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즙 2011. 12. 8. 00:25

1. 현장지원사업 마무리


기증식을 터닝 포인트로 해서 현장지원사업이 슬슬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산과 보고서, 앞으로 필요한 물품들을 사지 못했다. 기증식이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선뜻 손이 안간다 ㅠ 어짜피 해야 되는 일이면 얼릉얼릉 해결해야지!!! 



2. 중도귀국과 일년을 돌아서 온 내 편지. 



 



함께 한 달간 국내훈련을 받고, 일 년간 페루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기 께르오빠가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결국엔 한국으로 돌아갔다..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수도인 리마로 와야한다. 기증식이 끝나고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공항에 갔는데, 마지막에 "오빠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슬펐다. 한국에 돌아가서 치료 잘 받아서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었으면. 


그리고 1년 전, 국내 훈련 때 내게 썼던 손편지가 왔다. 편지에는 그 당시 고민하던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긴 거는 아닐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어쩌면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집착과 두려움 등에 대해서 스스로 많은 질문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간 잘 활동하고 돌아오라고 스스로에게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편지를 읽으면서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해볼 수 있었다. 



3. 페루의 아마조니아 서점



 



리마의 아반까이[Avancay] 끝 길에 가면 페루의 아마존 서점이 있다.ㅋ 이 곳은 정말 정신이 없다. 내내 낮잠을 자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갔는데 역시 난 서점이 너무 좋다. 사람도 많고 북적북적 거리는 곳에 가면 물론 위험하다고 하지만, 한국에 있을 때도 나는 시장이나 명동 등 사랑 많은 곳을 참 좋아했다. 게다가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서점거리라니. 좋고 싼 책들이 많이 있었다.^^ 모니카 언니의 추천으로 앞으로 수업에 필요할 책들을 조금 샀다. 


책을 사고 나서는 신규단원들과 모니카 언니와 함께 차이나 타운에 갔다. 없는게 없는 차이나 타운에서 모찌가 있는 가게를 찾아내서 모찌와 김밥을 사 먹었다. 우리 나라에서 먹던 그런 맛은 아니지만 행복했다. 



4. 동네친구들과 요리


거창하게 요리라고 하는 건 그렇지만. Daum웹툰 다이어터를 보면서 건강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우리 엄마는 늘 "젊을 때 건강관리 안하고 막 살면 나이들어 한 순간에 훅간다." 라고 충고하시곤 했는데, 해외에 나와있다 보니 진짜로 엄마 말이 실감이 난다. 그래서 요즘들어 먹는 데에 참 신경을 많이 쓴다. 메뉴집[한국으로 치면 한식집]에 가서도 부지런히 샐러드를 챙겨먹고, 바깥에서 밥을 먹을 때에는 콩요리나 생선요리를 챙겨 먹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빵을 너무 좋아해서 끊어내지 못하는 날 위해 동네 친구 홍이 손수 내게 "귀리"를 선물해줬다.^^ 끓여먹으면 맛있다며 빵 먹지 말고 귀리를 먹으라며.....ㅋㅋㅋㅋㅋ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알고보니 이전에 곰파 블로그에서 봤던 오트밀이었다. 그래서 곰파의 레시피를 따라서 땅콩,호두,건포도,귀리를 섞어서 시리얼바를 만들었다. 그리고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하나씩 시음을 시키고 옆 동네 사는 동네 주민 장군네에도 나눠줬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ㅋ 이래서 요리를 하나보다. 아예 재능이 없는 건 아니었다.ㅋ


 

 


 
아, 그리고 차이나 타운에 갔더니 팥빵과 만쥬를 팔고 있었다. 팥빵이 정말정말 너무 먹고 싶었는데 너무 감동스러워서 정말 울 뻔했다. 처음과 달리 이제는 동네에 친구가 둘이나 있어서 든든~하다. 같이 음식 나눠먹을 사람이 있다는게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다.



5. 하루일과 



요즘 하루 일과는 단순하다. 오전에는 아침 식사를 하고 살사학원을 가거나 수업이 없을 때는 근처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책도 읽고, 그 동안 공부했던 것들도 정리하고. 편지도 쓰고 이러다 보면 점심 먹을 시간이다. 이전에 스페인어 시험 B1를 봤는데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정말 언어를 잘 하고 싶다. 언어에는 왕도가 없다는 걸 아니..... 그 동안 배웠던 것들을 토대로 표현하는 연습, 단어들을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나면 기관에 출근을 한다. 길이 울퉁불퉁해서 버스가 요동을 치는데 버스가 워낙 낡아서 정신 안 차리면 허리 나간다. 기관에 나가서 애들 타자연습 시키다보면 시간이 그냥 훅 가버린다. 

기관이 끝나고 집에 오면 이미 깜깜한 밤이다. 여기는 6시 30분만 되도 해가 훅 져버려서 깜깜하다. 저녁식사를 하고 근처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오면 졸려서 그대로 잔다. 

요즘엔 휴식을 핑계로 정말 푹 쉬고 있다.