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181130

생즙 2018. 11. 30. 08:45




단풍이 한창이던 어떤 날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박물관에 다녀왔다. 로컬 박물관으로 지역에 대한 역사를 설명하는 곳이었는데 옛날 지형부터 어떻게 지금처럼 번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시간대별로 잘 되어 있어 알차게 잘 보고 왔다. 박물관 견학이 끝나고나선 그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대화 내용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햇빛을 받고 걷는 정말 그를 보면서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네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새로운 PM님이 임신을 하시면서 또다시 PM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이와 관련해 팀장님을 비롯한 여러 높으신 분들과 면담을 했고, 개발자 한 명을 더 붙여줄테니 PM 역할을 해보겠나고 하셨다. 나는 절대 그건 안되니 새로운 PM님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였고 오랜 대화 끝에 당분간은 내가 PM 역할을 하되 고객사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팀을 옮기면서 전화기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좋아했었는데 그게 무색하게도 하루종일 전화와 메일에 시달리고 있다. 그와중에 사원들 케어, 내 개발과 마이그레이션을 병행하는 한편 있어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 상황이야 어쨌든 PM이 여러 번 부재했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망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구사항 받은 건들에 대해선 내가 맡은 일만큼은 잘 마무리 짓자는 목표로 집중하려고 노력하지만 스트레스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 고객사에선 PM과 이야기하길 원하고, 실제 프로젝트는 PM이 없으며 시간이 더 가기 전에 현업을 포함하여 리뷰를 가져야 한다고 푸쉬가 오는데 당장 내 권한으로는 협력사와 현업들을 모을 수 없어 고민이다. 게다가 문서 작업으로도 시간이 자꾸 소요되는데 이와중에 개발팀장님은 몽골로 출장을 가셨고 여러 번 요청했던 지원팀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빡빡한 시간이 계속 되고 있다. 협력업체 설계자 분들은 12월까지 모든게 완료되어야한다는 입장으로 푸쉬를 주시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 요즘 부쩍 업체 분들에게 위로를 받고 있다.




회사 워크샵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날 눈이 펑펑 왔는데 감사하게도 박과장님이 서울역까지 데려다주셔서 편하고 안전하게 집에 왔다.



얼마전에 시댁에서 보내주신 쌀을 전해주려고 아주버님이 집에 오셨다. 외식을 할까 하다가 그래도 따뜻한 집밥을 드리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밀푀유나붸를 했다. 주방일은 아직도 어설픈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다고 요리 시간이 부쩍 줄었다.





아, 그리고 요즘엔 종종 자몽을 오븐에 구워먹는데, 설탕을 솔솔 뿌려서 오븐에 굽고 다시 냉장고에 식혀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남편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L호텔에 다녀왔다. 모처럼의 서울 나들이었는데 작년 내 결혼식도 생각이 나고 친구들 생각도 나서 감회가 새로웠다.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주말에는 찜질방에 가서 지친 몸도 마음도 뜨듯하게 지지고 와야지. 밀린 잠도 늘어지게 자고 살얼음이 올려진 식혜, 그리고 맥반석 계란까지 군것질도 엄청 하며 데이트도 실컷 하고 겨울 여행 계획도 세우며 푹 쉬고 재충전하여 남은 오늘도 그리고 다음주도 잘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