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현지생활

20111213 근황 정리

생즙 2011. 12. 14. 01:30


1. 연수생 리셉션


페루엔 정말 한국을 사랑하는 페루사람들이 많다. 각자 이유와 사정은 다르겠지만 한국에서 공부하고 온 페루 사람들을 위한 동창회가 일 년에 한 번씩 열린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 "김밥"이 있었다.



 


사람이 정말 많아서 공연하는 모습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이 날을 축하하며 한국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함께 식사도 하고, 간만에 단원들도 만났다.




2. 무제


페루엔 여름이 찾아왔다. 신기한게 햇살은 한국에 비해서 정말 강하지만 날씨가 건조해서 그늘 안에만 들어가도 시원하다.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리마 날씨에 적응이 되서 한국에 돌아가면 덥고 추운 날씨에 어찌 적응할까 싶다. 




 


 


리마는 시끄럽다. 차가 있는 곳이면 누가 더 많이 크게 경쟁이라도 하듯이 빵빵 거리는데, 내가 사는 살기 좋은 Surco에선 이런 캠페인도 한다 ^-^ 돌아가면 이런 것도 많이 그립고 생각나겠지. 





3.  수업과 문제점.  






이번주 금요일이면 드디어 방학이 시작된다!!! 6학년 애기들은 이제 졸업이다. 페루의 교육체계는 우리 나라랑 비슷하다. 만 5-6살까지는 Inicial 이라 하여 유치부가, 만6세-만12세까지 Primaria 라고 하는 초등학교가, 이후에 Secundaria라는 중학교까지 마친 이후에는, Instituto나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거나 바로 취업현장에 뛰어든다.



어쨌든, 짧은 시간이지만 새 컴퓨터로 타자연습도 시켜보니 각자 가진 실력이 천차만별이다. 내년까지 남은 임기는 어떻게 하고 돌아가야할지 고민이 많다.


프로젝트 이후에 기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조금 오해를 하는 것 같다. 애기들 졸업식을 위해서 내가 작은 선물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약 760솔(약 324,000원)을 내라고 하는데 조금 화가 났다. 나는 그만한 돈이 없어서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했는데 씁쓸했다.





4. 바자회 행사




세실리아 언니네 기수는 이제 조금 있으면 귀국이다. 마지막 귀국하기 전에 물품들을 모으고 모아서 바자회를 열었다. 정말 이 곳에는 멋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리마 단원들도 함께 도우러 갔고, 내가 맡은 건 페이스 페인팅과 풍선아트였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애기들을 봐도 그냥 귀엽다. 이러고 말았는데 애기들이랑 생활하다 보니 요즘엔 쪼끄만 애기들 보면 참 좋다.ㅋ

 






모두들 열심히였다. 바자회가 열린 곳은 ㅅㅈ언니네 기관인데, 옷, 문구용품, 기념품, 한국음식 등.. 정말 귀국하기 직전까지 열심힌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정말 멋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서 이런 멋진 생각을 해낼 수도 있다니.












 






5. 신앙


성경책에 등장하는 유명한 바울. 바울은 하나님을 참 사랑했는데 실제로 많이 아팠다고 한다. 간질을 앓았다고. 완벽하지 않고 그런 약함이 있어서 더욱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얼마전에 동네 친구 홍군이 뜬금없이 내게 종교 이야기를 물어봤다. 성격이기도 하고, 워낙 내 부끄러운 모습에 다른 사람한테 종교 이야기는 원체 안 하는데 홍군이  "리마에서 생활하면서 가끔은 화도 나고, 억울할 일도 많을텐데, 그럼에도 씩씩하게 사는 건 니가 믿는 신 때문일까?"라고  물어보면서 어떻게 극복하냐는 질문 덕택에 심오하게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진심 매일매일 내 모습에 속상함을 느낄 때가 참 많은데, 이런게 마치하늘에서 오는 신호처럼 느껴진다. 잘못 가고 있다고, 잠깐 멈추고 돌아보라는 신호 같아서 순간순간이 계기가 되고, 기도하게 되고 감사하게 되고.



완벽은 커녕 진짜 부족함만 가득한 내모습에 속상했는지 꿈에서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있는 꿈을 꿨다. 다른 사람들은 하얀 바닥 위에서 맨발로 하얗고 깨끗한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데 내가 앉아있는 바닥은 까만색이었다. 잠에서 깨고 나니 정말 속상했다. 


 오늘부터는 정말 잠깐이라도 꼬박꼬박 성경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6. 정전.



이사 오고 난 이후로 처음으로 정전이 되었다. 이전 아떼[ATE]에 살 때는 종종 정전이 되곤 했지만 갑작스런 정전에 겁이 왈칵 났다. 온 동네가 다 빛이 나가서 바깥에도 빛이 없어서 정말 무서웠는데, 대신에 한 동안 보지 않았던 하늘이 보였다. 6시 30분이면 해가 지는구나 이러고 말았는데, 알고 보니 밤 하늘이 예쁜 보라색이었다. 신기했다. 한 동안 길가에 서서 수위 아저씨랑 같이 하늘 구경을 했다. 이래서 한국인 하나 없이 쓸쓸하게 스리랑카에 있는 할배가 하늘 사진을 많이 찍나보다.



하루하루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깎여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