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191231 12월은

생즙 2019. 12. 31. 22:00

 

모임이 많았다. 양가 부모님도 뵈었고 매주 평일과 주말마다 송년회 모임이 꾸준히 있었던 달이었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들과 갖가지 술들로 배를 두둑하게 채웠다.

 


가순이 갈귀 일당과 글램핑을 하기도 했고, 까꿍이네 집에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다. 둘 다 부부동반 모임이라 여럿이서 할 수 있는 보드게임들이 많이 준비되어있어 지루할 틈 없이 엄청 놀고 왔다. 회사 사람들과도 모임이 많았는데 팀 사람들과는 각자 만원 이하의 선물을 준비해서 같이 나눠 갖는 시간을 가졌다. 그외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옛 직장 동료들까지 모두 이번 달에 있었던 일이다.



회사에서는 나에 대한 평가 결과가 나왔다. 팀장님과 면담을 했고 시스템에서 최종 평가 등급과 면담 내용, 그리고 팀장님의 코멘트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업무에 좀 더 욕심을 내서 내 성과를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2월은 크리스마스라 그와 집에서 나름 분위기를 내보겠다고 같이 마망이를 꾸몄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는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바베큐 족발을 먹었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성탄예배 후 요즘 엄청 꽂혀있는 치즈 토마토 리조또를 해먹었다. 매번 크리스마스 이브나 당일마다 외식을 했는데 꽤나 뿌듯하게 느껴졌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집에서 캐롤을 들으며 서로에게 크리스마스 카드에 편지를 쓰고 준비한 선물도 교환했다.


그와 함께 심야로 겨울왕국2를 보고왔다. 새벽인데도 자리가 아주 꽉꽉 차있었다. 울라프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영화를 보고 온 이후부터 울라프 피규어와 가습기를 구입하고 싶어 계속 고민 중에 있다. 울라프의 사랑스러운 대사와 따뜻한 포옹이 낯익다 했더니 내 단짝 남편이랑 꽤나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그와 함께 근처에 새로 생긴 피부관리 매장에서 함께 얼굴과 상체 관리를 받고왔다. 얼굴 경락은 처음이었는데 한 번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겠어 싶었는데 뭔가 턱선이 살아나서 그도 나도 많이 놀랐다. 그는 피부관리를 하고 엄청 뽀송뽀송해졌고 상체 관리에 무한감동을 받았다는ㅎ

 


약속이 많아 허덕였고 얼굴까지 꽁꽁 시려운 겨울이지만 틈새 데이트도 꽤 많이 했다. 우리끼리도 가졌던 송년회, 그리고 퇴근 후 봉구비어를 습격하며 늦은 시간까지 수다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큰맘 먹고 포방터까지 가서 닭곰탕도 먹고 왔다. 먼길이라 다녀오자마자 우리 둘 다 앓아 눕기는 했지만 닭이 쫄깃쫄깃하니 맛있었다. 티비에서 보던 분들을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도 했다.


오늘은 휴가라 그와 함께 이케아에 다녀왔다. 결혼 초반에 우리 부모님과 같이 갔을땐 아빠의 재촉과 조급함때문에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작은 식탁 한 개 사고 왔던 아쉬운 기억이 싹 날아갔다. 구석구석 구경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 정말 좋앟다는 ㅎ 어서 운전을 해서 그 없이 홀로 구경할 수 있는 날도 오길 바란다 후후.


2019년의 마지막도 사랑하는 그가 함께 있어서 가장 감사하다. 그는 알까? 내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인데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사랑할 수 있다니. 이번에는 유독 뭔가 한해가 저물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한달 참 잘 보냈구나 싶다. 옆에서 쌔근쌔근 자는 그를 보니 묵직한 따뜻함과 감사함이 몰려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