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 138

싼도르가 준 편지

친애하는 누나에게, 안녕 누나, 기분이 어때? 괜찮아? 그렇기를 바랄께. 지금 니가 한국에 있을지 아니면 비행기에 있을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너에게 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이 참 많다. (이 편지를 위해 굉장한 노력중이야. 만약 내가 평소처럼 글씨를 쓰면 니가 못 알아볼테니, 물론 나도 내 글씨 못 읽고 하하. 그래서 정말 어렵구나.) 이번 2년은 참 아름답게 지나갔어, 너를 알게 되어서 참 좋았고, 넌 참 믿을 수 없는 사람이고 참 좋은 사람이야. 너는 참 중요한 친구고, 나의 첫 번째 스페인어 학생이고 (만약 내 수업이 지루했다면, 날 용서해줘. 그땐 내가 경험이 없어서, 지금은 좀 나은 선생님이니깐 ^^) . 내 첫번째 한국 학생,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중에 조금 더 밝은 사람. 나는 정말 절대로 이..

남미 페루에서 2012.11.30

Cusco 3일차

우기였는데 비가 안 왔다! 날씨가 참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꾸스코 안 갔다고 하면 ㅇㅁㅇ? 이런 표정을 짓는다. 솔직히 말하면 내게 있어 마츄픽츄의 의미는 당연히 해야하는 "숙제". 그래서인지 "아~ 가고싶어죽겠어!" 이런 마음으로 간 것도 아니고 계속 미루다가 숙제하는 마음으로 다녀왔다. 솔직한 감상은 딱 생각하고 예상했던만큼만 좋았다. 잉카시대에는 아버지들은 이렇게 지붕 쌓는 일을 하고, 꼬맹이들은 째깐한 돌덩이들을 날라서 담벼락 아래에 두지 않았을까? 해가 쨍쨍함에도 신나게 뛰놀다가 저렇게 지붕 아래서 낮잠도 잤을꺼고.

Cusco 2일차

오전투어 하다가 오얀따이땀보역 지날 때, 역에서 내려서 기차 타는 걸로! 언제다시볼수있을까 전통할매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 문명은 잉카 시대 이전 문명인데 사람들이 죽으면 산에 구멍을 파서 몸을 쪼그려서 자궁에서 태어날때처럼 구멍에 넣어두었다고 한다. 환생을 믿기 때문이었고, 꼰도르가 하늘과 땅의 연결자라 믿었기 때문에 꼰도르가 등장하는 높은 산 위쪽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로 산에 성냥깨비로 찔러놓은것처럼 구멍이 슝슝 나있다. 산을 계단식으로 해놓은건 농경사회때 물이 잘 흘러가게 하기 우해서라고. 아무리 봐도 저게 밭처럼 보이진 않아서 이해를 잘못했나 싶어 다시 되물었더니, 다시 예전처럼 회복시키기 위한 공사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홈을 만들어 끼워서, 지진이 크게 나도 꽤 오랫동안 보존..

Cusco 1일차

일정 장소 한 일 지출 기타 11일 Lima -> Cusco [3시] Cusco Centro 건/재/은이랑 식사 12일 기차표 예약 투어 및 호스텔 예약 12일 Cusco -> Morai Morai -> Ollantaitambo Ollantaitambo -> AguasCalientes 오전 투어 오얀따이땀보 기차역 이동 아구아스깔리엔떼스 호스텔 기차역에서 짐 맡김 13일 Machupicchu Aguanscalientes -> Ollantaitambo -> Cusco 마츄픽츄등반 꾸스코로 다시 이동 14일 Cusco 모라이 및 소금염전 투어 15일 Cusco -> Lima ->Brasil 단원꼬맹이들이랑 식사 및 이동 어렸을적부터 그렇게나 비행기를 자주 타는 사람들이 부러웠었다. 나도 커서 여권에 도장 꽝..

D-9 감성잡담

* 한국으로 짐을 부쳤다. 어젠 하루 종일 짐을 싸고, 청소를 하고 물건을 보냈더니만 방이 텅 비었다. 기분이 이상하다. 이제 이 집, 페루에 있는 글 쓰는 이 곳 그니깐 이 내 방에서 잠을 자는 건 딱 8번밖에 안 남았다. 그래도 2년을 살았는데, 보낼 짐이 많겠지 했는데 막상 정리를 해보니 짐이 없다. 옷가지들도 2년을 내내 입어서 다 헤지고 너덜너덜해져서 버리고 갈 옷들뿐이고, 처음에 올 때 가져왔던 밥솥과 내 손때가 잔뜩 묻은 스페인어를 공부했던 책들을 제외하곤 한국으로 보내는 순수 내 짐이 없다. 2년간 대체 어떻게 지낸거지?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 아 페루. 오늘은 우체국 직원 아줌마와 대판 싸웠다. 나는 평화와 사랑을 전하러 온 봉사단원이지. 하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

