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봉사활동일지

현지파견 - 7주차

생즙 2011. 5. 4. 03:38

 



기관출근을 매일매일 하면서 학생들에게 그림판 수업을 하고 있는데 슬슬 끝을 보고 있다. 6월달까지 끌어보고 싶었는데 5월 마지막 주까지만 여기에 대한 수업을 할 생각이다. 최종 목표는 그림판으로 손글씨를 만들어 꾸미는 거였기 때문에, 마지막 전시회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디렉토르와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또한 이에 대한 수료증을 만들어야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그리고 만든다면 어떻게 어디 이름을 따야할지 등.


도와주기로 했던 선생님들은 다시 나오지 않으신다. 대신에 옆 교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델리아가 혹여나 애들 목소리가 높아지면 가끔 도와준다. 그리고 아직도 버벅대는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애들 하는 말도 웬만큼은 알아들을 수 있어서 혹시라도 싸움이 나면 내보내기도 하고, 내 나름의 요령이 생겨서 수업하기는 확실히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컴퓨터는 느리고 이전보다 더 망가져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얼마 없다.


고학년 학생들은 특히 많아서 20명씩 쪼개서 한 팀은 수요일 한 팀은 목요일에 오게 했다. 대부분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이고, 학교에선 내가 교실에 없으면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 외에 학생들이 컴퓨터실에 들어오는 것도 금지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30분 정도 더 남아서 빨리 끝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것을 허락을 해주고 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 얼마 전에 교감 선생님과 오전반 컴퓨터 선생님이 내게 화를 내시긴 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컴퓨터가 느려서 힘겹게 하는 수업 애들이 좋아하는 Justin 노래라도 실컷 들으라는 맘이다.


목요일에는 도시락을 싸간다. 목요일은 3시부터 5시까지 수업이 있는데 보통 5시 30분에 수업이 끝나면 6시쯤에 개인교습을 원하는 선생님이 온다. 하지만 선생님이 매우 산만하시다.ㅠ 예를 들면 타자 연습만 해도 글자 3개 치고선 밖에 나갔다 오고 다시 2개 치고 나갔다 오고, 바깥에서 애들이 떠들면 또 나가서 조용하라고 하고 등등.. 선생님께 컴퓨터를 알려드리고 나면 깜깜한 밤이 된다. 그러면 학교를 지키는 수위 아줌마 룻과 어린 아들이 몰래 들어온다. 이들은 컴퓨터실이 금지가 되어 있어서 아들은 내가 있을 때만 한해서 이전엔 사용했는데, 내가 다른 선생님들한테 혼나는걸 보고 그 이후엔 깜깜한 밤이 되야 들어온다. 아줌마한테 메일 계정을 만들어줬는데, 나를 평생 기억하겠다며 이메일 주소에 쓸 아이디를 yunaluz 라고 했다. 싸간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고 수업을 하는데, 몰래 하는 수업이다 보니 한계가 있어 되도록이면 화면을 캡쳐해서 프린트로 만들어서 주는 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가슴이 답답하다.
일단은 속도가 좀 빠른 델리아, 글로리아, 마리쏠은 꼬박꼬박 나오는데다가, 과제로 내드리는 것까지도 그 자리에서 해버리는 한편, 잘 모르는 선생님들은 한 달에 한 번 나온다. 그리고 다 잊어버리신 상태로 오시면 또다시 컴퓨터를 끄고 키는 법을 알려드린다. 나머지는 아예 나오지도 않는다.



한 예로, 시간 약속을 워낙 안 지키니 30분만 있다가 가려고 하는데 디렉토르가 오더니 5월은 행사가 많고 매달 마지막 주는 선생님들이 수업 계획을 짜니라 바쁘다고 말해줬다 .그래서 그럼 저보고 지금 가라고 말씀하시는거니깐 그렇다고 하셨다. -_- 그래서 가려고 짐을 싸는데 갑자기 선생님들 때가 나타나시더니 갑자기 수업모드로 전환하시는거다.




난 대체 어떡해야 할까? 어떻게 이 상태를 지혜롭게 넘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