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기록

20200301 근황

생즙 2020. 3. 1. 15:53


남편의 이직이 결정됐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직을 하려는 이유와 그가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왔고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는 약속했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준비했고 이직에 성공했다. 이번달부터 그는 새로운 곳으로 출근을 한다. 그의 새로운 생활이 무척 기대가 된다.

 

그의 이직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얼마만큼 잘 하고 있나에 대한 고민을 좀 했다. 그가 바쁘게 움직였던 나 역시 그동안 해가 바뀌며 회사의 루틴을 한 바퀴 돌았다.

나는 그동안 새 프레임웍에 잘 적응했다. 열심히 개발했고 네트웍과 관련된 분야에 대해 많이 배웠다. (지금도 공부는 진행 중이다.) 회의를 소집하고 사람들 앞에서 피티를 해야 하는 경우도 꽤 있다. 덕분에 보고 장표를 작성하는 스킬과 보고 능력도 좀 늘었다. 제일 생소했던 계약서 작성 건. 어느정도 회계 지식도 필요해서 돌아보면 2019년엔 기본적인 회계공부를 했다. 계약서 작성을 위해 며칠동안 눈이 빠지게 계약서 문구를 읽고 빠진게 없나 고민하고, 업체와 계약 때도 내가 원하는 조건을 넣어서 무사히 잘 계약했다. 그러니 나도 좀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마치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각 팀이 회사가 잘 운영되도록 각자 자기 역할을 하고 그 모든 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때문에 업무적으로 다른 팀과 소통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이 결재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인지라 기안서를 작성하는데도 익숙해졌는데, 이런 과정이 아직은 재미있게 느껴진다. 긴장감 잘 유지해서 더 스스로 업그레이드 하리라.

더 발전하고 싶다. 나이에 걸맞는 품위 있고 똑똑한 사람이 되고싶다.

 

 

집콕 중인 요즘 혹시 몰라 몇주째 외식도 하지 않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고 있다. 어제 저녁은 모처럼 그와 버터갈릭새우 구이와 토마토 리조또를 해먹었다. 새우구이는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그만큼 정말 맛있어서 간만에 맥주를 많이 마셨다. 두 가지 메뉴 모두 맥주를 부르는 음식이었다...

 

한동안 음식 사진을 찍지 않았었는데 이왕 집밥 해먹는거 사진으로 잘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바이러스 확산 전에는 주말마다 열심히 데이트를 했다. 집 근처 브런치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거나 집 근처 별다방 혹은 콩다방에서 느긋하게 아메리카노를 마시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와인바를 찾아다니거나 쇼핑을
하러 돌아다니고.

 

추웠던 어느 날엔 새로 생긴 찜질방 데이트도 했다. 금요일 밤엔 대개 선술집 혹은 호프집에서 폭풍 먹방을 찍으며 수다를 떨었다.

 

코로나 사태 전에도 특별한 일 없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부지런히 놀러 다녔다 싶다. 집에 있는 동안도 후회없게 즐겁고 건강한 추억 많이 만들어야겠다.

 

1월 초엔 여행도 다녀왔다. 일출을 보기 위해 1년만에 다시 방문한 강릉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바닷가로 갔는데 차가운 바람과 파도 소리에 머리 속이 차갑게 식는 것 같았다. 얼마나 좋던지 우리 둘 다 신나서 모래사장 위를 방방 뛰어다녔다. 언제나 그랬듯이 해변가를 따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고 해가 지고 나선 짬순을 먹고 분위기 좋은 고즈넉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바닷가에서 같이 해가 뜨는 것을 바라봤다. 그렇게 일출을 보고 돌아와서 브런치를 먹고 다시 카페에 가서 바다를 보고 또 산책을 하고 왔다.

참 감사한건 그와는 대화를 많이 하는데 항상 할 말이 넘쳐나서 늘 즐겁다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 HJ 의 결혼식. 이렇게 으리으리한 결혼식은 처음이었다. 연예인이 두 명이나 와서 축가를 부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웅장했던 결혼식이었다. 덕분에 옛 친구들도 오랜만에 만나고 양서와 코엑스 산책을 하며 수다를 실컷 즐기다왔다. 이때만 해도 코로나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힘들지 않았었는데...

 

벌써 3월이다. 계획했던 일들 차근차근 정리하며 잘 살아야지! 나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