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토요일에 혼수땜에 가구점을 돌아다니는 중에, 인간적으로 참 존경하고 좋아하는 과장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받았다. 지난 반년 동안 상했던 몸과 마음이 이제 좀 괜찮아지나 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셨다니 너무 안타깝고 걱정이 되서 다음날 아침 일찍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내 작은 발걸음과 인사가 마지막으로 가시는 길 외롭지 않은 배웅의 한 부분이길.. 그리고 과장님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 2
부사수가 생겼다. 다섯 살이 어린데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 들어왔다.
먼저 업무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코드를 짜는 감이 좋다. 디버깅이 조금 서툴지만 그 외에는 한 번 알려주면 대부분 제대로 기억하고 응용하는 센스가 있고, 소스 반영이나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을 보면 조심성 많은 타입이다.
인간적으로는 본인의 신념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 주관이 굉장히 뚜렷하다. 가끔은 종교에 관련된 토론도 하는데 자기 중심이 단단하게 잡혀있는 사람이라 끄떡도 없다. 나는 신을 믿는다고 하면서 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타협하며 살아왔는데, 이 후배가 온 후로는 내 스스로 자아성찰하는 시간이 잦아졌다.
# 3
요 며칠간은 퇴근 후 혹은 불안감이 엄습할 때마다 우주사진을 정신없이 찾아봤다. 행성과 우주의 광대함에 비하면 나와 내 걱정거리들이 하찮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참에 이번 주일엔 "걱정"이라는 주제로 목사님이 설교를 하셨다. 하나님은 우리를 광야로 인도하시지만 그 광야는 우리 삶의 목적지는 아니라고 하시며 말씀을 맺었는데, 그 한마디가 무척 내게 위안이 되었다.
그러니 걱정 할 시간에 이를 해소 할 후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해야지. 광야가 내 목적지인마냥 돗자리 피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