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기록/인생 3막, 결혼

[D-178] 시작하는 이야기

생즙 2017. 3. 2. 08:01

4년 7개월의 연애를 하고 올해 여름 결혼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 남자친구가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사실 난 아직 당장 결혼하기엔 경제적인 기반이 너무 없지 않다는 생각에 안 될 것 같다고 했으나 그는 우리 나이가 벌써 30대에 접어들었고 예비 장인 어른의 퇴직 전에는 결혼하고 싶고,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결혼해서 함께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했다.

 

그렇게 처음 그는 우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고, 한정식 집에서 같이 식사를 했다. 식사가 계기가 되어 우리 부모님과 종종 저녁 식사를 하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다가 어느 날 우리 부모님께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허락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 그는 우리 부모님께 대신 우리가 이제 30대이니만큼 결혼은 양가 부모님들께 손 벌리지 않고 우리 힘으로 하고 싶다고, 우리가 현재 모은 돈이 얼마이며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는지 진지하게 설명을 드렸다. 중간에 여러가지 사건이 있긴 했지만 나 역시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고 결혼 허락을 받았다.  

 

 

 

 

결혼 허락을 받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예식장 예약이다. 양가 부모님은 각각 서울 위쪽과 아래쪽에 계시고, 우리가 근무하는 곳은 수원과 안양이니 접근성을 고려해서 강남쪽에서 하기로 정하고 각자 부모님들께 의견을 묻고 웨딩홀을 찾았다.

 

웨딩홀마다 컨셉이 달라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바탕으로 찾아야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원하는 웨딩홀에 대한 의견이 비슷해서 금방 추릴 수 있었다.

 

- 조명 : 어두워서 결혼식이 약간 엄숙하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났으면 좋겠다.

- 건물 : 웨딩만을 위한 곳으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싫다. 

- 홀    : 단독홀이어서 복잡함을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위치 : 지하철 역에서 가까워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쉬운 곳이되 주차장을 별도로 보유한 곳.

- 인원 : 보증인원은 최소화 할 수 있는 곳.

 

이렇게 해서 추려진 곳은 Y타워컨벤션, 피에스타귀족, 더포레, 스카이뷰섬유센터 웨딩홀 이 정도였다.

피에스타귀족은 후기가 좋아서 가보고 싶었는데, 홀 상담해주시던 분이 내가 원하는 분위긴 아닐꺼 같다고 해서 나머지 세 군데만 방문해서 최종적으로 Y타워 컨벤션을 예약 했다.

 

 

 

 

 

 

웨딩홀 예약 후에는 상견례를 했다. 양가 부모님들은 서울 동쪽의 북쪽과 남쪽에 살고 있어 중간 지점인 광진구 쪽에 상견례를 했으면 하셨으나 결혼을 앞두고 서로 인사드리는 어려운 자리인데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양가 어른들께 허락을 구하고 송파나 강남에서 하기로 하고 열심히 장소를 물색했다. 상견례 장소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음식이 무조건 개별 그릇에 나와야한다." 였는데 의외로 모든 음식이 개별 그릇에 나오는 곳이 별로 없었다. 일식 집의 경우도 회가 모듬으로 나오니 나눠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추리고 추린 곳들은 다음과 같다.  

 

 

- 긴자

 : 일식집으로 올림픽공원 점에 가서 직접 먹어봤는데 분위가도 맛도 좋았으나 상견례 하기에는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로 했다.

 

- 마쯔가제

 : 일식집이고 친구의 강력추천으로 주말코스로 예약하려고 했으나 주말에 상견례 자리에서 먹기엔 음식을 더 시켜 먹어야 할 듯 했다. 대신 모든 음식이 다 개별로 나올 뿐만 아니라 룸에 화장실도 별도로 달려 있다.

 

- 다담

 : 청담동에 있는데 친구가 상견례를 여기서 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맛도 있고 분위기도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엔 남자친구가 다른 곳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이 곳도 탈락됬다.

 

- 몽중헌

 : 최종 성택한 중식집으로 올림픽공원점으로 예약하고 싶었으나 예약이 다 차서 청담점을 예약 했다. 발렛파킹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음식도 괜찮았고, 자체 분위기도 괜찮았다. 둥근 테이블에 둘러앉아 무사히 상견례도 잘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