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훈련

3주차

생즙 2010. 12. 3. 12:25




현지 적응 훈련 기간은 매우 정신이 없다.
벌써 페루에 온지 3주라는 시간이 되간다는게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회색도시로 알려져 있는 페루의 수도 리마는 정말 정신없는 곳이다.
맨 처음 포스팅했을 때도 적었지만, 리마의 교통 체중은 한국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런 리마에서 우리 단원들은 오전 8시 30분에서 4시까지 언어 교육을.
4시부터 6시까지는 페루의 역사와 문화, 선배 단원들의 이야기 등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리고 어제는 단원들이 숙지해야 할 규정교육이 있었다.

이렇게 교육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가 다 된다.
저녁을 먹고, 홈스테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씻고 뭐 좀 하다 자기에 바빴다.
하지만. 인터넷은 참 느리다. ^^ 사람들 일처리도 느릿느릿 모든게 다 여유가 있다 ㅠ ㅋ

매주 토요일은 페루의 문화 수업 실습이 있다. 페루의 역사가 묻어있는 지역을 답사하는 건데,
저번 주는 박물관을 다녀왔고, 이번 주에는 스페인이 남겨놓은 성당을 답사했다.

차를 ㅌㅏ고 성당을 가는데, 말로만 듣던, 리마의 걸어서는 안되는 길이 보였다.



페루는 빈부 격차 정도가 40%나 나는 곳이라고 한다.
30만 인구 중에서 12만명이 수도 리마에 몰려 살고 있고, 위의 알록달록한 집들은
황량하게도 나무 하나 없는 모래산위에 따닥따닥 붙어있었다.

이 곳은 워낙 가난한 곳이라서 절대로 걸어서는 안되는 곳이라고 단단히 주의를 받았다.
워낙 사람들이 가난하다 보니 버스를 탈 때도, 택시를 탈때도 창문조차 열 수 없다.
하다못해 육교를 건너는데도 꼬맹이들이 쌔까맣게 타서 구걸하는 것도 자주 본다.



나는 현재 ATE에 있는 마요라스 고에 살고 있다.
이 동네는 중산층이 사는 동네라고 하는데, 사실 잘 실감이 나진 않았었는데..
성당가는 이 구시가지 길을 보니 좀 충격적이었다.


이건 좀 여담인데, 얼마 전에 단원 5명이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는데,
현희 언니가 어떤 아이를 가리켰다. "저것좀봐" 라는 말에 봤더니,
오토바이 뒤에 리어카가 달려 있었는데 14살 정도 되보이는 애들이 타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애기가 웬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페루의 성문화는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고, 12살만 되도 관계를 갖는다고 했는데,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너무나 슬펐다. 막상 눈으로 보고 나니 좀 충격 적이었다.

그리고, 페루에는 아직 계급이라는 게 있다.
글쎄. 이게 내가 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은 정말 엄밀히 존재한다. 그리고 엄청나다.

예를 들면, 가정부로 일하는 분은 절대 식탁에 합석하는 일이 없다.
어떤 집에선.. 일하는 아주머니가 차고에서 생활을 해서 일주일만에 처음 봤다고도 한다.

혹은, 대형마트에 갔을 때, (리마에는 대형마트가 있다.)
애 엄마는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한편, 일하는 사람은 주인집의 모든 짐을 담당한다.
영신언니의 집에선 일하는 분이 언니와 딸기를 먹다가 주인집에서 혼이 났다고 한다.

그냥 그런게 하나씩 둘 씩 보일때마다 속도 상하고 마음도 아프다.
아직도 알아야 할 게 너무나 많지만, 페루라는 나라는 생각했던것보다는 조금 우울하다.
왜 사람들이 자꾸 회색빛 나라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페루의 성당은 매우 이중적이다.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페루. 정말 스페인은 페루의 잉카문명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그리고 그 위에 세운 것들이 성당인데, 시간이 좀 지나서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이 곳에서는 신부님들이 묵었던 곳이다. 수도원 같은 곳이라고 하는데,
포도주를 만드는 곳이다.


이 성당안에는 여러 그림들이 있는데, 보존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그래서 유화로 그린 그림들은 아주 시거멓게 변해가고 있었다..........ㅠ

이런것들을 조금만 더 보존하고, 관광으로 개발하면 좋을텐데 너무 아쉬웠다.
안에는 신부님들이 묵었던 방들과 고해성사를 하는 곳들, 그리고 환자가 사는 곳들도 있었다.
특히 고해성사를 하는 방에는.지옥 그림이 붙어있었다고 한다.







지옥 그림이다. 저번주에 갔던 박물관에서는 전쟁과 지옥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천사역할을 하고 있는 건 전부 백인, 그리고 목이 잘려 있고 짓밟혀있는 건
전부 남미 사람들이었다. 정말 철저하게 문화를 짓밟은 스페인은 독하다 싶었다.



이 벽은 무덤이다. 십자가 아래에 있는 묘비(?) 에는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데,
나는 아직 스페인어가 워낙 아가같은 수준이라서 ㅠ 나중에 지금보다 나아졌을 때
찬찬히 읽어보려고 사진만 찍어왔다. 그 옆에 있는 신부님이 잠들어 계신다고 한다.


버스타고 오다가 본 집들이다.




페루 사람들은 동양인만 보면 그저 신기해서 말도 걸고 사진도 찍고
아이들 같은 경우는 옆에서 기웃기웃거리곤 한다. ㅋ

이 우물엔 각자 소원을 써서 우물 안에다가 집어넣었다. ㅋ
그리고 웬 아이가 와서 수지 옆에 붙어있는데 너무 귀여워서 슬쩍 직었다.
나는 이날 처음으루 수지가 선생님으로 보였다. ㅋㅋㅋㅋ



국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가 보는 유적지들은 결국엔.
스페인이 남겨논 거대한 성당들 뿐인라며 페루의 고유 잉카에 대한.
실제 페루 사람들의 삶과 혼이 묻어있는 곳도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차를 타고 오면서 보이던 쓰러질듯한 판자집들을 벗어나
학원 근처로 돌아오고 나니 조명도 화려하고 사람들도 멋진 옷들만 입고 돌아다녔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같은 리마. 같은 수도에서 살고 있는데 정말 다르다.



리마의 하늘은 정말 묘하다.
그래서 종종 하늘을 보면 내가 너무 옹졸하고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요즘엔 사실 혼자서 내내 불평만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꼭 마무리 하고자 했던 학교 프로젝트도 문제가 생기고, 스페인어 수업도 수업인데,
페루까지 와서 학교에 언어에 치이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요 며칠은
즐겁지 못한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다.

얼마나 교만하고 약한 생각인지. 매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맞는건데,
사실 적당히 노력하고 나서 요령만 피운 것 같다.

분명, 내가 지구 반바퀴를 돌아서 온 건 이유가 있겠지.
난 정말 이곳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마음만 조급하고 초조해서
멀리 바라보지를 못 했던 것 같다.


열심히. 남은 기간동안 더욱더 분발해야겠다.
학교과제들도, 스페인어도, 기관문제도 !!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