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161201 기록

생즙 2016. 12. 1. 18:36

2016년의 마지막 달이 시작되었다. 

 

나의 부끄러운 20대가 고스란히 기록된 이 블로그는 2013년을 기점으로 시간이 멈췄지만.. 나는 하루는 정말 잘만 갔다. 그동안 나는 30대가 되었고, Java 개발자가 되었다. 거대한 나무 같은 존재였던 우리 부모님은 흰머리가 많이 늘었고, 영원히 아기일 것 같았던 내 동생은 20대가 되었다. 

 

 

 

 

 오늘은 휴가를 내고 엄마랑 놀았다. 돌아보면 여름휴가를 제외한 휴가 때 은행을 가거나.. 하루종일 낮잠을 자면서 보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나름 알차고 즐겁게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거 같아서 뿌듯하다. 낮에는 엄마랑 같이 영화관에 가서 영화 '형'을 봤고, 같이 카페에 가서 파니니와 커피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 좋았는데 영화가 단순 코믹인 줄 알았는데 너무 슬퍼서 당황스러웠다.

 

 내일은 출근이지만 오늘 이렇게 쉬니 정말 좋다. 지금은 4년 전 매일 자소서를 쓰곤 했던 동네 카페에 와있다. 당시 취업 문제로 워낙 위축되서 평일에 돌아다니는게 무척 창피했던 생각도 난다.  

 

 

 

 

 

 지난 11월은 또 엄청 정신없이 지나갔다. 야근을 안 한 날이 거의 없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씻으면 잠이 온다. 그냥 오는게 아니라 폭력적으로 잠이 나를 덮쳐오는 느낌이다. 주말이 아까워 일찍 일어나려고 하지만 오전은 거의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오후엔 내 가장 가까운 벗이자 일부인 남친과 저녁을 먹고 강아지 카페에 다녀오면 또 월요일이 되고 하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매일 주말만을 생각하며 지내니 곧 주말이 오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한 달이 가고 이 한 달이 반복되어 일 년도 지나가고 있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