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훈련

현지훈련 첫수업

생즙 2010. 11. 16. 11:06

어제까지는 시차적응이 안되서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 적응이 된건지
아님 현지어 첫 수업이라서 그런건지 조금은 졸린 가수면 상태에서 벗어났다. ㅋㅋ

하지만 여긴 새들이 너무 많다. 새벽3시부터 울부짖는 각종 새들 덕택에
알람없이도 일어날 수 있다. 주말이든~ 평일이든~ ㅋ




오늘은 드디어 현지어 테스트를 하고 반 배정을 받았다.
무슨 기준인진 몰라도 K반에 배정이 되었고, Peruano, Peruana 들에게 둘러싸여

정말 눈뜨자마자 이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 하루 종일 현지인들 사이에서
현지어로 수업을 들었더니, 고작 하루 수업하고 트일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버스를 탔다. Pedro 오빠의 파파와 Frida언니의 마마가
학원까지 데려다 주셨고, 수업이 끝나고 데리러 나와주셨다.

버스비는 1sol 이었고, 내내 사전들고 열심히 스페인어로 옹알대는 나에게
옆에 앉은 페루 아저씨가 열심히하라고 토닥여주셨다.

아, 그리고 오늘은 오찬이 있었다.

원래 점심은 마마들이 도시락을 싸주시는건데, 오늘은 첫날이라 특별히
협력요원님들과 학원 원장님, 운전사 아저씨와 오찬시간을 가졌다.

에피타이져로 옥수수껍질 안에 고기를 으갠 음식이 나왔고,
메인 요리로는 스테이크와 감자, 밥, 후식으로는 커피를 마셨다.



차 속에서 프리다 언니는 내내 사전을 보면서 공부를 했고,
식사를 다 하고 나서는 가게가 너무 예쁘길래 몰래 사진 한 장을 찍었다.



12월 13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OJT 직무교육이 있다.
그 시간에는 혼자서 스스로 어느 정도는 말을 할 수 있어야

내가 살 집을 계약하여 계약서를 만들어 오고,
현지인과 조율하여 기관조사, 지역조사, 활동조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내게 있어 가장 큰 장벽은 언어이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이 나라의 냄새에 적응이 되지 않는다. 진짜 큰 문제다. 하루종일 멀미가난다.-_-

음식은 먹을만한데도 나라 전체에 퍼져있는 페루의 냄새땜에 너무나 어렵다.
오늘도 한 시간동안 버스를 타면서 사람들 머리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내내 울상인 내게 Pedro 오빠는 1년 후면 저 냄새가 나한테도 난다고 했다 ㅠㅠ
슬펐다. 왠지 한국문화를 잃는 것만 같다. 흑흑





어제는, 딱히 할 일이 없길래 Lucia , Pedro랑 공원을 산책했고,
오후에는 Isabel 언니와 Frida 언니와 도로를 탐험했다 .

내내 흐린 Lima가 웬일로 해가 떴다.
배도 고프고 해서 처음으로 단골 가게를 만들었다. ^.^

가게 주인이랑 얼굴이 조금 트이고 나니 재미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문구점에 가서 노트를 한 권 샀다. 여기에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수첩... librito를 찾으니 주인이 황당해했다. 그래서 결국 바디 랭귀지를 썼다. ㅠ
어쨌든, 수지와 내 힘으로 구입한 것들이다 ㅋ 쥬스 Jugo 는 오빠가 사준거!!



그리고 마지막엔 자신있게 "cuanto cuesta?" 라고 물어봤는데 ^^
아저씨는 내가 못 알아들을까봐 친절하시게도  1sol 50cent 를 직접 꺼내서

보여주셨다. ^^ 게다가 빨강색 스펠링도 엉뚱한 걸 이야기해서 손님들이
내 스펠링도 고쳐주셨다.

아, 현지어 수업 ㅡㅡ
writing 선생님이 정말 싼초남이다 ㅋ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ㅠㅠ ㅋ

내 발음에 문제가 있는지 샘은 자꾸만 내 O 발음에 민감해하신다.
그리고 프랑스어 선생님은 자꾸만 내 Ci 발을음 고쳐주시려고 하신다. 아. ㅠㅠ
스페인어의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한 것 같다. ^^

사진이 조금만 빨리 올라가면 좋을텐데, 시간이 걸리니 보정이고 뭐고,
원하는만큼 올릴 수가 없어서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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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웹툰을 보다가 정말 좋은 글귀를 발견했다.

"방황하지 않는 청춘은 미래를 창조할 수 없다."

바로 이리로 오고나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잘 하고 있는걸지, 이게 맞는건지 매일매일 고민하고 생각하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글귀를 본 것 같다. ^^



부모님까지 설득해가며 여기까지 온 거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우고 돌아가야겠다.
이번에도 눈에도 마음에도 가득가득 담아가야지.

나는 미래를 창조하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토닥이면서 돌아왔다.
매일 노을이 지는걸 봐서 그런지 시간이 갈수록 내 나름대로 뿌듯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