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현지생활

이사, ^.^

생즙 2011. 2. 10. 07:58


이사를 했다. 리마의 북쪽의 ATE에 있는 마요라스고에서 드디어 나오게 됐다.
마요라스 고는 3층 집으로 하숙인데도 불구하고 화장실과 옥상을 개인적으로
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워낙 화목한 가정이라서 그런지,
다른 동기들에 비해서 하숙집인데도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Gradis 아저씨, 마마, 둘째딸 까를라, Cia.
나는 파파를 보면 꼭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몸소 체험 할 수 있었다.
마마가 놀러 나가거나, 늦잠을 자는 경우엔 직접 요리도 하시고, 일도 잘하시구,
딸들한테도 워낙 잘하시구 무엇보다도 마마를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도 좋고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 우리 아빠가 직접 보셨으면 좋겠다.^^)



내가 살던 3층 옥상으로 방에 올라오기 위해선 저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올라와야만 했다.
옥상은 해가 워낙 강해서 빨래를 말리면 한시간만에 마르기도 했다.

살기 워낙 좋은 곳이긴 했지만, 방 안 조명이 워낙 어둡기도 했고,
워낙 아끼는 게 몸에 베어있는 집이라 무선 인터넷을 너무 빨리 끄시고,
무엇보다도 공항에 마중과 배웅에 자주 나가야 하는 나로써는 아떼는 너무 먼 곳이었다.

게다가. 내 기관 San Juan De Miraflores까지 출근을 몇 번 해본 결과.
교통체중과 여러가지 일들로 길에서 눈물 흘릴 뻔 한 이후로 꼭 이사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사를 하는 날 마마가 정말 눈물을 뚝뚝 흘리셨는데 무슨 정이 이렇게 많이 들었는지....
외국인이 날 위해 울어준 건 정말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ㅠ 나도 택시 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어쨌든, 나는 리마의 남동쪽인 Surco로 이사를 왔다.
신시가지인 미라플로레스에 가려면 이전에 ATE에 있을 때는 큰 맘 먹고 가야했는데
이사를 온 이후엔 항상 버스를 타고 지나다니게 된다.

ATEㅇㅔ 산다고 하면 현지인들이 항상 조심하라고 조심하라고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는데, 이사를 온 이후엔 정말 확실히 안전한 곳이구나 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집이 있는 길 이름은 Ca.Loma Bella 로 아름다운 작고 긴 언덕 길 이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참 깨끗하고 아름다운 동네다.

이전에 공항에 갔다가 새벽2시쯤 왔는데 경찰차들이 내내 순회하고 길거리에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고.. 이전에 ATE에서는 버스만 탔다 하면

현지인들이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는데, 여기에서는 온통 백인들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버스를 타든말든 별 관심이 없다. ㅋ

고생하러 온건데, 너무 좋은 곳에서 좋은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번에 사는 곳도 홈스테이다. 리마는 집 값이 비싸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고심고심하다가 나는 홈스테이를 택했는데,
분명 홈스테인데 부엌과 화장실이 아예 독립적으로 주어져있다.


사진이 어둡기는 하지만, 집은 전체적으로 나무집인데
이번 집도 내 방은 3층에 있다. 겉에서 보면 그냥 방문인데 문을 열면 이렇게 아래처럼
싱크대와 화장실이 있다. 그래서 아침마다 일어나서 커피를 내려마실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 사진은 안 찍었지만 냉장고도 딸려 있다. ㅋ



화장실 옆에 있는 좁은 복도(?) 를 지나면 이렇게 넓은 방이 나온다.
햇빛도 잘 들어오고 정말 조용하고, 책상도 두 개나 딸려 있었다.

책상 한 개와 의자는 선배 단원이 직접 돈 주고 산건데도 불구하고 나한테
팔지도 않으시구 그냥 물려주고 가셨다. 난 이런저런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방에 TV도 딸려 있어서 틈틈이 잘 이해는 안 가지만 그냥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페루의 정서가 나한테 완전히 안 와닿는 것 같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