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180729

생즙 2018. 7. 29. 20:12

 

 

 

 회사 생활에 있어 꽤나 큰 사건이자 변화가 왔다. 개발팀으로 팀을 변경해보는게 어떠냐는 제안이 있었고, 나는 바로 옮기겠다고 대답하여 팀 이전이 확정되었다. 

 

 다만, 팀 이전이 확정되기까지 나는 팀장님과 상무님, 그리고 개발팀 이사님과의 긴 면담이 여러 번 있었고,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분담을 위한 인수인계를 두고 팀장님, 파트장님과 컨텍하는 시간과 빈도도 점점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팀 변경이 확정되면서 새로운 프로젝트에 배정이 되어 미팅을 가졌다. 팀 변경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를 놓고 오랫동안 고민하던 참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팀에서 개발을 하게 된만큼 연차와 직급에 맞게 제대로 된 아웃풋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꽤나 크다. 이런 부담감까지도 다 안고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야겠지. 하지만 그 전에 일단 지금 업무를 잘 마무리하고 가는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니 앞으로 주어진 2주간 잘 정리하고 깨끗하게 떠날 예정이다.

 

 

 

 

 

 

 

 오랜만에 내 가장 친한 친구인 남편과 다퉜다. 여름휴가 날짜를 맞춰서 휴가를 내고 이에 맞게 숙소 등을 예약하고 여행 일정을 짜던 중 남편의 회사 일로 인해 휴가를 하루 미뤄야 했다. 일정을 변경해야함에 그가 여러 번 미안하다고 했음에도 나는 미리 예약한걸 취소해야하는 수고스러움과 취소 수수료로 인해 예민해져 계속 툴툴거렸고 그게 싸움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자주는 아니지만 오래 사귄 동안의 싸움 덕택에 나름의 화해 매뉴얼을 갖고 있다. 나는 싸우고 난 다음 동네를 힘껏 걸어다니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돌아와 그와 대화를 했다. 비록 싸웠지만 여전히 우리는 부부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한다며 되내이고 나름 단어를 고르고 골라 말을 했다. 여행 일정을 위해 파트와 조율하여 휴가를 받았고, 시간을 쪼개서 여행을 계획한 내 수고를 인정받기를 바라는 맘과 함께 수수료 때문에 너무 속상했다고 이야기하자 그 역시 나의 어떤 점 때문에 속상했는지를 이야기했고 화해를 했다. 싸움은 괴롭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가 여전히 싸울 의지가 남아있다는 것과 이렇게 이야기해서 해결하는 과정이 좋다. 앞으로도 이렇게 잘 싸우고 싶다. 

 

 

 

 

  

 

  

 

 

 

 쉬는 날에는 잘 먹고 잘 쉬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엔 동네에 괜찮은 맛집을 두 군데가 발견하였다. 금요일에는 퇴근 후 집 근처 이자카야 집에서 오붓하게 데이트를 했다. 음식도 맛있었지만 가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우리는 중앙에 위치한 바에 앉아서 모듬꼬치와 타코야끼를 주문한다음 가게를 찬찬히 둘러보는데 사람이 가득 찼음에도 실내가 잔잔한 대화들로 웅성였다. 나는 가게의 이런 분위기를 정말 좋아한다. 옛 친구 문선이와 학교가 끝나고 홍대에 가서 짚동가리 쌩주와 닭똥집을 먹던 기억이 마치 사진처럼 떠오르기 때문인지 이런 분위기 속에 있을 때는 유난스러운 기분 좋은 안도감이 느껴진다. 어쨌든 음식과 맥주과 나왔는데 금요일에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일주일을 보상 받는 느낌이었고 기분이 좋다 못해 말캉말캉해지는 것 같았다. 다음날에는 쭈꾸미 볶음을 먹었다. 예전부터 남편이 맛집이라며 같이 가보자고 몇 번이나 추천했던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깔끔했던 인테리어에 한 번 놀라고, 한 입 먹고 무척이나 맛있어서 또 놀랐다. 게다가 서울에선 보기 힘든 밤막걸리까지 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황홀할 지경이었다.

 

 

 

  

 

  

 

 

 

피곤하지만 콘치즈를 만드는데 재미가 붙어 이를 계기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다. 예전에는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없었는데 요즘에는 그 마음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오롯이 나와 상대방을 생각하는 의식이자 행위인 것 같다. 처음엔 마구잡이로 집었던 식재료들을, 지금은 꽤나 신중하게 고르게 되었고 부엌과 냉장고를 되도록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귀찮더라도 요리를 하는 습관을 들이고자 혼자 있더라도 되도록이면 따뜻한 밥과 반찬을 해서 보기 좋게 담아 먹거나 회사 앞 레스토랑에서 직접 공수해 온 싱싱한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려마시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요즘엔 인테리어에 대한 욕심이 스몰스몰 피어나고 있다.

 

 

 지금도 나름 거실 테마가 북카페인데 벽 한편에 빔 프로젝트를 쏘면 분위기가 더 좋지 않을까 싶어 요즘엔 호시탐탐 미니 빔 프로젝터기를 검색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계속 음식 사진인데 갈귀녀의 신혼 집들이에 다녀왔다. 세삼스레 또 우리가 유부가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부부동반으로 만났다는 사실이 세삼 놀랍게 다가왔다. 게다가 꼬꼬마였던 친구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어 함께 사는 집에 우리를 초대해서 이렇게 식사를 대접하는 게 대견하기도 하고 새롭고 낯선 기분이었다. 즐겁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날은 덥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나은 삶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리는 아직 못했지만) 출퇴근 길에 책 읽기도 꾸준히 하고 있고 다가오는 주말에는 전공 시험과 휴가가 예정되어 있다. 자기 전에 조금 덥더라도 남편과 틈틈이 동네 산책을 하고 매일매일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와 내일은 어떨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있다. 일적으로는 그동안의 업무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커리어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고, 이번주는 남편과 긴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이번 한 주는 잊지 않고 5분만이라도 일찍 일어나서 기도와 감사함으로 시작하길. 그리고 언제나처럼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더 많이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