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일상기록

202307

생즙 2023. 8. 18. 15:09


7월은 해가 뜨거웠고 비가 많이 왔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부부 동반 모임을 제외하곤 둘 다 방송과 영화들이 푹 빠져 지내느라 주로 거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악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 그리고 엘리멘탈까지. 미디어에 이토록 깊이 몰입한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중 베스트는 드라마 악귀였다. 매주 본방을 사수했는데 드라마가 시작되면 우리 부부는 같이 꺅꺅 거리며 손 잡고 산영이와 해상을 따라 이야기에 푹 빠져 봤다. 한 회가 끝난 다음에는 온갖 추리를 하며 다음 주말을 기다렸고 기다리기 힘이 들 때는 배우들의 인터뷰들을 찾아보며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악귀를 바라는 사람과 그 사람의 가장 약하고 간절한 욕망을 먹고 자라는 악귀들은 허구 같으면서도 현실적이어서 더 몰입하며 감명 깊게 본 것 같다.



상심에 찬 해상이 허망함에 빠져 어두운 곳을 계속 들여다보자 어둑시니들이 몰려와 그를 집어삼키려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산영이의 도움을 받아 빛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씬은 몇 번을 봐도 울컥한 장면. 드라마긴 하지만 마음을 잘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간만에 좋은 드라마를 봐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나도 선한 마음을 지키며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작가님과 배우들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비가 억수로 오던 날 레이나와 먹은 돈까스. 피곤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나름 단정한 모습으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은 거냐고 걱정하던 그녀 😂 피곤한 건 마찬가지일 텐데 유난을 떤 것 같아 미안하고 민망했다.  

그래도 피곤함이 잊힐 만큼 재밌었다. 시간이 후딱 가니 많이 아쉬웠다. 까군도 이날 절친 명군이를 만났다.


조직 개편이 되면서 나는 또다시 조직이 바뀌었고 헤더가 바뀌었고 자리 이사를 했다.

그리고 베타 버전을 출시하면서 더 바빠졌다. 팀장님은 우리들에게 지금까지 잘해왔고 곧 출시니 자부심을 갖고 조금만 더 힘내자고 하셨다.


이벤트 기간에 스타벅스 테이블을 받았다. 프리퀀시 모은다고 부지런히 스벅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며 장주임은 게임 현질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래도 이번 아이템은 너무 내 스타일이라 참을 수 없었다.

몇 년 전 받아 둔 캠핑 의자들과 같이 펼쳐놓으니 나름의 감성이 있어서 엄청 만족스러웠다.



열대야 때문에 밤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깰 때마다 옆에 있는 그를 보며 벅찬 감사와 행복함을 느낀다.

어떤 날은 자다 깨면 그가 먼저 일어나 이미 에어컨을 틀고 내 이부자리를 정리해줄때도 있고 또 어떤 날은 쿨쿨 자고 있다. 그의 배려가 좋아서 가만히 자는척할때도 있지만 보통은 같이 장난치다 다시 끼루룩 잠이 든다. 그람 그게 또 귀엽고 좋다. 겨울엔 깊이 잠이 듵어 자다 깨는 일이 없는데 이런 장점(?)이 있다.


날씨만큼 각자 치열했던 그런 달이었다. 조금만 덜 덥고 비도 덜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