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u 인생의 한획/Peru 현지훈련

출발 그리고 현지적응훈련 1

생즙 2010. 11. 14. 13:11


11월 11일 새벽까지 짐을 싼다, 준비를 한다, 설레는 맘 절반, 걱정되는 맘 절반으로
밤에 잠을 거의 설쳤다. 설상가상으로 뜬금없이 갑자기 도망가고 싶단 생각까지 했다.

결국엔 할배에게 sos를 요청, 당연한 현상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조금 잤다.
그리고 토끼 눈이 되어 부모님과 서둘러 공항에 갔다.

고맙게도 친구 영화가 공항까지 나와줬다. ㅠ 내내 나에 대해 걱정만 잔뜩 하시다,
집에 쓸쓸하게 돌아가실 우리 엄마아빠 옆에 친구 영화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페루로 떠나는 60기 단원들은 총 8명으로 L.A.공항을 경유해서 리마까지 단원들끼리만
가야했다. 막상 떠나려고 하니 두고온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에 막막했다.

가는동안 영신언니는 멀미땜에 많이 힘들어했고, 나는 비행기의 탁한 공기땜에 끙끙 앓았다.
기침과 콧물이 너무심해서 결국 L.A.항공에서 10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감기약을 샀다.

신기하게도 비행기에서 한국분을 났다. 석유쪽일을 하시며 출장중이라 하셨다.
먼 페루까지 가는 거, 시야도 넓히고 많이 배우고 오라고 독려해주셨다.

실제로, 페루까지 출장을 다니시는 분이 은근 계시는 것 같다.
외국어로 승무원들과 자유자제로 이야기 하시는 그 분을 보면서 이년 후 다시 비행기에 탔을땐
나도 꼭 저렇게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다른 신기한 점은 시차였다. 분명 한국 시간으론 자정인데,,
L.A. ㅅㅣ간으로는 해가 뜨는 시간이었다. 옆 창가를 보니 점점 밝아지고 있었다.

창가에서 눈을 떼지를 못하니 우리 국장님 Enrique가 대신하여 사진을 찍어주셨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하늘을 보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도착했다. 리마 항공에. 리마 현지 시간 밤 23시 55분.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운통 외국인투성이인게 세삼 실감이 났다.

우리를 데리러 관리 요원 한 분과 리마에 있는 선배 단원 11명이 마중을 나왔다.
그리고 각자 인사를 나누고 유숙소로 이동했다. 준비된 간식과 라면을 먹고 하룻밤 푹 쉬었다.

일어나서 코이카 사무소에 가서 소장님과 여러 직원분들과 인사를 나눴다.
앞으로의 일정을 안내받고, 2개월간 홈스테이를 해주실 마마를 소개 받았다.

남미의 인사는 얼굴에 볼을 갔다대고, 입으로 가볍게 쪽 하는 소리를 내는거다.
마마와 함께 식당에 갔는데, 뷔페식으로 되어 잇었고, 웨이터들이 꼬챙이에 고기를 꽂아와

고기를 먹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고기를 잘라줬다. 음식들이 조금 많이 짜긴 하지만 꽤 맛있다.
그래서 먹고 먹고 먹다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ㅠㅠ

밥을 먹고 나서 마마와 함께 마마의 집으로 왔다.
다른 단원들은 대개 홀로 배정을 받았는데 나는 나이가 어린 편이어서 그런지,
이끼토스로 갈 동갑내기 친구 Lucia와 함께 배정을 받았다. ^.^



집은 아기자기한 편이고, 마마의 남편 분과 내 또래로 보이는 딸 두 명이 있다.
모두가 정말 친절하고 정이 많으신 분들인 것 같다.

오랫동안 길렀던 강아지 Venji의 무덤을 만들어놓고 그 위에 나무도 심어 놓으셨다.
무선인터넷망 이름도 venji로 되어잇고, 여기저기 강아지의 흔적이 남아있다.

얼마나 이 가족들이 강아지를 사랑했는지 느껴진다.
가족들은 모두 천주교로 우리 이전에도 코이카 단원들 여러명을 손님으로 받아왔던 듯하다.

이전에 있었던 단원들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고, 오늘은 Lucia와 나를 데리고 마트에 가주셨다.
그리고 소매치기가 많으니 Centro에 갈 때는 절대로 시계를 들어내지 말라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는 외국인이라서 많은 사람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셨다.
조금은 이해할 만도 했던 것이, 잠시라도 산책을 나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 쳐다보고
인사도 해주고 말도 걸어주고 그런다 ㅠㅠㅋㅋㅋ


리마의 교통에 대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질서가 없는데 사고가 안 난다는 거다.
분명 도로의 선은 2차선인데 차는 세 대가 달리고 있다. -_-

차들이 분명 천천히 가는 것도 아니고 마구 끼어드는데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
신호등도 없는데 신기할 정도로 사고가 난 현장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리마의 하늘은 언제나 회색이다.
오기 전에 리마를 회색도시라고 표현한 글을 봤는데 왜인지 알 것 같다.

어디를 찍든 어떻게 찍든 하늘이 회색빛이다. 그럼에도 눈이 부셔서 꼭 썬글라스를 써야햇다

.


자기 전에 창문을 열었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루종일 회색빛이기만 했던 하늘에 저런 색깔이 !! 너무나 아름다워서 오랫동안
창문에 붙어서 계속 사진만 찍었다.

내일은 Pedro 오빠가 와서 함께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어디에 교회가 있는지를 몰라서 당분간은 오빠와 성당에 다녀야 할 것 같다.

월요일부턴 언어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배우고 담아가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