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201004

생즙 2020. 10. 4. 21:42


그의 생일이었다. 집들이와 겸해서 양가 부모님들과 형제들을 초대해서 생일 파티를 했고, 그의 생일날에는 미역국을 끓여 먹고 작은 파티를 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그를 낳아주신 시부모님께 참 감사하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준 그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이사 온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이전과는 꽤나 다른 근사함을 체감하며 지내고 있다. 휴일 아침마다 그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따뜻하게 차를 우려 밖을 구경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요가를 한다. 무얼 하든 온통 좋아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마음에 뿌듯함같은 벅찬 감정이 차오르곤한다.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게 되면서 외식과 외출이 부쩍 줄었다. 둘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임을 하고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는데 둘다 너무 웃겨서 자지러지게 웃다 끝나는 일이 많다. 혹은 서재에 앉아 이것저것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그는 보통 게임을 하고 나는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한다. 밖에서 같이 장을 본 날은 요리를 하거나 빵을 굽기도 한다. 간밤엔 호박죽도 만들어보고 밤조림을 만들려고 밤도 잔뜩 재워놓았다.


오랜만에 우리 부모님도 뵈었다. 두분 역시 새 집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우리도 경험이 꽤 쌓인 덕에 두 분의 에피소드들이 좀 더 진하게 다가오더라.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우리가 직접 만든 반찬들과 밤조림 그리고 호박죽과 마들렌을 드렸는데 맛있게 드셔줘서 뿌듯했다.


연휴 덕택에 그와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어 좋다. 사실 둘이 거창한걸 하는것도 아니고 소소한 하루하루를 지낸다. 휴일 중 하루 반은 정말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고 같이 요리를 하거나 외출을 했다. 늘 궁금했던 호수공원에도 가고 탁 트인 근사한 카페에 가서 빵과 커피를 마셨다. 백화점에 들러 생일 선물도 고르고 각자 가을맞이 새옷도 사서 돌아왔다. 새 물건을 들이는건 언제나 즐겁다 :)


그와 같이 달 구경을 하며 소원도 빌었고,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은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와 집에서 푹 쉬며 충전하고 있다.


긴 연휴동안 푹 쉬고 충전이 된 느낌이다. 다시 운동화 끈 여미고 10월도 잘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