집에 갈 준비

1. 계약종료12일전. 정 말로 간다. 한국에. 집에. 2. 기관을 마무리했다. 다음주에 나가서 수료증만 주기로 하고 수업마무리. 선생님들과 마지막 식사를 했다. 유디와 기관장이 대표로 내게 말했다. 처음엔 난생 처음으로 외국인과 생활하고 일 한다는게 무섭긴 마찬가지였는데, 2년동안 잘 지내줘서 너무 고맙다고. "너의 우정에 정말 고마웠다." 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나올꺼같았다. 물론 울진 않았다. 3. 학원도 마무리했다. 결국은 Avanzado3에서 끝. 안타깝다. 한 달만 더 다니면 스페인어 전 과정을 끝마칠수있는건데.ㅠ가기전에 했던 작별파티엔 각자 자기나라 음식을 요리해서 나눠먹었다. 종종 그리고 이 날도 내게 당근케이크를 만들어주신, 가끔 초대해 요리도 해줬던, 날보면 너희엄마가 걱정 많이할테니 자..

근황 및 잡담

* 이번 6일은 내 생일이었다. 이제 내 나이 만 26살. 이건 음모다. 이번 생일은 페루의 마지막 생일이니만큼 스스로 잘 챙겨야지, 했는데 진짜로 고맙게도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줬다. * 생일 하루 전인 5일 밤을 시작으로. 한국, 미국, 필란드, 스페인, 독일, 페루, 덴마크 등 각국의 사람들이 Anne네 집에 모여서 와인을 마시면서 이야기하다 비틀즈 50주념 축하공연에 갔고 신나게 노래하고 이야기하다가 12시 정각에 모두들 날 한 번씩 안아주고 양 볼에다가 Beso해줬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은 건 또 처음이다. 생일 당일날엔 한국과 스리랑카, 필리핀 등 반가운 사람들한테 전화로 축하받고, 일어나서는 홈스테이 가족들이 한 명씩 부둥켜안고 Beso를 해주고 내게 얼마나 많은..

잡담

1. 화분을 샀다. 이름은 "초록"이라고 붙여줬다. 식물도 관심 갖고 말 걸어주면 좋아한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안녕 초록아 올라 께딸?!" 꼬박꼬박 인사도하고 온실안의 화초가 되게하지말자! 라는 맘으로 자외선 좀 쐬라고 늘 창가에다가 바람도 쐬주고 물도 주는데 자꾸 잎사귀가 시들시들해서 속상해하고 있는데 알고보니 진드기들이 있었다. 진드기들을 보고 화가 나서 면봉으로 진드기들을 다 걷어내고 모조리 사형시켰다. 2. 수요일엔 애들때문에 그리고 학교 동료들땜에 마음이 좀 별로였었다. 답답해서 학교 위층에 올라갔더니 동네 전경이 확 보인다. 해도 안 뜨고, 개는 많고, 자꾸 피곤하고 등등 "아 이게 뭐야!!" 혼자 이러면서 올라갔는데 지금 보고 있는 사방에 보이는 이 갈색전경이 회색전경이 평생 그리울꺼라..

9월 셋째주에 했던 생각.

1. 완전웃긴광고 페루 사람은 정말 친절하다. 특히 길을 물어보면 얼~마나 친절하게 알려주는지. 광고에 나오는 저 Seguridad 페루 청년이 융가이 설명해주는 모습은 절대로 오바가 아니라는거. 마지막에,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인생에서 많은 것을 잃습니다. 라는 문구.광고보고 웃겨 죽는줄 알았다. 역시 이 곳은 알레그레해. 2. 웬 러시아 여자가 2012년 9월 21일 리마의 대지진을 예언했다. 뉴스 좀 볼까? 하고 TV를 틀면 쓰나미가 몰려오는 영상, 대지진으로 리마의 온 땅이 다 들리는 시뮬레이션이 나온다. 게다가 그저께와 엊그저께는 연속으로 지진이 두 번이나 났다. 어느 정도로 뒤숭숭하냐면,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겠지만 내일 지진으로 우리는 모두 죽을테니 살아있을동안 즐겨야한다며 오늘 몇..

9월 2주차 근황

1. 출근하는 길은 늘 착찹하다. 기관 가는 길이 좀 너덜너덜하게 느껴지는만큼 해도 안 뜨니깐. 오전엔 좋은 곳에서 각 나라의 높은 위치에 있는 외국인들과 있고, 오후에 조금 가난한 동네에서 일하는 내가 좀 이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한 지역에서 30분 거리에서 보이는 이런 빈부격차니 어쩔 수 없는 거라는 혼자만의 자기 합리화를 가지기도 하고. 이제 60일정도밖에 안 남았다. 2. 이번주는 저번주에 배웠던 것을 이용해서 새로운 예제로 복습을 시켰는데..... 정말 기억하는 애기들이 10%정도밖에 안되고, 여기저기서 Miss Miss Miss Yunaaa만 외쳐댄다. 그래도 이번주는 구두시험도 무작정 쳤고, 전교생중에 양손을 이용해서 이제 자유자제로 타자를 치는 애기가 생겼다. 아직은 초등학생이니깐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