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mm 바깥/볼리비아

볼리비아 - 좋지 않았던 출발

생즙 2012. 2. 6. 13:26


난생 처음으로 떠나는 국외여행에 설레 잠도 설쳤는데 이게 웬걸? 당장 오늘 출발인데 아침 6시에 항공사에서 전화가 왔다.



비행기가 또 연착이 된 건가 싶었는데 다시 듣다 보니 비행기가 안 뜬댄다. 잘못 들었나 싶어서 몇 번을 반복해서 듣고 항공사홈페이지에 들어가니 Juliaca로 떠나는 비행기가 모두 취소가 되었다.^^ 원래 계획은 학원에서 마지막 시험을 보고 기분좋게 배낭매고 바로 여행을 가는거였는데, 비행기 취소 소식과 함께 발만 동동 구르다 학원 시험도 못 보고ㅠ, 뒤늦게 학원에 가니 같은 반 친구들이 시험 다 끝났다며 나를 위로한다.



결국 항공사에 찾아가서 당장 떠나야하는데 어쩔꺼냐며 가장 가까운 곳으로라도 내려다달라고 졸라서 그나마 밤 9시 30분 비행기로 겨우 남쪽으로 이동, 그리고 새벽 3시 뿌노 도착,




  
  

 

 




다시 밤새 버스를 달려 우여곡절 끝에 국경까지 도착하니 비자 문제 때문에 입국이 거부가 되었다.^^



법이 바뀌었다고 한참을 실랑이를 했다.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배째라며 페루로 돌아가란다. 상사를 부르라고 하니 상사 휴가 중이라며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든지 돌아가든지 맘대로 하란다. 아놔. 정말 창피했던 건 수많은 외국인 여행자들이 ㅇㅁㅇ 이런 표정으로 흥미진진하게 나와 볼리비아 직원들이 싸우는걸 지켜봤다는거다. 바로 코 앞이 볼리비아인데..........




  

 


 

 



결국엔 울먹이면서 페루 국경으로 다시 넘어가 페루 경찰들을 붙잡고 하소연을 했다.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왔는데 바보같이 법이 바뀐것도 모르고 자꾸 내게 No, No, No!! 라고만 말한다며 도와달라고........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페루 경찰들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볼리비아에 들어갔다.






국외여행의 시작단계인데, 난생 처음 만난 불친절하기 그지 없던 볼리비아 경찰과 정말 이틀간 거지 꼴로 이런저런 맘고생 몸고생을 한덕에 그냥 여행이고 뭐고 리마로 돌아가고 싶었는데, 끝까지 볼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만난 택시기사 아저씨가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다가 못 찾겠다며 이 근처에 있을테니 여기서 내려 알아서 찾으라고 해서 결국엔 화를 못참고 아저씨와 대판 싸웠다.................................................. 정말 마지막에  M양을 만났을 때는 목이 매었다.





  

 

 




아. 볼리비아. 내 첫 국외여행은 이렇게 유쾌하지 못한채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