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현지생활

축제의 나라 2

생즙 2011. 7. 18. 14:32

3. 댄스축제



일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단순히 교내행사인데도 이 날을 위해서 학생들 약 3달간 연습을 했다. 기관을 출근하면 저 멀리 공터에서 노래를 틀고 열심히 춤을 연습하던 아이들이 "미스쥬나"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한바탕 난리가 나는 덕에, 춤을 담당하는 선생님께 너무 죄송해서 기관을 출근할때마다 스카프와 후드티로 온통 얼굴을 가리고 다닐정도였다. 학교 선생님들도 꼭 친구들을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 가까운 소피아 언니와 홍양과 함께 기관에 갔다. 분명 축제 시작 시간은 오전 10시였고 우리가 기관에 도착한건 거의 오후 12시가 다되어가는 중이었으나, 페루 사람들답게도 행사는 시작도 되지도 않았다.




애기들은 모두들 예쁘게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나를 보고 흥분했고, 특별히 모셔온 한국 손님들을 보고 더더욱 흥분하여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없을 정도라 몰래 빈 교실에 들어가서 좀 잠잠해 진 다음에야 슬쩍 나와서 준비 되어있던 의자에 앉아서 구경을 하였다. 바깥도 마찬가지로 춤을 구경하기 위해선 입장료 1솔[400원]을 내야만 하는데, 이 문제로 서로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기도 하고, 저 멀리까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세워져 학교 주변이 북적북적했다. 게다가 사진기 혹은 화질이 낮기 그지없는 핸드폰을 들고 아이들 모습을 담기에 정신없는 부모님들은 진짜 한국과 흡사했다.ㅋ








정말 다들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꾸스고, 아레끼빠, 셀바 등 각각 지역에 맞는 춤과 복장을 준비해서 그동안 연습했던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들이 나와 소피아 언니, 홍양을 데리고 페루의 전통 고유 음식을 조금씩 맛 볼 수 있게해줬다. 아이들의 의상만으로도 그 나라의 특색이 잘 묻어났다.




4. Wong마트 퍼레이드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씩 하러 김군, 홍양, 소피아 언니, 유님과 미라플로레스에 잠깐 갔는데 길거리가 뭔가 시끌벅쩍했다. 궁금해서 잠깐 차 한 잔씩 하고 나왔더니만 거대한 퍼레이드를 했다. Wong 마트란 중국인이 세운 마트라고 한다. 현재는 중국인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중국에 뿌리가 있어서 그런지 서비스 의식이란 눈꼽만큼도 없는 이 곳에서 항상 Wong마트는 뭔가 친절해서 주로 이용하는 마트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지구 반대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문화를 잘 표현했다는거다.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 탈을 쓰고 춤을 추고, 동양가락이 흘러나오고 롯데월드 퍼레이드만 봐왔던 내게는 정말 충격적이고도 거대한 퍼레이드였다. 하지만 이 퍼레이드땜에 온 도로를 다 막아놔서 집에 가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눈이 즐거워서 집에 오는 시간이 그리 지겹지는 않았다. 이 곳은 정말 축제와 휴일이 말도 못하게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