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생활

축제의 나라 페루1 [아빠의날&스승의날]

생즙 2011. 7. 18. 11:34



페루는 축제가 참 많다. 엄마의 날, 아빠의 날, 선생님의 날, 춤의 날, 등등.. 기관에 맨 처음 출근을 했을 때에는 컴퓨터가 워낙 낡고 느려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모든 수업 커리큘럼도 7월에는 프로젝트를 신청하는 걸로 기준을 삼고 느린 컴퓨터로도 진행할 수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 그림판과 타자연습을 수업 주제로 택했고, 아무래도 방학 전까지는 이것만으로 수업을 하기엔 너무 짧은 내용 아닐까 싶었는데, 이 곳 페루는 워낙 많은 축제가 있고 정전도 잦아서 불행중 다행스럽게도 수업 진도는 알맞게 정했고 적당하게 마무리가 되가는 것 같다. 그 동안 겪었던 축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1. 선생님의 날 [El día de maestro]



저번주에는 선생님들의 날이었다.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기관은 특별한 날의 주인공에 맞추어서 데코레이션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엄마의 날에는 학교 온 전체에 하트 모양으로 종이를 잘라서 벽과 커텐 그리고 문데 도배를 해놨었다면, 선생님의 날에는 온 곳이 풍선으로 그리고 선생님의 날에 맞는 포스터를 만들어서 붙여놓고 그 날의 준비를 위해서 모두가 밤 늦게까지 야근(?)을 할 정도다. 처음에는 일일이 함께 남아서 밤 늦은 시간까지 도와줬었는데, 이번에는 일일이 끝까지 남아서 도와줄 수 있는 여건도 허락되지 않았고, 왠지 능률없게 느껴지기도 해서 적극적으로 돕지 않고 행사 날에만 잠깐 참가를 했다.





 

 

 




페루 사람들은 정말정말 춤을 좋아한다. 축제에 있어서 춤이 빠지지 않는다. 춤을 추기 전에 일단 선생님의 날이라고 이렇게 학생들을 모아놓고 앞에 의자를 나열해놓고 모두 앞에서 일렬로 앉아야만 했다. "저는 소심한 성격이라서 뒤에 있고 싶습니다." 라는 나의 말은 결국 거부당하고 나도 선생님들 근처에 자리잡고 조용히 앉아있는데, 레크레이션을 담당하는 삐에로가 한 분 나타나더니 갑자기 레크레이션을 주도했다. 그 레크레이션이란 앞에서 말했듯이 거의 춤으로 승화되는데 아니나다를까 삐에로에게 질질 끌려서 앞에 나가서 춤을 춰야만했다 ㅠㅠ 그리고 행사가 끝날ㄸㅐ까지 애들과 춤을 췄다 ㅜㅜ





 




굳이 춤 학원엔 등록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축제가 끝이 나고 나서 내게 와서 하는 말이 "춤추는걸 봤는데, 음 ^^ 참 그저그렇네요." 였다. 앞으로 1년 이상이나 남았는데 아무래도 춤 학원에 등록해서 살사만큼은 제대로 배워야겠다. 휴가를 다녀오면 일단 학원부터 찾아봐야겠다. 어쨌든 선생님의 날이라고 아이들도 예쁘게 옷을 차려입고 춤을 췄다. 선생님들도 아무도 내빼지 않고 노래만 나오면 정말 범상치 않은 몸놀림으로 춤을 추셨는데 정말 신기하다. 춤을 참 좋아하는 페루 사람들. 아직도 노래만 나오면 온 몸이 들썩거리는 페루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2. 아버지의 날



아빠의 날에는 아버지들을 학교에 초청하여 함께 식사를 하고,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만들었던 자료들과 편지들을 아버지들에게 전달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우연히 Delia를 만나서 그 교실에 들어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 아버지의 날은 한창 기관과의 문제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고, 아무도 믿을 수도 아무도 보기 싫었던 시기라 그나마 가까웠던 Delia반에 들어가 만4살짜리 아가들이랑 주로 시간을 보냈었다. 마찬가지로 이 날도 아버지들과 아이들이 교실에 노래를 틀어놓고 즐겁게 춤을 췄다. 어딜가든 춤이 빠지질 않는다.




 

 



역시나 내게 음식을 줬다. 처음엔 페루 전역에 퍼져있던 고기 누린내때문에 그렇게나 괴롭더니 이제는 페루 메뉴집에 척척 들어가서 현지인들이 먹는데로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이제는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소금간이 쳐져있는 밥 위에 매운맛이 나는 아히소스를 비벼서 먹으면 정말정말 맛있다. 맛있다고 열심히 먹는 날 신기하게 바라보는 애기와 사진을 찍었다. 처음엔 그렇게나 무서웠던 페루 어린이들도 이젠 꽤나 익숙해진 것 같다.ㅋ 어쨌든 아버지의 날은 다른 행사에 비해서 작았지만 외국인인 내게는 다른 행사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틀고 맛있는 음식을 서로 먹고 이야기하고 춤을 추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그런 날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