지만 운동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좋은 주말엔 그와 같이 산을 타고 최근엔 아파트 커뮤니티 헬스장에 등록해 운동량을 늘렸다. 그러니 밥도 더 맛있고 잠도 더 잘 자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덧, 자투리일상.

#1.
예전엔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게 공감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배우자의 영향으로 자꾸 보다 보니 점점 공감을 넘어 축구, 야구, 수영, 골프 등 경기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날이 많다. 요즘엔 롤드컵 시즌이라 그와 롤을 보고 있다.

#2.


그와 나는 종종 세상에 유익이 되는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그는 주어진 작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세상이 좀 더 좋아지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기 위한 실천에 대해 이야기했다.

#3.


SDC2023에 다녀왔는데 올해의 잘한 일중 하나다. 내가 지금 맞이한 문제들의 방향과 해결법에 대해 많은 영감을 얻었고 언제나 부지런한 사람들은 더 발전하기 위한 목마름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노력한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4.


그와 태안에 다녀왔다. 갯벌이 처음이라는 그와 조개와 소라를 잡았다. 신이 난 그는 갯벌을 요리조리 돌아다니며 행복해했다. 갯벌 외에도 꽃들도 보고 저녁엔 같이 석양이 지는 걸 봤다.

#5.


요리에 빠진 그는 신메뉴를 만들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계란덮밥. 포실포실한 계란이 그를 닮았다.


#6.


같이 출근하는데 하늘이 너무 예쁘다는 그의 감탄을
듣고 올려다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