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기록/일기

20131020 잡담

생즙 2013. 10. 20. 00:09


1.

 

물론 아침이면 울고 또 울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는 날도 있어요. 또 어떤 날 아침에는 화가 나고 쓸쓸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아요. 매일 아침 일어나면서 난 이렇게 말해요. '난 살고 싶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40p 中-

 

필요하면 한바탕 시원하게 울지. 하지만 그 다음에는 내 인생에서 여전히 좋은 것들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네. 나를 만나러 와줄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내가 들을 이야기에 대해.

-모리와함께한화요일81p 中-




2.


이틀 전 까치와 크게 싸웠다.

사실 별 이유는 아니었는데 내가 예민했고. 까치도 예민했다. 서로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는 바람에 큰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까치가 사과쥬스와 사과쿠키를 사서 동네로 찾아와 사과를 하고 끝이 났다.

싸움은 싫지만 까치와의 싸움은 사실 연인 관계에 있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게 맞는거같다. 까치는 내게 늘 싸움이라는 건 맞춰가는 과정이자 잘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더 단단해지는거라고 했다.

연애는 어렵다.

 



3.

회사를 그만뒀다. 새로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가끔은 너무 우울한게 사실이지만. 이런 감정에 집중해봤자 내 손해이니 절대 넘어지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고 일어나고 누가 이기나 보자며.
사실 사는데에는 정답은 없는건데. 남들은 잘만 사는거 같은데 나는 왜이렇게 힘이 들까.. 싶기도 하고..


 




4.


술을 끊었다. 얼마전에 술을 주는데로 마셨다가 취했다. 너무 취해서 스스로도 충격이었고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부터 창피함과 수치심에 나에 대한 원망과 우울함까지. 힘들때 술에 자꾸 의지하는 것이 나쁜 습관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술이라는 것이 나의 속에 깊이 박힌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도 알면서. 술에 자꾸 손이 간다면 아예 시작을 안 하면 되겠지라는 결론. 술을 끊어서 인간관계가 끊긴다면 그냥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5.



대신 다음주. 그러니깐 내일부터 까치랑 같이 교회에 가기로했다. 사실 교회에 안 간지 시간이 좀 지났다. 까치는 무교지만 선뜻 같이 교회에 다닌다고 한다. 이유는 같이 있는 시간이 중요하니 걱정말고 같이 교회에 다니자는 것. 내가 행복한 일,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하자며- 선뜻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

까치는 마데카솔 같은 남자다.



6.

요즘엔 혼자 있는게 또 좋아졌다. 햇빛을 쬐거나 책을 읽는다. 노래를 듣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한다. 가까운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수다를 떨기도 하고. 까치랑 카페에 가거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언제 또 이 시간이 돌아올까.

뭐든 감사하면서 살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