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mm 바깥/리마 여행일지

리마 In Huaral Rupac산 등산

생즙 2012. 6. 30. 06:04


예전에 소피아 언니와 모니카 언니와 갔던 루팍산에 다시 갔다. 이번 멤버는 여기에 초리와 류언니추가! 총 5명. 

진짜 오랜만에 쐰 바람이었다. 



1. 출발. 



오전8시 중간지점에서 모두 집합, 그리고 터미널 이동. 요즘 리마는 흐리다. 아주 그냥 상쾌한 회색. 



      

      




참 신기한게.. 저번엔 엄청 추웠던 산인데... 지금은 땅이 겨울이라서 산 위는 여름이었다는거다. 

이전에 밤에 워낙 춥고 배고팠던게 생각이 나서, 이번엔 따뜻한 털이 달린 물건들과 음식들을 잔뜩 짋어지고 갔다. 



      

      



중간지점 도착. 인포메이션 창구에 가서 팜플렛도 받고, 산에서 먹을 빵과 과자, 그리고 물 등을 사고 출발. 

인포메이션 창구 직원들과 함께 단체사진도 찍었다. 길 틀어막고 단체사진 찍으니 사람들이 쳐다본다. 

앞에 휠체어를 탄 아저씨도 직원인데, 페루의 정말 좋은 점은 장애가 있으신 분들도 평범하고 당연하게 일을 한다는거다. 




2. 마을 도착. 




      

      





산에 올라가기 전에 마을 아래에서 사 온 치파음식들을 간단히 먹고, 루팍이전에 걸쳐져 있는 페허가 된 마을까지 간다. 

오늘 목표는 해가 지기 전에 페허마을까지 산을 타고 올라가는 것. 




3. 첫 번째 등반. 




      

      

      



요즘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 산에 거뜬히 올라갈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거뜬하게 못 갔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진심 열외되는 줄 알았다 ^^.. 저번에 왔을 때에는 비도오고 춥고 안개도 껴서 잘 안 보였는데, 

이번엔 날씨 하나만은 기가 막혔다. 페허마을에서 사람들도 꽤 많이 내려오고. 저렇게 예쁜 말도 보고. 




      

      





굉장했던건 노을이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다. 온 마을 전체가. 아니 온 산 전체가 황금색이었다. 빛 속에 쌓여있는 기분이 좋았다. 사진으로는 차마 표현되지 않는 황금빛 노을. 순간 정말 기분이 이상했다. 




4. 페허마을도착. 



드디어 도착.^^ 무사히 해가 지기 전에 도착했다. 원래는 소피아 언니를 놀래키기 위한 이런저런 계획이 많았는데. 

내가 잠깐 잊었다. 나는 밤과 벌레를 무서워한다는걸 ㅜㅜ 결국 내 덕에 무산 ^^^ 초리한테 욕은 좀 먹었지만^^ㅋ




어쨌든, 산에 올라가서 끓여먹은 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다같이 사진도 찍고. 

밤에 다같이 나가서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와. 진짜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별이 떠있는건 볼리비아 이후로 처음이다. 

볼리비아에서 본 은하수와 별똥별만으로도 정말 충격이었는데, 정말 하늘을 별들이 빼곡하게 매꾸고 있었다. 



상상했던것과 달리 별들이 3D처럼 멀리 있는 별 가까이 있는 별이 느껴졌다. 너무 아름다웠다. 

아름답고 고요한 밤이었다. 




5. 두 번째 등반. 



오전 4시 30분 기상. 초리와 모니카 언니가 텐트 바깥에서 잤고 나머지 우리는 텐트 안 취침. 

내부에 있었음에도 많이 추웠는데 바깥에선 오죽했을까. 일단 후다닥 준비하고, 간단히 아침으로 빵과 스프, 차를 마시고 출발.



      



이 때는 산 올라가기 급급해서 사진이고 뭐고 경황이 없었다. 다들 술술 잘 올라가는데 난 진심 열외되는줄알았다. 

게다가 벌레가 너무 많았다. 끔찍하게 많았다. 난 정말 벌레가 너무 싫다. ㅜㅜ 

이번 등산을 통해서 이끼토스로 다시 정글투어를 다녀오겠다는 꿈을 확실히 접었다. 안녕 셀바. 




6. 루팍도착.



얼마나 걸었을까? 진짜 끙끙대면서 도착한 루팍. 해발고도 약 3800m.




   

   

   


   

   

   




저번엔 안개가 그렇게나 자욱해서 묘한 느낌이더니, 이번엔 해가 쨍쨍. 벌레가 따라다니는 걸만 제외하면 예뻤다. 

지금처럼 꼬맹이들은 시끄럽게 여기저기 뛰어다녔겠지. 아저씨들은 아래에서 장작을 패왔을꺼구. 

아줌마들은 감자를 캤으려나? 산은 지금 우리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세삼 산도 위대하고. 

꼭대기에 다달은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산을 올라갈 때 그렇게 헉헉대고 올라가놓고서는

내려올때는 진짜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 가장 최고였던건 우연히 콘도르를 봤다는거다. 

꼴까에서 봤을때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콘도르를 봤다. 아쉽게도 사진으론 못 찍었지만. 




어쨌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느낌이다. 단단한 두 다리가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