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3
월요일 아침 꿈에 거대한 호랑이가 나왔다.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며 내게 공격을 하였고, 나는 소리를 지르며 칼로 맹수의 목을 찔렀다. 그는 목을 찔렸음에도 불구하고 발톱으로 날 할퀴고자 다리를 휘두르다 죽었다. 나는 너무 무서워 엉엉 울었다. 꿈에서 깨고 나서 찜찜함에 해몽을 검색해보니 어려운 일을 성취하는 꿈이었다. 꿈 덕택인지 지금까지 참 고된 한주를 보내고 있다.
이번주 업무와 관련된 에피소드들.
출근을 하니 뜬금없이 고객사A의 메일 계정이 해킹이 됬다. 미친듯이 들어오는 스팸 메일 때문에 결국 서버가 죽었고, 메일 수발신이 안 됬다. 메일 업체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야하는데 하필 미계약 상태의 고객사라 오롯이 내가 떠안아야만 했다. 서버를 몇 번 재부팅하고 큐에 파일이 20만건이나 쌓여있어 결국 큐도 날렸다.
한숨 돌리나 했는데, 고객사B에서 디스크가 빠른 속도로 차오른다며 전화가 왔다. 몇 주 전에 디스크가 100Gb밖에 안 남있으니 확인을 요청했는데 40GB뿐이었다. 내가 추가한 로직 때문인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디스크 풀 날까봐 노심초사하며 처리하고 모니터링 중이다.
그런데 이번엔 고객사C가 스팸 메일이 막 들어온다며 다급하게 연락이 왔다.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메일이 1300통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메일 업체와 미계약 상태인 고객사였고, 해당Ip 자체를 차단해버렸다.
고객사D는 앱에서 푸쉬가 제대로 오지 않는다며 내게
항의를 했다. GCM에서 FCM으로 바꿨다는데 가장 중요한건 이야기를 안하더니 나한테 계속 화만 냈다. 전에 PM이셨던 분께 여쭤봤으나 건드린게 없으니 로그 찍어서 확인하려는 답변 뿐인데 고객사 담당자는 PM에게 확인하라며 졸라대는데 화가 많이 났다. GCM자체도 API키가 앱 별로 부여되므로 FCM으로 바꾼게 문제인 것 같다는데 이해를 못하고 계속 화만 낸다. 차분하게 대응하여 설득시켰으나 왜 내 잘못도 아닌 일에 이렇게 욕을 들어야하나 싶어서 정중하게 볼드체로 담당자와 담당자의 상관께 요청사항이 있을 때는 정확히 뭘 바꿨는지 이야기해주십사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개발자는 나니 소스 수정해서 드리기 전까지 기다리라는 말도 덧붙였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오전 내내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고객사D의 또다른 담당자가 뭐가 안 된다고 하길래
처리하고 메일을 보냈는데 확인도 안하고 다짜고짜 메일 회신과 동시에 전화로 윽박을 질렀다. 다시 차분하게 처리했으니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어? 되네요 이러고 뚝 끊어버리는 바람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다 다른 개발 건 때문에 요구사항을 조율 하는데 계속 동문서답만 하는데 결국 화가 치밀어올라 고객한테도 화를 내고 말았다. 하하.
잠잠하던 고객사E는 견적서를 요청을 했다. 간단하게 할 수 있을꺼 같았는데, 상사 분들께 검토를 받으면서 견적서 비용이 늘어났다. 견적서를 받은 담당자는 놀라서
어떻게 방안이 없겠냐며 확인 좀 해달라며 전화를 해서 공수를 줄일 수 없겠냐는데 나는 이런게 참 힘들다. 마음은 약한데 공수는 줄이기가 어렵다.
그래도 꿈처럼 고되지만 하나하나 차분히 클리어 하고 있다. 그거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