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기록/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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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즙 2013. 8. 16. 08:08

1.

회사에 다닌지 벌써 2개월이 다 되어간다.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가장 낮아지고 작아지는 시간이었다면 회사를 다니는 지금은 신입이라 가장 낮은 위치에서 그저 빨리 일을 배우고 회사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새로운 개발 언어를 배우고 시험을 보고 평가를 받고. 또 개발을 하고 좌절을 하고.


2.

"개발"은 재미있지만 그만큼 사람을 미치게 하는것도 사실이다. 주어진 시간 내에 개발을 완수해야 하는데 내 능력이 거기 따르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를 많이 지치게 하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내 불완전함과 결점들이 나를 계속 낮아지게 하기에 힘든만큼 신께 기도를 많이 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3.

한국에서의 모든 관계는 피상적이다. 페루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는 우리 나라에 적응하며 살고는 있지만 나는 늘 나를 보면 온 몸으로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페루 사람들이 너무 그립다. 특히 옥상에서 밤마다 도란도란 이야기하던 룻 아줌마와의 시간도 출근시간마다 꼭 안아주며 내 하루를 축복해주던 리싸 할매가. 지금도 페루에 있을때처럼 "누나!" 하고 전화를 거는 싼도르가 너무 그립다.


4.

나의 소중한 경험들도 스펙으로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글을 읽었다. 현재의 나와 미래를 조금 더 내다 봐주면 좋을텐데. 많은 사람들이 내 경험을 스펙이라고 단정 지을때 마음이 자꾸 씁쓸해지는건 어쩔 수 없다.


5.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벌써 회사다.
내 가능성을 봐준 곳이니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